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거치형 게임기 ‘엑스박스 원’(사진)의 한국어판 게임 라인업을 강화하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소식에 이용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올해 연말까지 한국어판 기대작 4종을 발매한다. /한국MS 제공

‘엑스박스 원’ 대작 게임 한글화 소식에 이용자 반색

마이크로소프트(MS)의 거치형 게임기 ‘엑스박스 원’에 대한 우리나라 이용자들의 태도가 요 며칠 사이에 180도로 바뀌었다. 여론의 질타가 봇물이 터진 것처럼 쏟아지던 상황이 호의적으로 변했다. 더러 최성수기인 연말 시즌 대반격이 기대된다는 말도 나온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10일 ‘엑스박스 원’의 대작 게임을 중심으로 한글화에 나선다는 소식이 싸늘해진 여론을 돌아서게 만든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기어즈 오브 워: 얼티밋 에디션’을 필두로 ‘포르자 모터스포츠6’,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 ‘헤일로5: 가디언즈’를 한국어판으로 출시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한글화 소식에 어깨춤이 덩실덩실’, ‘이제 지갑 걱정만 하면 되겠다’, ‘굵직한 독점작들의 한글화’ 등 기대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한글화를 계기로 기계 보급이 많이 돼서 한국어판 게임이 더 많이 출시됐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힌 한 누리꾼의 글은 이 제품에 대한 애정이 어떤지 짐작케 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9월 차세대 거치형 게임기 ‘엑스박스 원’을 국내 출시했지만 한글화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급기야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눈에 띄게 적게 출시되는 한글화 게임에 대한 항의 표시로 망치를 이용해 집에 있던 ‘엑스박스 원’의 직전 모델인 ‘엑스박스 360’을 부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올린 사태도 벌어졌다.

‘엑스박스 원’ 이용자들이 한국어판 게임에 목을 매는 것은 외국 업체에서 개발된 게임이 절대 다수인 비디오게임 시장 상황과 연관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언어 장벽에 가로막혀 그 재미를 모두 누릴 수 없으니 이용자들이 이토록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이다. 외화를 보기 위해 우리말 자막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한글화 소식에 환호하는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시장 확대를 위해 앞으로도 한글화 작업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내세웠던 약속도 지켜야 한다. ‘프로젝트 스파크’, ‘포르자 호라이즌2’ 등에서 볼 수 있듯 출시를 코앞에 두고 돌연 한글화를 취소하는 등의 태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번지르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환심을 일순간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제품 구매 이유를 합당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그 마저도 소용이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해외 대작 게임이라도 한글화 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제품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최근 긍정적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은 ‘엑스박스 원’에게 새로운 기회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해 하반기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선전을 기대한다.

[더팩트 | 최승진 기자 shai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