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성 부장, 최근 1년여 동안 경영수업 받아 지난해 3월 경영관리실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허일섭 녹십자 회장의 장남, 허진성 부장의 모습이 '더팩트'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임영무 기자 |
허진성 부장, 최근 1년여 동안 남몰래 경영수업
녹십자 허일섭 회장의 장남이 최근 1년여 동안 경영관리실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더팩트> 취재결과 확인됐다.
녹십자는 올 초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 대표체제를 가동해 오너 집안 간 경영지배구조를 일단락 짓는 것으로 관측됐다. 그런데 최대주주인 허일섭 회장 장남인 허진성 부장이 1년여 동안 실질적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사촌형제간 선의의 후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허 부장은 특히 지난해 8월 녹십자의 지배회사 녹십자홀딩스 주식을 매입하는 등 자신의 주주 비중 권력을 확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녹십자는 제약업계 2위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9753억 원, 영업이익 970억 원을 올린 알짜기업이다.
◆녹십자의 '은둔 황태자' 허진성, 평범한 샐러리맨
허 부장의 존재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회사 내 관계자들은 많지 않다. 심지어 대외업무를 맡는 부서에서도 회장의 장남이 1년여 동안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잘 모른다”는 대답만 했다.
실제 허 진성 부장은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둔 오너의 장남이지만, 평범한 샐러리맨처럼 활동했다. 허 회장의 양재동 자택에서 부모와 같이 사는 허 부장은 자신의 차량을 직접 운전하며 출퇴근했다.
허진성 부장, 아우디 승용차로 출퇴근 허진성 부장은 자신의 차 아우디A4를 직접 운전하며 출퇴근하고 있다. |
허 부장의 차는 아우디A4로 옵션에 따라 4530만~5850만 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20대~30대 젊은 층이 선호하는 차량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에서 주차는 본관 지하 1층 VIP 주차장이 아닌 일반직원들이 주차하는 곳에 차를 세웠다.
회사에서도 허 부장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사촌형인 허은철 대표가 회사를 나올 경우 출입구 경비원이 경례와 함께 무전으로 신호를 알리는 반면, 허 부장에게는 일반직원과 별반 다르지 않게 대했다. 녹십자 직원들도 허 부장에 대해 묻자 ‘잘 모르겠다’, ‘누구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허 부장은 일동제약 측이 매일 집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그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최고경영자 허은철 허은철 녹십자 사장이 지인과 오찬을 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
한편 <더팩트>카메라에 잡힌 허은철 사장은 평범한 모습의 최고경영자(CEO)였다. 지난주 허 사장은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성남시 분당구 소재 S레스토랑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와 미팅을 하는 등 주위의 시선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신의 일상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bd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