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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안전불감증' 코오롱, '독특한' 컨테이너 쇼핑몰 안전 대비는?
입력: 2015.04.25 12:39 / 수정: 2015.04.25 12:39

코오롱 커먼그라운드 외부 구조 코오롱FnC가 지난 10일 서울특별시 광진구 자양동에 연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쇼핑몰 커먼그라운드는 철골 구조물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시킨 독특한 디자인으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잡고 있다. /건대=김민수 기자
코오롱 '커먼그라운드' 외부 구조 코오롱FnC가 지난 10일 서울특별시 광진구 자양동에 연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쇼핑몰 '커먼그라운드'는 철골 구조물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시킨 독특한 디자인으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잡고 있다. /건대=김민수 기자

코오롱 컨테이너 쇼핑물, 안전 대비 정도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와 코오롱호텔 이산화탄소 유출 등 연이어 발생한 사고들로 안전불감증 꼬리표가 붙은 코오롱그룹이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 쇼핑몰을 열었다. 이전의 전력(?) 때문에 불안감이 없지는 않지만 새로운 시도에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문제는 안전이다. 새도운 도전이라는 미명 하에 안전 시설이 미비하거나 소홀하다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면 또 때늦은 뒷북을 칠 수밖에 없다. 코오롱은 이번만큼은 20대 젊은층에게 새로운 문화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와 함께 안전문제에도 더욱 신경을 쓰는 행보로 그간의 이미지를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프엔시(이하 코오롱FnC)는 지난 10일 서울특별시 광진구 자양동 건대 상권에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를 열었다. 등기부등본 상 코오롱 측은 지난해 9월 택시 차고였던 유휴지 1901.5㎡를 사들여 커먼그라운드를 완공했다. 광진구청에 따르면 1층과 2층은 판매시설, 3층은 2종 근린생활시설 및 음식점으로 건축인허가를 받았다. 광진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건축인허가 상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24일 <더팩트>가 찾은 커먼그라운드는 아차산로를 지나다니는 시민들이 컨테이너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2~3m 간격으로 전면 유리창을 달았다. 각 컨테이너 박스의 겉면은 5~6개의 쇠 기둥으로 고박됐고, 건물 내부에는 소화기를 포함해 소화전과 스프링쿨러, 비상벨, 대피로 등 안전사고에 대비한 소방시설이 눈에 띄었다. 각 층 통로에는 10m 정도 간격으로 소화기가 한 대씩 설치됐고 비상 대피로를 알리는 초록색 등이 출입구와 계단 부근에서 화재 시 대피 방향을 알렸다. 스트리트 마켓과 마켓홀 건물의 옥상에는 완강기도 구비됐다. 완강기는 고층건물에 불이 났을 때 몸에 밧줄을 매고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게 해주는 비상용 기구다.

