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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턴수첩] 노골적 카메라 각도…서울모터쇼 '꼴불견' 씁쓸
입력: 2015.04.06 06:00 / 수정: 2015.04.06 00:29

각도의 중요성? 한 중년 남성이 대놓고 카메라를 밑으로 들이대며 레이싱 모델을 찍고 있다. /일산=강희정 인턴기자
각도의 중요성? 한 중년 남성이 대놓고 카메라를 밑으로 들이대며 레이싱 모델을 찍고 있다. /일산=강희정 인턴기자

아무리 모델이라지만…예의 없는 사진 촬영 '눈살'

레이싱 모델들의 멋진 몸매에 놀랐다. 노골적으로 들이미는 카메라에 또 놀랐다. '각도의 중요성'이 이렇게 실현되나 싶어 한참을 쳐다보게 된다. 레이싱 모델은 불편해했고 이를 발견한 한 가족도 눈살을 찌푸리며 그곳을 벗어났다.

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축제인 '2015 서울모터쇼'가 막을 올렸다. '기술을 만나다, 예술을 느끼다'라는 주제로 꾸며진 이번 서울모터쇼는 그 주제에 걸맞게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됐다.

폭스바겐은 부스 한쪽에 대형스크린을 마련해 마치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으로 자사 고연비 시스템 체험 공간을 꾸몄으며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은 자사 부스에 '레이'와 '코란도 스포츠', '캡티바' 등 양산형 모델을 캠핑, 수상레저, 오프로드 맞춤형 차량으로 꾸며 전시했다. 이외에도 전시장에는 친환경 자전거 체험관과 친환경차 시승체험장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시장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은 귀엽게 꾸며진 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일산=강희정 인턴기자
전시장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은 귀엽게 꾸며진 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일산=강희정 인턴기자

그 때문인지 오전 10시 30분 입장 시작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줄에는 단체로 온 고등학생들을 포함해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제법 됐다. 평일 오전 시간대임에도 붐비는 전시장에는 레이싱 모델을 찍는 사람이 유독 많다. 인턴기자가 든 것보다도 크고 비싼 카메라를 든 사람도 자주 볼 수 있다. 삼각대며 촬영용 사다리를 한쪽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남자를 몇이나 스쳐지나갔다. 모델의 특정 신체 부위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는 민망한 장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차를 보러 오는 이보다 모델을 보러 온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사진을 촬영하려고 하면 레이싱 모델이 알아서 친절하게 포즈를 취한다. /일산=강희정 인턴기자
사진을 촬영하려고 하면 레이싱 모델이 알아서 친절하게 포즈를 취한다. /일산=강희정 인턴기자

모터쇼 현장을 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인턴기자 역시도 모델들의 사진을 찍으면서 화사한 미소와 늘씬한 몸매에 금세 마음을 빼앗겼다. 그들은 친절했고 예뻤으며 도회적이고 섹시한 분위기를 풍겼다. 차를 보다가도 어느새 눈길을 주게 되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2일 찍었던 한 레이싱모델의 미모에 감탄해 다음 날에도 그 부스를 찾아가 같은 모델의 사진을 찍었다. 두 번 보니 정도 든다. 보면 볼 수록 예쁘다.

지난 2013년 열린 서울모터쇼는 레이싱걸의 지나친 노출로 '도우미쇼' '모델쇼' 등의 타이틀을 짊어졌다. 모터쇼 콘텐츠의 다양성을 추구하기보다 레이싱 모델을 통한 관람객 유치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후 '2015 서울모터쇼' 개막을 앞두고 김용근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제 모터쇼들은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으며 우리도 시대 흐름에 맞출 필요가 있다. 도우미가 주연이고 자동차는 조연인 상황이 연출되지 않기 위해 참가업체에 품격있는 복장에 신경써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감한 참가업체들은 레이싱걸들의 노출을 자제시켰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번 전시회에서 모델들의 수를 줄이는 대신 전문 지식을 갖춘 직원들로 구성된 '르노삼성차 모터쇼 서포터즈'들을 배치하는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모터쇼 관람객 유치에 혁혁한 공을 세운다고 여겨지는 레이싱 모델의 수와 노출 의상이 줄었는데도 신체 특정부위를 겨냥한 사진을 찍는 광경은 여전하다. 가족과 학생 등 다른 관람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과한' 각도의 사진 촬영이 인턴기자의 눈에도 자꾸만 눈에 밟힌다. 미모의 모델이 난감해하는 표정을 보면 보는 이까지도 마음이 불편했다.

서울모터쇼가 세계적 모터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제 관람객 문화도 좀 더 성숙해졌으면 한다. 일부 '꼴불견' 남성님들, 그렇게 찍어대면 모터쇼에서 모델들이 사라질 지도 몰라요.

[더팩트 | 강희정 인턴기자 kh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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