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전산사고 발생 씨티은행에서 고객의 카드 대금이 제때 이체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팩트DB |
현대캐피탈 이어 씨티은행까지, 전산사고 잇달아
현대캐피탈 전산오류 사고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씨티은행에서도 고객의 카드 대금이 제때 이체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해 금융권의 신뢰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신뢰’가 최우선인 금융권에서 잊을 만 하면 발생하는 전산사고에 고객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전산오류로 씨티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의 카드 대금이 제때 이체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씨티카드 대금 이체일을 5일로 설정해 놓은 고객 중 일부인 904명의 계좌에서 카드 대금이 빠져나가지 않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5일이 일요일인 만큼, 다음 영업일인 6일에 카드 대금이 빠져나가야 했으나 전산 오류로 이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후 7일 오전 '카드 대금이 연체됐다'는 연락을 받은 고객들이 항의하자, 씨티은행은 전산 시스템 오류를 확인한 뒤 해당 고객들에게 7일 저녁 정상적으로 대금이 출금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문제는 씨티은행은 카드대금 납부가 하루만 연체돼도 신용상 불이익을 준다는 점이다. 때문에 카드대금 이체가 지연된 고객들은 신용등급 하락 등의 우려에 노출된 상황이다.
씨티은행에 앞서 현대캐피탈에서도 전산작업 오류로 8200명의 카드가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다. 7일 오전 현대캐피탈이 은행연합회에 고객의 연체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베이스 작업 오류가 발생하면서 8200명의 카드가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캐피탈이 파산 면책을 받고 신용을 회복한 8200명의 과거 연체정보를 신규 연체정보로 등록한 것.
이 때문에 이들 카드 이용자가 보유한 타 카드사의 카드 사용까지 정지되면서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현대캐피탈은 가장 먼저 계열사 현대카드 고객의 정보를 바로잡는 작업을 진행해 현대카드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고 다른 카드사 고객의 경우에는 해당 카드사에 정보 수정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곧바로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고객들이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하지만 전산오류도 문제지만, 전산오류에 대처하는 이들 금융사들의 안일한 대처와 재발방지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1년 해킹사고로 고객 175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대형 전산사고만 세 번째 이어지고 있다.
씨티은행 역시 2008년 5월에도 전산 오류로 씨티카드 고객 612명이 연체자로 분류돼 카드 사용이 중단된 적이 있다. 지난해(1만 건)와 2013년(3만 건)에는 고객 정보가 불법 유출돼 금융 당국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전산 사고 이후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나 보상은 해주지도 않고 재발 방지에도 힘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금융 당국의 따끔한 제재가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 황진희 기자 jini849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