천장에는 스프링쿨러가 곳곳에 배치됐고, 가스누설경보기는 각 층 컨테이너 이음새 부분에, 소화전과 휴대용 비상조명등, 비상벨 등은 계단마다 구비돼 있었다. 또 야외 주차장과 연결된 스트리트 마켓 건물 출구 앞에 소화기가 배치돼 비상 시 소화기를 뽑아들고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광진소방서 관계자는 커먼그라운드 소방시설에 대해 "건물 전체 소방시설 안전점검을 시행했다"며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커먼그라운드의) 반경 2km 안에 관할 소방서가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출동할 수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전에 (코오롱 측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종합대응훈련등을 요청하면, 함께 화재 대비 연습 훈련을 펼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커먼그라운드는 중앙 입구를 기준으로 좌측에 있는 스트리트 마켓(지하 1층~지상 3층)과 우측에 세워진 마켓홀(지하 1층~지상 4층), 가운데 큰 운동장 모양의 마켓 그라운드 모두 3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커먼그라운드를 찾은 20대 초중반의 시민들은 "보통의 건물과 달라 독특하다. 다만 안전성은 확보된 것인지 모르겠다. 가건물 같아 불안하기도 하다", "신선하기는 한데 선입견일지 모르겠지만 불안해 보이기도 한다", "한쪽 면이 유리로 돼 있어 밖이 한눈에 보이고 빛도 잘 들어와서 답답하지 않았다", "쇼핑 이외에 내부 인테리어 등 눈길 가는 볼거리들이 많았다. 하지만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베이직하거나 클래식한 패션을 좋아한다면 즐겨 찾게되진 않을 것 같다", "옥상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거나 맥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면이 좋았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코오롱FnC 측은 "커먼그라운드를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한 새로운 문화공간이자 '놀이터'로 자리매김시키는 게 목표"라며 "올해 안에 2호점, 3호점을 만드는 등 점포를 더 늘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커먼그라운드 내부 커다란 컨테이너 박스 건물 내부에 설치된 소방시설물. 조명과 인테리어 사이로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프링쿨러, 주차콘, 비상대피로 표지판이 눈에 띈다. /건대=김민수 기자
커먼그라운드 내부 커다란 컨테이너 박스 건물 내부에 설치된 소방시설물. 조명과 인테리어 사이로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프링쿨러, 주차콘, 비상대피로 표지판이 눈에 띈다. /건대=김민수 기자

코오롱FnC의 단기적인 목표는 커먼그라운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코오롱FnC 오원선 전무는 "물건을 사고 파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대 전용의 '놀이 공간'을 창출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지난 40여년간 패션사업에 몰두해 온 코오롱FnC가 유통사업으로 눈길을 돌린 것은 백화점에 입점된 기존 중고가 패션브랜드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커먼그라운드에 투자한 돈은 100억원이며 3년 째엔 매출 300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커먼그라운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컨테이너 파크'(160개)와 영국 런던의 '박스파크'(61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리스타트'(60개)에서 영감을 받아 컨테이너 200개를 이어 붙여 제작됐다. 20대 젊은 층을 겨냥한 56개 패션 브랜드와 16개의 식음료 브랜드, 1개의 문화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코오롱FnC는 철저히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만한 신선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신규 디자이너 브랜드와 편집숍, 온라인 유명 쇼핑몰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그렇다면 왜 컨테이너 박스를 선택했을까. 커먼그라운드는 국내 건축 디자인 회사 얼반테이너가 건축, 그래픽, 인테리어 총괄 디자인을 맡았으며, 모듈러(Modular) 공법으로 제작됐다. 이는 건물의 기본골조 70% 이상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간단히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모듈러 공법을 사용할 경우, 일반 건축공법에 비해 공사기간은 50%, 원가는 25%가량 줄일 수 있다. 실제 커먼그라운드는 착공한지 6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 커먼그라운드 건설을 담당한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 박스를 사용해 팝업 스토어 쇼핑몰을 만든 것에 대해 "임시로 운영하고 철거할 수 있다는 점이 비용도 줄이면서 환경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월 27일 <더팩트>의 단독 취재에 따르면 코오롱 그룹은 경기도 수원의 일반공업지역에서 창고시설로 허가받은 건물을 증축한 뒤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해, 2002년 이후부터 판매시설인 세이브프라자를 운영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코오롱은 지난해 2월 17일 발생한 마우나오션리조트 지붕 붕괴사고에서도 운동시설을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해 문화집회시설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질타를 받았던 전례가 있다.

당시 사고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던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 등 10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참사의 주 원인은 사고 체육관의 용도변경없는 불법사용이었다. 코오롱그룹은 경량 철구조물의 임시건물 형태인 체육관을 불법 용도 변경해 집회와 공연시설로 사용한 점, 체육관 공사비가 지나치게 적고 설계도면과 일부 다르게 시공된 점 등을 지적받았지만, 건설과 시설 운영을 맡았던 코오롱건설과 코오롱 엠오디(구 마우나오션개발)의 고위급 책임자들은 별다른 법적 제재를 받지 않았다.

[더팩트│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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