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관심이 많은 이건희 회장 병실에는 삼성 경기가 중계될 때마다 TV(붉은색 원)가 켜진다. 사진은 이 회장 병실에 놓여진 이동형 TV. 이 TV는 이 회장의 시선에 맞춰 이동된다. /배정한 기자 |
글로벌 삼성의 총수 이건희(73) 삼성전자 회장이 '자발호흡'을 하면서 건재한 신체 상태로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이 이 회장 투병생활 1년여 만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신개념 대중종합지 <더팩트>는 최근 이건희 회장이 평온한 상태에서 삼성서울병원 VIP병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과 그룹 수뇌부들이 업무보고를 하는 장면 등을 단독으로 포착했다. <더팩트>는 이 회장 건강상태를 둘러싼 세간의 억측이나 악성루머 등이 삼성은 물론 나라 경제 차원에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비정상적 현상이라고 판단,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된 이 회장의 근황을 사실 보도한다.<편집자 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치러진 지난달 2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삼성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실 TV 화면에서는 수 시간 동안 끊임없이 파란 불빛이 새어 나왔다.
신개념 인터넷 대중종합지 <더팩트>는 글로벌 삼성의 총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자발 호흡'을 하면서 현재 건재한 상태로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을 단독으로 포착했다. / 그래픽 = 손해리 기자 |
평소 병실 벽면 한쪽에 있던 TV는 이 회장이 누워있는 병실 침대 바로 앞으로 옮겨졌고, TV 화면의 불빛은 오후 9시 35분이 되어서야 꺼졌다. 이날은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부인 홍라희 리움 관장 모자가 잠실구장을 찾아 화제가 된 날이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 이승엽의 홈런 소식에 눈을 번쩍 떴다는 내용이 전혀 근거없는 내용이 아니었다는 게 입증됐다.
이 회장의 와병 속에 예상에 없던 이 부회장과 홍 관장의 야구 직접 관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 오너 일가 모자의 '야구장 나들이'가 이 회장의 건강이 안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치러진 지난달 21일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삼성병원 20층 VIP 병실 TV 화면에서는 수 시간 동안 끊임없이 불빛이 새어 나왔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관장은 병실에서 경기를 관전하다가 잠실구장 '직관'에 나섰다. / 배정한 기자 |
익명을 요구한 10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 측이 최근까지도 이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호전되고 있다'는 설명을 이어왔지만, 위중한 상태일 것이란 의구심을 지우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오너 일가가 간접적으로 제스처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부인과 아들이 동시에 야구장을 방문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 회장의) 병세가 상당히 호전됐다는 점을 외부에 자연스럽게 간접적으로 알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 측은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는 변화가 없으며 (이 회장의) 병실에서 삼성라이온즈 경기를 지켜본 이 부회장이 어머니에게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둔 삼성 라이온즈 구단을 직접 응원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히며 이 회장의 용태에 대해 이상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라이온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오른쪽)과 어머니 홍라희 관장이 야구장을 찾아 관전하고 있다. 두 모자의 '직관'은 이 회장의 상태가 호전됐음을 방증한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최용민 기자 |
두 사람이 잠실구장 3루 쪽 VIP석에 나타난 것은 이날 오후 7시 30분께로 삼성 라이온즈의 공격 차례인 5회 초다.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관장이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낼 때 병상에 누운 이 회장의 시선에 맞춰 침대 앞에 위치한 TV는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장시간 켜져 있었다. 이 회장이 어느정도 의식이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을 시청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간호사들은 경기종료 20여 분 후인 오후 9시 50분께 TV를 치우고 이 회장의 취침 준비에 들어갔다.
이 회장이 얼마나 의식이 회복된 상태에서 '삼성전'을 시청했는지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이날 병실에서 중계방송을 틀어 놓은 것 역시 인지 능력 회복을 위한 일련의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병원 및 그룹 측에 따르면 익숙한 환경에 자주 노출될수록 의식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이 회장의 병실 TV에는 평소 그가 좋아하던 영화 '벤허', '스타워즈'나 야구 중계 등을 틀어 놓는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과 넥센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당시에도 1차전부터 6차전까지 모든 경기 때마다 이 회장 병실 TV에 야구 중계를 틀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관장은 지난달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두산전을 여느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관전하며 라이온스 선수단을 응원했다./최용민 기자 |
특히 이 회장은 입원 15일째인 지난해 5월 25일에도 이 부회장 등 가족들과 삼성과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를 보고 있는 가운데 3회 이승엽의 홈런에 중계 캐스터가 크게 함성을 지르는 순간 한 차례 눈을 크게 뜨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구단의 김인 사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선수들이 너무나 잘해줘서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보도한 기사에 대해 일부 매체에서는 삼성 사보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언론이 그대로 받아쓰고 있다며 꼬집기도 했다.
입원 15일째인 지난해 5월 25일, 이 회장은 이 부회장 등 가족들과 삼성과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를 보고 있는 가운데 3회 이승엽의 홈런에 중계 캐스터가 크게 함성을 지르는 순간 한 차례 눈을 크게 뜨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사진은 당시 내용을 보도한 기사들. / 네이버 캡처 |
한 대학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이 회장의 의식 회복이 어느 수준까지 진행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환자가 눈을 뜨고 일부 외부 자극에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혼수상태에서는 회복된 단계라고 판단된다"며 "특히, 자발호흡(인공호흡기에 의한 기계 호흡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행하는 호흡)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체기능 면에서는 위급한 단계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종합병원 흉부외과 전문의는 "중요한 것은 입원 초기 심장마비,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뇌 손상을 가져왔는지 여부인데 자발호흡만으로는 환자의 뇌 기능 및 의식 상태를 판단할 수는 없다"라면서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를 제거한 환자가 원활하게 자발호흡을 하고 있다면, 신체상태가 위험한 단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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