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피자 빅3 갑질 논란①] 가맹점 매출 징수율 '제각각'…법적 다툼
  • 변동진 기자
  • 입력: 2015.07.07 15:37 / 수정: 2015.07.07 21:47

빅3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속 휘청 빅3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헛·미스터피자·도미노피자(왼쪽부터) 등이 가맹점주들에게 과도한 비용을 요구해 갑질 논란을 겪고 있는 반면, 피자 알볼로, 뽕뜨락피자 등 신생업체는 저렴한 가격과 웰빙을 앞세워 점포수를 급속도로 늘리고 있다. /김민수 기자
'빅3'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속 휘청 빅3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헛·미스터피자·도미노피자'(왼쪽부터) 등이 가맹점주들에게 과도한 비용을 요구해 '갑질' 논란을 겪고 있는 반면, 피자 알볼로, 뽕뜨락피자 등 신생업체는 저렴한 가격과 웰빙을 앞세워 점포수를 급속도로 늘리고 있다. /김민수 기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등 국내 피자업계 '빅3'가 후발 중소 피자 브랜드의 공세에 맞서 유명 연예인 광고 모델 기용, 신제품 출시 등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과도한 광고비와 리모델링비 전가 등 가맹점주들과의 불공정한 계약 등이 불거지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국내 피자업계 '빅3'의 시장 상황과 '갑질 논란'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국내 피자시장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자랑했던 ‘빅3’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인 미스터피자·피자헛·도미노피자 등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발 중소 피자업체들 활약에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빅3 업체들이 과도한 광고비와 리모델링비, 마케팅 비용 등을 상당부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긴다는 ‘갑질 횡포’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어 그간 쌓아올린 이미지도 위기에 봉착했다.

실제 미스터피자의 경우 부당한 계약조건 등에 항의하는 가맹점주를 상대로 영업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가 지난달 22일 패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또 피자헛가맹점협의회(이하 피자헛가맹협회)는 본사 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최근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및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접수했다.

그러나 한국피자헛 측은 ‘문제없다’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알볼로·뽕뜨락 등 중소피자업체 활약에 흔들리는 빅3

피자업계에 따르면 중견업체 피자에땅을 비롯해 신생업체인 피자 알볼로, 뽕뜨락피자 등이 저렴한 가격과 건강을 생각한 ‘웰빙(well-being)’ 콘셉트로 ‘빅3’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가격 뻥튀기 경쟁에 염증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우호적인 평판속에 매출 그래프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앞서 피자 빅3는 원가 대비 과도하게 높은 판매 가격과 신제품을 위주로 한 무분별한 마케팅 경쟁을 지적받아 왔다.

실제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피자 3사의 판매가격이 원재료 대비 3배가 넘고 3사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고가 정책을 펼치고 있어 이들 업체 간 담합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피자 3사의 고가형 피자와 중·저가형 피자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피자 3사의 100g당 평균 가격이 중·저가형 피자보다 최대 2.8배 비싼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피자헛의 100g당 평균 가격은 3315원으로 가장 비쌌고, 가장 싼 피자스쿨은 1174원 수준이었다.

이 같은 피자 3사의 고가 정책 때문일까. 최근 중저가 피자 프랜차이즈들이 저렴하면서도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국내 피자 시장에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피자 알볼로가 건강에 좋은 웰빙 피자를 콘셉트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피자 3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피자 알볼로가 건강에 좋은 '웰빙' 피자를 콘셉트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피자 3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피자 알볼로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중소 피자 브랜드다. 피자 알볼로의 이재욱 대표는 피자가 비만을 유발하는 패스트푸드라는 편견을 없애고 싶다며 당시 근무하던 미스터피자에 작별을 고하고 2005년 9월 서울 목동에 19.6㎡(6평) 규모의 작은 가게에 피자 알볼로를 차렸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건강한 피자로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8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까지만해도 4400만 원에 불과했던 피자 알볼로의 당기순이익은 2013년엔 6억6900만 원으로 1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가맹점수 역시 33개에서 122개로 불어났다. 2013년에만 70개 점포가 오픈했다. 창업시 보증금이 없는 점이 신규창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왔다.

피자 알볼로는 올해 가맹점 300개를 목표로 ‘빅3’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흑미와 찹쌀 등으로 만든 쫄깃한 도우가 강점이다. 라지(L) 사이즈 가격은 평균 2만7000원에서 3만 원대 초반으로 ‘빅3’의 레귤러(R)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피자 알볼로를 찾는 소비자들은 대체적으로 “느끼하지 않아 좋다” “배불리 먹어도 기분 나쁜 포만감이 없다” “쫄깃한 식감 때문에 계속 찾게 된다” 등의 평을 내놓고 있다.

