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박지혜의 문어발BIZ] 외국계 은행 고배당 잔치, '한국 먹튀설' 논란
입력: 2015.04.03 11:30 / 수정: 2015.04.03 19:21
외국계은행 고배당 논란 외국계 은행들이 실적 악화 속에서도 고배당을 멈추지 않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더팩트DB
외국계은행 고배당 논란 외국계 은행들이 실적 악화 속에서도 고배당을 멈추지 않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더팩트DB

"한국에서 회사를 성장시킬 의지가 있는 것이냐"

최근 외국계 은행들의 해외 배당금이 공개되면서 또 한번 금융계가 들썩였다. 씨티은행, 한국SC금융지주(이하 SC금융) 등은 수백 억원의 적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천 억의 자금을 해외 본사에 지급했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의 배당금액을 본 일부 직원들은 배당금의 명확한 사용처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외국계 은행은 정당한 금액이라며 '자기만의'고배당 정책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SC금융은 1500억 원을 해외 본사로 송금했고, 씨티은행 노조 측의 주장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2100억 원의 배당금,해외용역비를 지출했다. 해외용역비는 MR계정으로 통칭되는 계좌를 통해 입금된다. MR계정은 글로벌 기업이 개별 자회사에게 경영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자금을 통칭하는 회계 계정으로, 본사에 지출하는 CI(Corporate Identity) 비용, 전산서비스 이용료, 본사 광고비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MR계정은 금감원에 공시하는 실적보고서나 연간보고서에 '영업비용'으로만 명시돼 구체적인 사용처를 파악하기 힘들다.

배당금은 기업이 이익을 발생시켜 회사내에 누적해 온 이익잉여금의 일부를 기업의 주주 및 소유주에게 분배하는 것인 만큼 이들이 해외 본사에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문제는 씨티은행과 SC금융 같은 외국계 은행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 지난해 말 나이스신용평가는 씨티은행과 SC은행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 등급으로 낮췄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최근 5년간 씨티·SC은행의 자산증가율은 -0.8%였다.

아울러 SC금융은 지난해 79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SC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SC은행 지난해 64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115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이는 전년보다 47.2% 감소한 수치다.

이들 외국계 은행의 고배당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적자로 구조조정, 점포 폐쇄 등을 강행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상식적일 만큼 큰 돈을 해외 본사로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씨티은행은 실적 악화로 지난해 영업점 56곳을 폐쇄하고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650명을 희망퇴직으로 해고했다. SC금융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2013년 17개, 지난해 44개 등 총 61개의 국내 영업점을 폐쇄했고, 지난해 초에는 15년 이상 근속한 200여명의 직원들을 해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배당으로 해외 본사에 보내고 있으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배당금은 기업의 수익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배당금이 지나치게 높으면 사내유보금이 그만큼 적어지게 돼 금융사 투자여력이 나빠질 수 있다. 금융 당국도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 고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적 악화로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고배당을 멈추지 않고 있으니 보는 이들, 특히 해당 은행의 직원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들 은행은 정당한 배당금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구조조정과 지점 폐쇄라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해외에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느긋하게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또 이들이 장기적인 경영비전 없이 단순히 돈만 벌고 철수한다는 '한국 먹튀설'을 자초하고 있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씨티은행 주주총회에서 한 직원은 "당기 순이익의 두 배 정도를 해외에 지급하는 것이 국내에서 성장을 하려는 정상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외국계 은행들은 고배당 논란이 나올 때 마다 '정당한 배당'이었다는 말로 모든 사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과 해고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직원들에게 그 설명은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medea0627@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