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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롯데건설 용인 붕괴사고, '난처한' 신동빈 회장
입력: 2015.03.27 11:10 / 수정: 2015.03.27 17:23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근 지난 25일 발생한 용인 교량 붕괴사고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용인=임영무 기자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근 지난 25일 발생한 용인 교량 붕괴사고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용인=임영무 기자

산처럼 쌓인 자재더미와 옷가지…사고 흔적 곳곳에

롯데그룹의 제2롯데월드 건축에 참여하고 있는 롯데건설이 잇단 안전사고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 25일 용인시 남사면에서 발생한 도로공사 붕괴사고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자축 하루 만에 발생, 롯데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교량 양쪽에는 사고 자재들이 서로 뒤엉킨 채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또 사고를 당한 인부들의 것으로 보이는 옷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자재 서로 뒤엉킨 채 수북하게 쌓인 재재가 사고의 규모를 짐작케 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자재 서로 뒤엉킨 채 수북하게 쌓인 재재가 사고의 규모를 짐작케 했다.

26일 <더팩트> 취재진은 용인 붕괴사고 현장을 찾았다. 25일 오후 5시 20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394-6번지 국지도 23호선 3공구(5.4㎞) 냉수물천교 교량공사(길이 27m, 폭 15.5m, 높이 10m) 현장에서 교량상판이 붕괴돼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공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동탄신도시 광역교통계획의 일환으로 283억 원을 들여 발주했다. 지난 2012년 말부터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올해 말 완료할 예정이었다.

롯데건설, 악재는 언제까지? LH가 발주한 이번 공사는 지난 2012년 말부터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진행하고 있었다.
롯데건설, 악재는 언제까지? LH가 발주한 이번 공사는 지난 2012년 말부터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 현장에는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투입된 약 5명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해 경찰청 과학수사센터(19명), 교통 및 의무경찰(15명), 소방관(7명), 용인시재난안전대책본부(8명), 롯데건설 관계자, 언론사 취재진 등이 나와 있었다.

취재진이 도착한 오전 9시, 때마침 굴삭기가 동원돼 붕괴가 발생한 곳의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 옆으로 실타래처럼 엉킨 자재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어 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또한 사고를 당한 인부의 것으로 보이는 옷가지들이 흙투성이가 된 채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널브러진 옷 부상당한 인부의 옷으로 추정되는 옷이 널브러져 있다.
널브러진 옷 부상당한 인부의 옷으로 추정되는 옷이 널브러져 있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관계자는 굴삭기 작업에 대해 “바닥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이어 조사 상황에 대해 묻자 “아직 모른다. 우리도 (사고원인) 조사하기 위해 나왔다”며 롯데건설 측 과실여부에 대해서는 아예 답변을 하지 않았다.

공사를 발주한 롯데건설 측 관계자도 만날 수 있었다. 이 관계자는 “우선 죄송하다는 마음뿐이다. 25일 사고 직후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도 현장으로 달려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며 “롯데건설은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9명의 사상자들은 롯데건설 소속 직원이거나 대도토건 등 협력업체 직원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거푸집을 받치는 지지대(동바리) 등이 콘크리트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지대는 대도토건이 담당하고 있다. 공사에 앞서 진행한 구조검토에서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직후 119에 신고했지만 한 분(이 씨)은 사망했다”고 말하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남은 자재를 치우는 굴삭기 교각 상판에서 근무하던 9명이 10m 아래로 추락했다.
남은 자재를 치우는 굴삭기 교각 상판에서 근무하던 9명이 10m 아래로 추락했다.

경기도소방서 관계자는 “약 14명이 교각 위에서 레미콘 슬라브 작업을 하던 중 상판 약 20m 구간이 붕괴됐다. 이 가운데 9명이 10m 교각 아래로 추락했고, 나머지는 대피했다. 추락한 9명 중 2명은 부상이 심각해 헬기를 통해 아주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모(67)씨는 사망했다. 함께 이송된 분은 생명에 지장이 없었고, 나머지 8명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밖에 용인시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일단 우리 관할 내에서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당국은 25일 이후 추가 인명피해는 없다고 발표했다. 다행히 현장에서도 추가 인원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원인 조사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해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소방서 등이 현장 조사를 위해 투입됐다.
사고 원인 조사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해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소방서 등이 현장 조사를 위해 투입됐다.

현재 경찰은 화성시 동탄면 소재 롯데건설 현장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LH 동탄사업본부, 대도토건 현장사무실, 자재를 공급한 서울 송파구 소재 K업체 등 4곳도 포함됐다. 앞서 사고 당일 임의제출 형식으로 공사관련 문건을 일부 제공받았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 데에 따른 것이다.

더불어 설계나 시공과정에서의 부실,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24일 제2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기념식에서 “그동안 (안전 문제 등으로)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안전에 최선을 다해서 한국을 대표하고 상징할 수 있는 건물을 짓겠다”고 강조한지 하루 만에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롯데건설 안전사고가 제2롯데월드 건축에도 유·무형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ㅣ용인=변동진 기자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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