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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면세점 확정, 용산·여의도 '기대 못지않은 우려'
입력: 2015.07.14 05:14 / 수정: 2015.07.14 05:14

면세점 결정, 해당 지역 분위기는?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가 지난 10일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로 선정됐다. 두 곳이 결정되면서 해당 면세점이 입점할 지역에 큰 수혜가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더팩트>는 면세점 사업지로 지정된 서울 용산과 여의도 일대를 방문했다/용산, 여의도=김아름 기자
면세점 결정, 해당 지역 분위기는?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가 지난 10일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로 선정됐다. 두 곳이 결정되면서 해당 면세점이 입점할 지역에 큰 수혜가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더팩트>는 면세점 사업지로 지정된 서울 용산과 여의도 일대를 방문했다/용산, 여의도=김아름 기자

용산과 여의도, 면세점 효과 누릴 수 있을까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이란 '황금 티켓'이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에 나눠졌다. 거머쥔 자들은 웃었고 떨어진 자들은 쓴맛을 봐야했다. 5개월여 간 이어진 사업권 획득 레이스는 이렇게 끝이 났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사업지로 선정된 용산과 여의도 일대로 집중됐다. 기존 최대 관광상권인 명동과 동대문 등에 몰려있던 외국인 관광객이 신규 면세점이 선정되면서 이 지역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두 곳이 새로운 관광 거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관세청이 애초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지역 사회와 상생 및 경제 발전에 큰 비중을 두겠다고 공언한 터라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 등은 해당 지역의 고용 창출과 관광상권 활성화 등에 신경쓰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용산과 여의도의 분위기는 어떨까. <더팩트>는 13일 오전 사업지로 선정된 두 곳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 외국 관광객 방문 증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용산 전자상가 주인들은 HDC신라와 맺은 협약을 바탕으로 재도약할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용산 전자상가 주인들은 HDC신라와 맺은 협약을 바탕으로 재도약할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역시나 용산과 여의도의 일부 상인과 주민들은 "고용 창출과 상권 활성화를 누리지 않겠느냐"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취재진이 방문한 용산 전자상가는 큰 활기를 띄진 않았으나 HDC신라 입점으로 침체된 전자상가 일대가 재도약할 기회라며 함박웃음이다. 더욱이 이미 HDC신라가 용산 아이파크몰을 면세지로 점 찍으면서 "용산 지역을 한국판 아키하바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기에 전자상가 상인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곳에서 10년 째 가게를 운영했다는 박 모씨(47) 씨는 "내심 속으로 면세점에 HDC신라가 되기를 바랬다"며 "(HDC신라가 선정되야) 용산 전자상가도 그 이득을 볼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군다나 HDC신라가 용산전자상가연합회와 협약을 맺어 이 일대를 일본의 아키하바라처럼 만들겠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어딨겠냐"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가게 주인 역시 희미하게 미소를 보이며 "이 일대가 예전의 명성을 다시 되찾길 바랄 뿐이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앞서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전자상가연합회와 업무 협약을 맺으며 용산 상권의 유기적 연결을 위한 접근 인프라 개선과 용산 지역 명소화를 위한 관광 콘텐츠 공동 개발, 사후 면세점 도입과 외국인 대상 홍보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우선 오는 10월 용산 전자상가 일대에서 열리는 문화행사인 '용산 드래곤페스티벌' 지원을 시작으로 면세점이 들어설 아이파크몰과 전자상가를 잇는 연결통로 개설이 1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여의도 일대도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3시티 근처 카페 주인은 "사실 63시티가 국내 최고층 높이로 서울의 상징이나 다름없는데 방문하는 외국인은 명동이나 강남과 비교해 그 수가 적다"며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으로 진정한 랜드마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지민(40·여) 씨 또한 "면세점과 한강공원이 인접해 있어 봄꽃 축제나 불꽃 축제 등을 열릴 때엔 방문객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연스럽게 식당과 카페를 찾는 방문객도 증가할 테니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 같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실제 한화갤러리아는 영등포구청과 협의해 이번 면세점 개장으로 여의도봄꽃축제와 서울세계불꽃축제, 한강유람선 프로그램 등 여의도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에 나섰다.