뽕뜨락피자는 신규창업자가 자본금 규모에 맞게 가맹점 모델을 선택해 최저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뽕뜨락피자는 신규창업자가 자본금 규모에 맞게 가맹점 모델을 선택해 최저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뽕뜨락피자’ 역시 몸에 좋은 피자를 내세우며 주목받는 중저가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뽕뜨락피자는 ‘자연에 건강을 토핑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웰빙피자’를 선보이면서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11년 109개였던 가맹점수는 2년 사이에 149개로 늘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뽕뜨락피자의 경쟁력은 거품을 뺀 창업비용과 자본금 규모에 맞는 다양한 가맹모델이다. 10평대로 시작할 수 있는 테이크아웃형 모델, 배달이 되는 홀푸드형, 중심 상권에 잘 어울리는 카페형 등 지역과 초기자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최소의 인력과 자본으로 최대의 효율성을 내는 것이 업체 측이 전하는 장점이다.

뽕뜨락피자의 가맹점사업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8400만 원 정도로 대형3사인 미스터피자(2억8000만 원), 도미노피자(2억3000만 원), 피자헛(4억8000만 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피자 빅3 업체의 가맹점 매출 중 징수 규모는 피자헛 11.8%, 미스터피자 7%, 도미노피자는 10.5%를 차지하고 있다./그래픽=손해리 기자 arulhr@tf.co.kr
피자 '빅3' 업체의 가맹점 매출 중 징수 규모는 피자헛 11.8%, 미스터피자 7%, 도미노피자는 10.5%를 차지하고 있다./그래픽=손해리 기자 arulhr@tf.co.kr

◆갑질 논란, 피자헛 가맹점 매출 11.8% 징수…3사 중 최다

이처럼 중소업체들이 기본으로 돌아가 건강을 생각한 재료로 소비자들과 신규창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반면, 3사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비롯해 광고 비용, 인테리어 비용 등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기는 이른바 ‘갑질 횡포’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한국피자헛의 경우 가맹점 매출의 0.8%를 ‘어드민피(Administration Fee)’로, 또 5%를 마케팅 비용(광고비)으로 징수하고 있다. 여기에 로열티 6%를 포함하면 모두 11.8%를 챙겨가는 셈이다. 특히 한국피자헛은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을 가맹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어드민피는 구매대행, 마케팅, 전산지원, 고객상담실 운영등에 부과하는 비용이다.

미스터피자는 가맹점주들로부터 매출의 4%를 광고비로, 3%를 로열티로 징수하고 있다. 다만 피자헛과 달리 어드민피는 따로 걷지 않고 있다. 도미노피자 역시 광고 4.5%, 로열티 6%로 모두 10.5%를 징수하고 있다.

이에 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5일 한국피자헛 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가맹점주협의회 회장 이 씨는 지난 2월 본사가 광고비를 불투명하게 집행한다며 갑질 횡포와 관련한 내용을 배포했다가 영업금지 가처분 소송에 휘말렸다.
가맹점주협의회 회장 이 씨는 지난 2월 본사가 광고비를 불투명하게 집행한다며 '갑질 횡포'와 관련한 내용을 배포했다가 영업금지 가처분 소송에 휘말렸다.

또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회장 이 씨는 지난 2월 본사가 할인행사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기고 로열티와 별도로 걷은 광고비를 불투명하게 집행한다며 ‘갑질 횡포’와 관련한 내용을 배포한 바 있다.

미스터피자 측은 이 씨를 상대로 영업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재판부는 지난달 22일 기각됐다. 도미노피자의 경우 가맹점주협의회 등이 형성돼 있지 않아 특별한 소송의 움직임은 아직 없는 상태다.

미스터피자의 한 가맹점주는 “본사가 할인 행사 외에 경쟁력을 높일 수단이 따로 없는 것 같다”며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는 매출이 저조해 더 많은 할인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고객확보에 힘을 쓰고 있는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15%씩 할인해줬다면 지금은 20% 이상씩은 할인되는 게 당연해져 웬만한 할인으로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다”며 “올 들어 브랜드 마크를 바꾸는 등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가맹점들의 매출이 좋지 않아 본사의 방침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5일 한국피자헛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5일 한국피자헛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피자헛의 가맹점주 역시 “한국피자헛과 가맹점이 조금씩 양보해야 할 상황에도 불구하고 본사 측은 조금의 노력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회의적인 답변을 건넸다.

이 같은 가맹점주의 불만에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강남점에서 맥주를 판매하듯 지역별 특색을 살린 마케팅과 저렴한 뷔페식 메뉴, 다양한 할인행사로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향후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피자헛 관계자는 “한국 피자헛은 매년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를 통해 가맹점 체결 및 운영 시 비용 분담 관련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어드민피 등) 이 내용은 가맹 체결 전 가맹점주에게 제공된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가맹점주들과 자주 회의를 하면서 메뉴 및 프로모션 등을 항상 논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제품 출시 등에 있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유통업계 관계는 “최근 이탈리아레스토랑,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화덕피자와 대용량 피자를 저가에 판매하고 있어 기존 3사는 새로운 마케팅을 고민해야 한다”며 “그러나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에만 의지하고 가맹점들과 마찰까지 빚는 등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혁신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현재 상황을 유지한다면 시장에서 퇴보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팩트 | 변동진 기자 bdj@tf.co.kr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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