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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애경 육교전쟁①] 협조 공문? 애경 '모르쇠' vs 롯데 '딱 걸렸다'
입력: 2015.05.12 10:51 / 수정: 2015.05.12 10:56

육교 전쟁 롯데 vs 애경, 언제까지 지속될까 롯데는 애경이 육교 건설과 관련한 협의 공문을 받지 못했다고 하자 황당하다며 반박에 나섰다./수원= 김아름 기자
'육교 전쟁' 롯데 vs 애경, 언제까지 지속될까 롯데는 애경이 육교 건설과 관련한 협의 공문을 받지 못했다고 하자 "황당하다"며 반박에 나섰다./수원= 김아름 기자

'황금알 상권' 수원역을 둘러싼 유통업계의 패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10년 터줏대감 애경에 '유통공룡' 롯데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양 측의 신경전은 시민들의 불편을 외면한 채 더욱 거세지면서 2라운드를 맞고 있다. 수원역과 롯데몰을 육교로 연결하려는 롯데와 이를 저지하려는 애경의 신경전은 공사 협조 공문 수발을 놓고 '모르쇠'와 '딱 걸렸다'로 다시 맞서는 형국이다. 지난해 롯데몰 개장 당시 벌어진 수원역 대합실 몸싸움을 놓고도 대립 중이다. 수원 상권을 둘러싸고 불거지는 롯데와 애경의 치열한 진실 공방을 <더팩트>가 파헤쳐 본다. <편집자 주>

◆롯데, "협의 요청 공문 자료 전부 공개하겠다"

롯데그룹과 애경그룹이 맞붙은 수원 상권 패권 경쟁은 엉뚱하게도 '육교 건설'을 놓고 노골화됐다. 애경이 선점하고 있는 수원역 상권에 롯데가 도전장을 내면서 시작된 갈등은 롯데 측이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수원역과 롯데몰을 연결하는 육교를 건설하면서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원역과 롯데몰을 연결하는 육교 공사가 완공 10여 m를 앞두고 애경 측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 측은 육교 건설 공문 수취 여부 등을 놓고 치열한 진실공방을 펼쳐 귀추가 주목된다.

애초 롯데는 수원점(2014년 11월) 개장에 앞서 역사와 쇼핑물 연결 통로로 지난 2013년 말 완공 예정이던 버스환승센터를 활용할 계획이었다. 수원역~버스환승센터~롯데몰로 연결되는 이동 통로 청사진이다. 그러나 버스환승 센터 완공일이 2016년 11월로 늦춰지면서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수원역에서 롯데몰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공사 현장과 직선 거리보다 5배나 먼 거리를 이동하는 불편이 따라 롯데 측은 '고객 편의와 안전' 등을 이유로 애경이 입점해 있는 수원역 대합실과 롯데몰을 연결하는 육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완공까지 불과 10여 m 앞둔 상황에서 애경이 강력한 반대의사를 나타내면서 양측의 갈등은 폭발했다.

애경의 주장에 따르면 롯데는 애초 육교 설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갑자기 마음대로 공사를 강행했다.(4월 30일 '[TF기획] 롯데vs애경 '수원 육교 전쟁', 거세지는 네탓 공방' http://news.tf.co.kr/read/economy/1520182.htm 기사 참고)

육교 건설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롯데의 육교 건설에 애경이 응하지 않자 롯데는 고객의 선택권 박탈이라며 애경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애경은 고객 편의는 롯데의 변명이라며 앞으로도 응하지 않을 계획을 밝혔다./네이버 지도, 김아름 기자
육교 건설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롯데의 육교 건설에 애경이 응하지 않자 롯데는 "고객의 선택권 박탈"이라며 애경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애경은 "고객 편의는 롯데의 변명"이라며 앞으로도 응하지 않을 계획을 밝혔다./네이버 지도, 김아름 기자

◆ 애경 측 "예정에 없던 육교 건설, 왜 하나? 협조 공문을 받은 사실이 없다"

그러자 롯데 측은 애경 측에 '육교 건설' 관련 협조 공문을 전달하는 등 협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애경 측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기 시작했다. 롯데 측은 "황당하다"며 증거 자료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

롯데 측은 수원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한 명이라도 더 쇼핑몰로 끌어들이고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가 발표한 2014년 철도통계연보에 따르면 수원역에서 승하차한 사람은 1324만명으로 서울역과 동대구역, 부산역, 대전역에 이어 전국 5위를 기록했다. 유통서비스의 최적의 입지인 것이다.

이 같은 수원역 이용객을 잡기 위해 롯데는 지난해 11월 롯데몰을 개장한 뒤 올해 초까지(1월 28일과 2월 5일, 2월 25일) 애경에 보행 육교 연결 협조 공문과 육교 완공을 요구하는 2000명의 서명이 담긴 우편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애경은 이렇다 할 반응 없이 관련 서류를 모두 되돌려보냈다.

