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VS 적정가" 호반건설, 금호산업 '몸값' 6000억 원 제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금호산업의 본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한 호반건설이 입찰가로 6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권단의 선택에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 더팩트 DB |
호반건설 금호산업 몸값 '6000억 원' 제시…채권단 수용할까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아시아나)의 지주회사 금호산업의 본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한 호반건설이 입찰가로 6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권단의 선택에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프리미엄 등으로 입찰 전부터 '1조 원'대의 거액 매물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던 상황에서 이보다 훨씬 낮은 입찰가가 공개되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경영권 방어' 성공 가능성이 한층 커졌지만, '파는 쪽'인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금호산업을 재매각에 부치는 쪽으로 노선변경을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8일 오후 3시 KDB산업은행 등 매각주관사와 채권단으로 구성된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금호산업에 대한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금호아시아나의 최대 경쟁사로 지목돼 왔던 중견 건설사 호반건설은 이날 제안서를 제출, 단독으로 입찰에 뛰어들었다.
이번 입찰의 최대 관건은 호반건설이 제안서에 써낸 금호산업의 '몸값'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주식 5868만8063주(30.8%)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금호산업의 '경영 프리미엄'과 호반건설의 공격적인 베팅까지 더해질 경우 최대 1조 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업계의 관측과 달리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호반건설이 제시한 입찰가격은 6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초 시장에서 내다본 입찰가인 7000~8000억 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호반건설이 제시한 금액이 너무 낮다고 판단, 이번 입찰 자체를 유찰시키고 재입찰에 부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초 본입찰이 진행되기 전부터 시장에서는 채권단이 금호산업의 입찰가 마지노선으로 8000억 원 수준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며 "호반건설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입찰가는 시장 예상치보다 2000억 원 이상 적은 액수인 만큼 채권단이 이를 거부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날 오후 늦게 운영위원회를 열고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운영위에서 호반건설이 제시한 입찰가격을 수용하고 금호아시아나에 이를 제시할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은 운영위로부터 전달받은 입찰가격 등 우선협상대상자의 조건을 파악, 수용 여부를 오는 6월 중순까지 결정해야 한다.
금호아시아나가 우선협상대상자의 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2~3주에 걸쳐 매수자 실사가 진행되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신고 등을 거쳐 오는 8월에 금호산업 매각 작업은 모두 마무리된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직 채권단으로부터 공식적인 내용을 통보받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선매수권행사 조건을 통지 받을 경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인수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