◆ 용산·여의도 상권 부활? 그들만의 잔치가 아닐까

그러나 일각에선 면세점 입점으로 소상공인과 영세상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면세점 입점으로 소상공인과 영세상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에선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도 있다. 노점 상인들과 소상공인들이다. 이들은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신규 사업권 획득이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그들만의 잔치"라며 "죽어나가게 될 영세 상인들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에 따르면 용산과 여의도가 면세점을 이용하려는 국내외 방문객으로 북적거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나 이면엔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가격 변동은 아직 예측할 수 없으나 상가 임대료 상승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임대 상인들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용산역 주변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주인은 "상권 활성화론 정말 좋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당장은 아니겠으나 상가 임대료가 뛰지 않겠냐.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면 부담이 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셨다.

또 다른 상인 역시 "사실 소상공인에게 면세점 선정은 남의 나라 이야기나 다름없다. 당장 하루 먹고 살기 힘든데 치솟는 임대료는 어떡하며 면세점이 들어선다고 해도 잘 될 것이란 보장도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대부분은 "부동산과 상가 임대료 상승 등에 영향을 미치긴 할 것이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용산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에게 "(용산과 여의도를 포함해 주변은) 면세점 선정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 수혜는 이 두 지역과 인접한 곳까지 받게 될 것인데 아무래도 부동산도 영향이 있을 것이고 가장 크게는 임대료가 오르지 않을까 생각든다. 언론에서도 나오듯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곳' 아니냐"고 설명했다.

실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63시티 주변 시범 아파트의 79㎡는 지난 5월과 비교해 매매가가 8000만 원이 넘은 7억 원을 기록했다. 용산 푸르지오 서밋은 임대수요용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자의 문의가 몰리고 있다.

이미 여의도 63시티 주변의 시범 아파트는 한화갤러리아 선정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는 등 부동산 가격의 변화도 보였다.
이미 여의도 63시티 주변의 시범 아파트는 한화갤러리아 선정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는 등 부동산 가격의 변화도 보였다.

여의도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63시티 주변 아파트 주민들은 "부동산 가격은 오르겠으나 이 지역 상권이 크게 좋아질 것이란 기대는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되레 교통 혼잡을 우려했다.

시범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이정민(33·여) 씨는 의아스럽다는 듯 "63시티가 역과 인접해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일대가 상권이라 할 수 있는 것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되레 외국 관광객이 관광버스로 단체로 몰려와 63시티 내 면세점만 이용하고 빠져나가지 않겠느냐. 교통 혼잡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또 다른 우려는 방문객의 발걸음이 영세 상인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지에 대한 의문이다.

용산역에서 전자상거래 길목서 노점을 운영하는 50대의 이 모씨는 "HDC신라는 용산 전자상거래를 부활시켜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 효과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아무래도 노점 정리 등도 할 듯 싶고 되레 면세점만 이용하고 빠지는 방문객으로 상대적 박탈감만 더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과거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대표적인 예 아니냐"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 2009년 신세계와 경방이 합작해 설립한 타임스퀘어는 대규모의 복합쇼핑몰로 설계 시작부터 상권 부활에 대한 영등포 상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이는 단순한 '그림의 떡'이었다. 유동인구는 많아졌으나 방문객의 발걸음은 타임스퀘어와 백화점으로 향했다. 결국 위협을 느낀 주변 상인들은 투쟁을 선언했다.

이들의 한숨 가득한 목소리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거대 상권이 생기면 주변 약소 상권은 죽기 마련이다. 모양새는 상생이라고 하지만 두고 볼 일이다. 영세 상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고유의 관광상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하며 지자체와 기업 역시 이들의 생존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팩트| 김아름 기자 beautifu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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