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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기획-신동빈의 롯데②] 신동빈 회장 세 자녀 경영 수업은?
입력: 2015.04.07 06:00 / 수정: 2015.04.07 14:10

신동빈 회장, 세 자녀도 같은 행보? 신동빈 회장의 1남2녀 역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그룹의 3세 경영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더팩트DB
신동빈 회장, 세 자녀도 같은 행보? 신동빈 회장의 1남2녀 역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그룹의 3세 경영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더팩트DB

재계 서열 5위, ‘유통공룡’ 롯데의 1막이 내리고 2막이 올랐다. 러시아의 경제지 ‘베도모스티(Vedomosti)’는 롯데그룹에 대해 “설립자는 늙었고, 직무에서 물러섰으며 후계자들이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논평했다. 실제로 형과 후계 경쟁에서 왕권을 물려받은 신동빈 회장은 자녀들에게 자신과 똑같은 행보를 걷게 하며 ‘신동빈의 롯데’를 굳건히 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신동빈 회장의 세 자녀, 롯데 ‘필수코스’ 밟는다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뒤를 이어 차남인 신동빈 롯데 회장이 그룹의 2세 경영을 개막한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세 자녀들도 일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단계적으로 ‘3세 경영’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과 큰아버지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롯데그룹에 입사하기 전 다른 기업에서 근무하며 롯데그룹 경영 후계의 ‘필수코스’를 밟고 있다. 경영수업 가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 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을 왜 곧바로 자신의 그룹으로 부르지 않았는지에 대해 “사회 공부가 필요했던 거죠. 밖에서 고생을 시켜 줘야지요”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남의 밑에서 일하며 받는 돈의 가치를 자식들에게도 가르치려 했다는 게 롯데그룹 여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경영구조 최정점에 사실상 오른 신동빈 회장도 창업주의 경영 철학에 따라 3세 경영의 유력 후계자인 아들 신유열(29)씨와 두 딸 신규미(27), 신승은(23)씨도 그룹에 입성하기 전 가풍에 따른 경영수업 절차를 밟게 하고 있다는 게 롯데 안팎의 해석들이다.


◆ 장남 신유열 씨, 콜롬비아大 MBA-노무라 증권 거쳐

신동빈 회장의 세 자녀 중 장남인 신유열 씨의 행보는 판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버지와 일치한다. 신유열 씨의 학력이나 금융회사 근무 행보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에 합류하기 전에 겪었던 절차와 유사하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의 명문 사립 학교법인인 ‘아오야마가쿠인’의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친 뒤 1977년 아오야마가쿠인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아오야마가쿠인은 나온 학생들을 일본 말로는 ‘아오가쿠’ 출신이라고 하는데, 주로 부자의 자제들이 입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오야마가쿠인유치원 또는 아오야마가쿠인초등학교를 입학했다면 상위 레벨로 진학하는 비율이 90%가 넘는다. 그래서 대부분 아오야마가쿠인유치원에 입학하면 아오야먀가쿠인대학에까지 학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학원 위치도 땅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도쿄 시부야에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후 1980년 콜롬비아대학원 MBA 과정을 수료한 뒤, 1981년 일본 노무라증권에 입사했다. 이 때 신동빈 회장의 나이가 만 26세였다. 34세이던 1987년에야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했다.

올해로 29세인 신유열 씨도 아버지의 학력을 고스란히 빼닮았다. 신유열 씨는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졸업 후 콜롬비아대학원에서 MBA를 밟는 과정에서 일본의 노무라 증권에 입사했다.

뿐만 아니라 신유열 씨는 지난달 일본 여성을 아내로 맞아, 신격호 총괄회장-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이 3대째 일본에 처가를 둔 가풍을 고스란히 이어갔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유열 씨는 지난달 17일 미국 하와이에서 일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은 양가 친지들만 초대해 조용히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유열 씨가 결혼한 일본인 여성은 콜럼비아대학교 동문이며 평범한 집안의 딸이라는 것 외에 알려진 게 없다.

이와 관련해서도 신동빈 회장은 최근 이례적으로 자녀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러시아의 경제지 베도모스티(Vedomosti)와 인터뷰에서 “(세 자녀들은) 지금 평범한 삶을 살고 있고 롯데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한다”면서 “장남은 나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노무라에 정착해 일을 하고 있다. 현재는 노무라에서 그를 미국으로 교육 보내 다시 학생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와 똑같은 길을 걷는 ‘스펙’을 쌓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신유열 씨의 롯데그룹 입성도 향후 몇 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큰아버지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10년, 신동빈 회장이 7년을 다른 회사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근무한 만큼 신유열 씨 역시 롯데에 들어오려면 아직 한참의 기간이 지나야 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신유열 씨가 롯데그룹의 유력한 3세 경영인이라는 점은 반박하기 어렵다. 그가 사실상 롯데그룹의 대권을 잡은 신동빈 회장의 장남이라는 점과 아버지의 젊은 시절 행보를 착실히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왕좌를 굳건히 다지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여전히 변수는 도사리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쥐고 있는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인 ‘광윤사’의 지분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대권은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지분 27.65%를 보유하고 있다.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신격호 총괄회장이다. 만일 이 지분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간다면 3세 후계구도 역시 다시 원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장남인 신정훈(22)씨와 사촌간 후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이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도 불안요소다. 신동빈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제치고 사실상 대권을 거머쥔 것처럼 신유열 씨 역시 ‘장남’이라는 조건만으로 후계를 물려받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 씨가 ‘롯데의 별당마님’으로 자리하고 있어,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과 경쟁도 묵인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 장녀, 광고기획사 근무 신동빈 회장의 장녀 신규미 씨는 일본의 광고기획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모인 신영자 이사장(사진)과 향후 갈등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더팩트DB
신동빈 회장 장녀, 광고기획사 근무 신동빈 회장의 장녀 신규미 씨는 일본의 광고기획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모인 신영자 이사장(사진)과 향후 갈등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더팩트DB

◆ 장녀 신규미 日광고기획사 근무, 차녀 신승은 非롯데서 사회생활

신동빈 회장의 장녀 신규미 씨는 일본의 광고기획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러시아 메체와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다. 신동빈 회장은 인터뷰에서 “장녀는 우리와 상관없이 광고기획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미 씨가 그룹 경영과 무관한 곳에서 근무하고 있기는 하지만, 고모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롯데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내 주요 그룹들 광고관련사는 '여성의 몫'으로 이해되는 관점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은 지난해 매출 3341억 원 중 절반인 1681억 원을 내부거래매출로 올렸다. 2012년과 2011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85%에 달했다. 대홍기획은 신동빈 회장의 배다른 누나인 신영자 이사장이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지분 6.24%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따라서 향후 신규미 씨가 광고기획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대홍기획을 물려받으려 할 경우,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재벌그룹에서는 오너의 맏딸들에게 광고계열사를 물려주거나 최대주주로 앉히는 사례가 빈번하다. 차녀인 신승은 씨는 일본 내에서 롯데와 무관한 회사에 입사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의 세 자녀가 가풍에 따라 롯데와 무관한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두고 재계 관측통들은 사실상 롯데그룹의 3세 경영수업이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씨나 장녀인 신규미 씨는 향후 롯데그룹에 후계구도에 녹아들 수 있는 커리어를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이 사촌 간 후계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더팩트 │ 황진희 기자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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