이 사실에 대해 애경 측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공문이라면 피드백을 해야 할 사안인데 왜 돌려보내겠느냐. 받은 사실이 없다"며 롯데의 주장을 반박했다.

2000명 시민의 의견은 무시? 롯데는 애경에 보낸 시민 서명 운동 내용이 거절돼 왔다며 해당 자료를 공개했다/더팩트= 김아름 기자
2000명 시민의 의견은 무시? 롯데는 애경에 보낸 시민 서명 운동 내용이 거절돼 왔다며 해당 자료를 공개했다/더팩트= 김아름 기자

◆ 롯데 "수취거절 공문이 있는데, 황당하다"

그러자 6일 오후 롯데몰 수원점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난 자리에서 "공문 등을 받은 적 없다는 (애경의) 주장에 할 말을 잃었다. 뻔히 관련 자료들이 있는데 어떻게 받아본 적 없다고 할 수 있냐"며 "더욱이 '수취거절'이라고 적혀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러한 반론을 한 것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해당 자료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공문을 뜯어 확인한 뒤 (애경 측) 봉투에 넣어 되돌려 보낸 흔적이 있는데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니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애경 측이 지속해서 "롯데가 말도 없이 (육교 건설) 공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롯데 측은 "설마 말도 없이 공사를 진행했겠냐"며 "진행에 앞서 애경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먼저 손을 내밀어 협의하고자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애경에 보낸 공문 내용을 취재진에게 보이며 "애초 '육교 건설' 협의가 없었다는 (애경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공문 내용에 나와 있다시피 (롯데는) 육교 건설 전 수원역 관계자와 애경에 협의 요청을 했고 수원역에서 '좋다'는 답변이 떨어졌다. 이후 토지 사용료 등을 보냈고 건축 허가서 등을 돌리며 공사를 진행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육교 설치 공사를 취소했으면 좋겠다는 수원역의 요청이 전해졌고 이유를 알아보니 점유권을 가진 애경이 반대했다는 말을 듣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표 이사 간의 미팅에서도 '(롯데는) 공사에 필요한 모든 재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애경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애경은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보지도 않고는 무조건 "싫다"며 단칼에 거절했으며 이는 고객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하소연했다.

롯데, 우리는 육교 건설 전 협조를 요청했다 롯데는 애경에 보낸 공문과 반송된 자료들을 공개하며 애경이 협의할 틈도 보여주지 않고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수원= 김아름 기자
롯데, "우리는 육교 건설 전 협조를 요청했다" 롯데는 애경에 보낸 공문과 반송된 자료들을 공개하며 애경이 협의할 틈도 보여주지 않고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수원= 김아름 기자

지난해 11월 30일 롯데는 애경에 협조 공문을 보냈고 애경은 다음 달인 12월 4일 '육교 건설은 수원시민들의 수원역 이용과 무관하다'는 답변을 보낸 바 있다.

◆ 수원역 측 "애경의 점유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수원역 측의 허가 여부에 대해 역 관계자는 "(롯데의 주장대로) 사실이다"며 이후 허가 취소한 이유에 대해선 "처음엔 시민들 편의를 고려한다는 차원에서 (수원역 차원에서) 긍정적 답변을 했으나 함께 점유하고 있는 애경과 논의한 결과 불가하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좁혀져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역은 민자역사로 (수원역 역시) 세 들어 있는 입장으로 두 기업 간의 일에 '이래라 저래라'할 수 없다"며 "이번 일로 곤혹스럽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애경 수원점 관계자는 8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난달 30일에 답변한 내용에 대해선) 직원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공문 등) 서류 관련된 내용을 받아서 접수하지 않고 반송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벌써 여러번 협의하지 않겠다는 (애경의) 의사를 밝혔기에 굳이 우편물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또 아직도 육교 건설은 롯데가 일방적으로 진행한 사항으로 우리가 협의해 줄 이유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지금도 (롯데는) 육교 현수막에 'AK와 조속히 논의해 육교 건설을 마치겠다'고 하는데 우리와 협의된 것도 아니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롯데가 주장하는 '고객의 선택권 박탈'은 롯데가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 말하는 것이지 결국 매출 증가를 위한 행위 아니겠냐"며 반문했다.

한편 해당 역사의 소유권을 가진 철도시설관리공단은 애경의 손을 들어줬다. 공단 관계자는 "애초 애경과 점유권 계약을 할 때 (애경에) 권한을 우선적으로 하기로 협의했다"며 "대합실 등이 공공시설이긴 하나 애경에 권한이 있어 롯데의 의견을 고려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

[더팩트| 수원=김아름 기자 beautifu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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