삼성물산, 제일모직과 합병 성사…엘리엇과 대결 '완승' 17일 삼성물산은 이날 오전 9시 36분께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제1호 의안인 제일모직과 합병계약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 양재동 = 배정한 기자 |
'이변 없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원안대로 통과
삼성그룹 주력계열사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사 합병안이 통과됐다.
17일 삼성물산은 이날 오전 9시 36분께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제1호 의안인 제일모직과 합병계약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현물배당안 등과 관련된 의안들은 최종 부결됐다.
삼성그룹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반대를 돌파하고 미래 삼성을 위한 효율적 경영구조 재구축작업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킴에 따라 사실상 이재용 삼성시대가 문을 연것으로 재계안팎에서는 평가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주 총회장에는 553명의 주주가 참석하며 의결권 주식기준으로 83.57%의 참석율을 기록했다. 참석률이 80%를 넘어서면서 삼성물산은 최소 55.51%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해야만 합병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총 의장을 맡았던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이날 표결에 앞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의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삼성물산과의 합병 승인을 위한 동의를 구한다"며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
결과는 의결권을 가진 주식 1억3235만5800주 가운데 참석 주주 3분의 2이상인 9202만3660주(69.53%)가 찬성표를 던졌고, 양사의 합병안은 가결됐다. 앞서 오전 9시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임시 주총을 진행한 제일모직 역시 삼성물산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이로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사는 오는 9월 1일자로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하게 됐다.
표결에 앞서 그간 이번 합병안에 반대 견해를 고수해 왔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 측 대변인이 주주의사 발언에서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합병이 성사되지 않도록 주주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간곡히 부탁한다"며 막바지 주주설득에 나선 것은 물론 일부 합병안에 반대하는 개인 주주들까지 언성을 높이는 등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참석 주주들의 절반 이상은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표결에 앞서 그간 이번 합병안에 반대 견해를 고수해 왔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 대변인이 주주의사 발언에서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합병이 성사되지 않도록 주주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간곡히 부탁한다"며 막바지 주주설득에 나서는 등 한 때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합병안은 60%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
주총 의장을 맡았던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이날 표결에 앞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의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삼성물산과의 합병 승인을 위한 동의를 구한다"며 "합병 회사는 건설, 패션, 식음, 레저, 바이오 등 인류의 삶 전반에 걸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며 각 사업부문이 획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것"이라며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상장 후 7개월간 상장회사로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합병회사는 지속 성장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책임있는 의식으로 사회와 함께 하며 주주 가치를 더욱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합병안 통과로 삼성그룹은 매출 34조 원 규모의 그룹 중추 역할을 하는 초대형 글로벌 기업 출범을 현실화했다. |
합병안 통과로 삼성그룹은 매출 34조 원 규모의 그룹 중추 역할을 하는 초대형 글로벌 기업 출범을 현실화했다. 양사는 이번 합병으로 제일모직이 보유한 다양한 사업영역과 운영 노하우 그리고 삼성물산주식회사가 보유한 건설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상사부문의 국외 인프라가 결합함으로써 매출 및 이익 증대 등 외형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일부 해소하고 지배구조를 단순화 할 수 있게 됐다. 삼성생명의 지분 19.4%를 보유한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쳐지면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가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삼성은 통합 삼성물산의 매출을 오는 2020년까지 60조 원 규모까지 확대하고, 4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인 51.2%를 차지하는 바이오사업에서 2조 원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낼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 삼성물산 수뇌부는 주총이 끝난 후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주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남은 절차를 차질없이 준비해 9월 1일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 삼성물산 수뇌부는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주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남은 절차를 차질없이 준비해 9월 1일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것"이라며 "양사의 사업적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회사의 가치를 높여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반대 의견을 주신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하게 새겨듣고 앞으로 소통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미 약속한 주주친화 정책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가는 것은 물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경영을 해 나가고 사회 공헌에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성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왼쪽부터)의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율은 기존 제일모직 보유 지분율 보다 낮아지지만,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관계사 지분을 모두 더하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은 39.9%까지 늘어나게 된다. |
한편 이번 합병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물산 지분이 없는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법인에 대한 지분율이 기존 제일모직 지분율인 23.3%에서 16.5%로 7%p가량 낮아지게 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지분율 역시 각각 7.74%에서 5.5%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은 3.4%에서 2.9%로 낮아진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관계사 지분을 모두 더하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은 39.9%까지 늘어나게 된다.
통합 삼성물산은 9월 4일 기업결합신고와 합병등기를 마무리하고 같은 달 15일 합병신주를 상장한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