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주들의 합리적인 판단 믿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이날 오전 9시 각각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과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콘퍼런스홀에서 주주총회를 진행, 양사 합병계약 승인 안건을 주주 결의에 부친다. /김민수 기자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주총 오늘(17일) 열린다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사의 합병을 결정짓는 임시주주총회가 오늘(17일) 열린다.
지난 5월 양사의 합병안 발표 이후 줄곧 대립각을 세운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 간 기 싸움에 종지부를 찍는 이번 주총에서 과연 누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주들의 표심 향방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이날 오전 9시 각각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과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콘퍼런스홀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날 주주총회 안건은 합병계약서 승인, 주주제안(현물배당 추가), 주주제안(주총 결의로도 중간 배당을 하도록 근거를 정관에 두도록 함) 등 크게 세 가지로 안건 순서별로 주주의 의사진행발언과 표결 및 개표 순으로 진행된다.
삼성물산과 엘리엇 양측은 주총 막바지까지 법정 공방과 여론전을 이어가며 주주들의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전날인 16일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원심에 이어 완승을 거둔 삼성물산은 최근까지도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직접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엘리엇 측 역시 16일 법원의 항소 기각 결정과 관련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의견이 막중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의 결정에 대해 더욱 실망스럽게 생각한다"며 "합병안이 위법하고 불공정하다는 확고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고, 대법원에 항고할 것"이라며 합병 반대에 대한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양측의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합병안의 성사 여부는 주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특히, 50%에 달하는 부동표의 표심이 최대 관건이다. 삼성이 확보한 우호지분은 삼성SDI(7.39%), 삼성화재(4.79%), 이건희 회장(1.41%) 등 계열사와 특수 관계인 지분 13.92%와 KCC에 매각한 자사주 5.96% 더한 19.88%다.
여기에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1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사학연금(0.36%), 신영자산운용(0.11%), 하나UBS(0.02%), 플러스자산운용(0.003%) 등 다수의 국내 기관들의 찬성표까지 더한다면 표결에서 삼성물산이 확보할 수 있는 우호지분은 약 42%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임시 주총의 참석률이다. 합병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즉, 주총 참석률에 따라 합병 안건이 통과할 수 있는 기준선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80% 이상의 출석률을 기록한다면, 삼성물산은 합병안 가결을 위한 조건인 53.33%의 찬성표를 얻어야만 한다. 만일 출석률이 90%까지 올라갈 경우 삼성물산이 받아야 하는 찬성표 비중은 60%까지 올라간다.
엘리엇은 보유 중인 삼성물산의 지분인 7.12% 외에 메이슨캐피털(2.2%)를 포함해 일부 외국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표결이 마무리될 때까지 여기에 '부동표'로 알려진 외국인 투자자(26.41%)와 기타 소액주주(24.33%)의 선택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부동표의 표심이 이번 합병안의 결과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주주들에게) 이번 합병의 당위성과 정당성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왔다"며 "재판부에서도 이번 합병의 정당성과 적법성을 인정했고, 다수의 증권사에서도 합병의 긍정적인 효과를 내다보는 관측을 내놓은 만큼 주주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