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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기획-녹십자 경영④]'이웃사촌'이 기업사냥꾼? 일동제약, 녹십자 허 회장 규탄
입력: 2015.03.19 06:30 / 수정: 2015.03.20 12:29

허일섭 VS 윤원영, 이웃사촌간 적대적 M&A

녹십자의 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M&A설이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허일섭 녹십자 회장 자택과 일동제약 본사가 성인 걸음으로 2분여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또 녹십자 실질적 창업자인 고 허영섭 회장과 일동제약의 윤원영 회장이 이웃사촌으로 정을 나누고 지냈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녹십자의 일동제약 경영권 장악 움직임을 주변에서는 '이웃사촌의 습격'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이웃사촌의 인연이 적대적 M&A의 악연으로 탈바꿈했다"며 "주변에서는 녹십자가 왜 집요하게 일동제약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 녹십자 오너 일가의 세습체제 해결을 위한 방편으로 일동제약 경영권에 집착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촌형제 관계인 창업주 아들(허은철 녹십자 대표)과 현 회장이자 1대 주주의 아들(허진성 녹십자 부장)간의 후계구도 정리를 위해 중견급 이상의 제약사가 필요했고 그 대상이 일동제약이라는 해석이 업계내 회자된다.

일동제약 측은 "오너 일가의 불투명한 후계구도를 정리하기 위해 녹십자가 일동제약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녹십자의 일동제약 허일섭 회장은 일동제약 본사 뒤 고급빌라가 밀집돼 있는 양재동 부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더팩트> 취재결과 확인됐다. 등기부등본에는 이 빌라를 1994년 12월에 구입한 것으로 돼있다. 허 회장은 빌라 가장 상층부인 3층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허 회장의 빌라는 일동제약 본사부터 이어진 언덕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어 육안으로도 일동제약 본사를 볼 수 있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 자택, 일동제약 본사와 2분여 거리 허일섭 녹십자 회장 자택과 일동제약 본사가 성인 걸음으로 2분여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 자택, 일동제약 본사와 2분여 거리 허일섭 녹십자 회장 자택과 일동제약 본사가 성인 걸음으로 2분여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허일섭 회장의 형인 고 허영섭 회장은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과 옆집에 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윤원영 회장은 “허 회장의 형인 허영섭 회장과 옆집에 살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두 회사와 집안간의 오랜 인연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너가의 이웃사촌으로 지낸 두 회사는 시간이 흘러 적대적 M&A 논란으로 연일 설전을 벌이는 관계로 바뀌었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지분 29.3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근에는 일동제약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재공시하면서 양사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일동제약 최대주주 윤원영 회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은 32.52%로, 녹십자 측에 비해 불과 지분율이 3.2%포인트 많다. 지분 8.99%를 보유중인 3대 주주인 기관투자자 피델리티는 지난해 주총에서 녹십자 손을 들어줬다.

허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하는 일동제약 사원들 일동제약 측은 녹십자의 적대적 M&A 시도 논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매일같이 허일섭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임영무 기자
허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하는 일동제약 사원들 일동제약 측은 녹십자의 적대적 M&A 시도 논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매일같이 허일섭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임영무 기자

녹십자의 경영참여 의사를 적대적 M&A의 전조로 인식하고 있는 일동제약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일동제약 노조는 매일 허일섭 회장 자택 앞에서 ‘적대적 M&A’ 시도에 대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하루 두 차례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10분,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까지 나눠 개최하며, 피켓에는 ‘M&A 기업사냥꾼 허일섭 회장 일동제약 넘보지 마라’, ‘허일섭 회장 물러가라’, ‘오죽하면 자기회사 직원들도(녹우회) 처우개선 집회하나!’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또한 ‘우리가 낸 피 같은 연금으로 악덕기업 녹십자 해외투자 지원이 웬말이냐’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을 펼치기도 했다. 이는 녹십자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700억 원 투자를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녹십자는 캐나다에 1800억 원 규모의 혈액제제 공장을 만들 예정이다.

이에 일동제약 노조 측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이틀 연속으로 서울 강남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일동제약 넘보지 마라! 허일섭 녹십자 회장 자택 앞에서 매일 적대적 M&A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일동제약 측은 “녹십자의 부당한 경영 간섭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를 주장하며, 회사와 직원들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동제약 넘보지 마라!' 허일섭 녹십자 회장 자택 앞에서 매일 적대적 M&A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일동제약 측은 “녹십자의 부당한 경영 간섭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를 주장하며, 회사와 직원들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동제약 노조 측은 “녹십자가 캐나다 퀘백주로부터 1000억 원, 국민연금으로부터 700억 원을 지원받아 100억 원의 자기 자금만으로 배를 불리고 있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최대주주가 된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며 “일동제약 지분 확보를 위해 씨티은행과 외환은행으로부터 520억 원을 차입하고 자사 자금은 200억 원만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일동제약과 일동제약의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며 “녹십자의 부당한 경영 간섭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를 주장하며, 회사와 직원들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동제약 측은 녹십자 본사 앞 집회도 계획했으나 무산됐다. 이미 녹십자 직원 모임인 녹우회가 처우개선을 이유로 본사 앞 집회를 신청해 일동제약 측이 집회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팩트ㅣ변동진·박지혜 기자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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