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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제2롯데, 임대료 내려도 입점업체들 철수고민 왜?
입력: 2015.03.04 13:19 / 수정: 2015.03.04 16:22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 철수 현실화 방문객 감소로 영업부진을 호소하고 있는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들이 결국 매장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철수 매장들은 고객쉼터로 이용되거나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잠실=서민지 인턴기자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 철수 현실화 방문객 감소로 영업부진을 호소하고 있는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들이 결국 매장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철수 매장들은 고객쉼터로 이용되거나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잠실=서민지 인턴기자

제2롯데 임대료 총 100억 원 인하 '생색내기용' 지적

지난해 10월 조기개장 이후 각종 사건,사고의 후유증으로 제2롯데월드 방문객이 급감하자 급기야 신동빈 롯데 회장은 입점업체 불만해소 및 이탈방지를 위해 임대료 인하 결정을 내렸다. 서울시의 안전진단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입점업체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또 다른 악재고리로 작용, 결국 안전성 문제가 더욱 불거질수 있어 선제적으로 내린 일종의 비상조치였다. 신 회장은 안전성 논란으로 제2롯데월드 내 입점업체들이 극심한 영업부진을 겪자, 총 100억 원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깍아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롯데측 비상조치에도 불구하고 입점업체들 불만은 여전하고 설상가상 ‘매장 철수’ 움직임이 빠르게 번지고 있는 것으로 <더팩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 5개월만에 유수의 외식업체를 비롯해 의류업체, 보석가게등 모두 5개 업체가 매장 철수를 단행했다. 더불어 방문객 급감에 따른 영영부진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현재 10여개 업체들이 영업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점업체 관계자들은 신 회장의 지원방안이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임시방편에 불과한 지원으로는 영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제2롯데월드의 상가동인 롯데월드몰 2층 의류 매장의 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측에서 임대료 인하를 통해 총 100억 원을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손님이 없어서 장사를 못하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면서 “임대료 인하가 아니라 처음부터 예상 방문객 과다책정에 따른 고가의 임대료 정책이 제자리로 돌아간 것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주변의 몇몇 입점업체들이 매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역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제2롯데월드 방문객 급감  제2롯데월드 방문객은 현재 개장초기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급감했고 이에따라 롯데월드몰 근무인원도 1000여 명 줄었다. 입점업체들은 극심한 영업부진을 겪고있다.
제2롯데월드 방문객 급감 제2롯데월드 방문객은 현재 개장초기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급감했고 이에따라 롯데월드몰 근무인원도 1000여 명 줄었다. 입점업체들은 극심한 영업부진을 겪고있다.

◆ 개장 5개월만에 5개 입점업체 철수, 주변 매장 분위기도 ‘흉흉’

차가운 바람에도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 2일 오후, <더팩트>는 서울 송파구 잠실의 제2롯데월드를 찾았다. 입점업체들은 새봄맞이 인테리어로 매장 곳곳을 단장했지만, 방문객들의 발길이 뜸한 쇼핑몰 곳곳은 여전히 냉기가 감돌았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부터 6층까지 매장 직원들은 손님들의 응대보다는 빈 매장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지난해 10월 개장 이후 한 달 동안 제2롯데월드에는 하루 평균 13만여 명이 방문했다. 하지만 11월 중순이 지나선 하루 평균 7만여 명으로 줄었다. 롯데월드몰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하루 평균 방문객과 주차장 이용차량은 각각 5만7000명, 530대 정도로 지난해 10월 개장 직후와 비교해 30~40% 급감했다. 이 같은 영업 부진 때문에 당초 6000여명이던 전체 롯데월드몰 내 근무 인원도 1000명 가량 줄었다.

방문객이 급감한 것은 지하 1층 아쿠아리움과 지상5~6층 롯데시네마가 영업정지된 것과 맞물렸다. 실제로 지하 1층과 지상 5층 매장 직원들의 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가 찾은 날이 월요일인 탓에 매장 관리자급인 매니저들은 대부분 휴무였지만, 이날 출근한 매장 매니저들은 깊은 불만을 털어놨다.

제2롯데월드 안에서 매장 본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고 한 매니저는 “사실 입점 초기만 하더라도 손님이 별로 없어도 외부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영업 손실을 더 이상 감수할 수 없어 인터뷰에 응한다”면서 “위탁계약을 맺고 여러 달 실질적 소득 없이 버텼지만, 주변의 다른 매니저들도 속속 이곳을 떠나게 되자 마음이 흔들린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제2롯데월드 안 매장 관리자들을 중심으로 흉흉한 소문들이 확산되는 것과 동시에 매장을 철수하는 매장들도 확인됐다. 제2롯데월드 안 에비뉴엘과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업체 중 5개 매장이 조기개장 다섯 달 만에 매장을 철수했다.

지난해 12월17일부터 영업정지된 지하1층 아쿠아리움의 인근 쥬얼리샵 ‘그레지오’는 국내 첫 공식매장을 철수했다. 이 자리는 현재 ‘고객쉼터’로 변신해 매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었다.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 일식 레스토랑 철수 에비뉴엘동 6층의 고급 일식 레스토랑 히데야마모토 역시 영업 부진을 호소하며 입점 3개월 만에 매장을 철수했다.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 일식 레스토랑 철수 에비뉴엘동 6층의 고급 일식 레스토랑 '히데야마모토' 역시 영업 부진을 호소하며 입점 3개월 만에 매장을 철수했다.

지하 1층의 매장 철수는 푸드 라운지에서도 확인됐다. 아쿠아리움 바로 앞에 있는 프리미엄 푸드 라운지인 ‘푸드캐피탈 왕궁’ 내 다수 매장들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외식업체 아모제푸드의 푸드라운지 브랜드인 푸드캐피탈은 600석, 1750㎡(530여 평) 규모로 마련됐지만, 아쿠아리움 영업정지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것이다.

아모제 측은 내부 인테리어에만 수십억 원을 들여 단장했지만, 개장 초기 대비 매출이 70% 가까이 줄면서 눈물의 철수를 감행했다.

6층 롯데시네마 안에 있는 썬앳푸드의 ‘매드포갈릭’은 영화관 잠정 폐쇄와 동시에 영업을 중단했다. 6층에서 바라본 이 매장은 한 쪽 벽면을 모두 차지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했지만, 모든 불빛이 꺼진 채였다. 매드포갈릭은 좌석과 매장 내부 집기는 그대로 뒀으며 인력만 모두 철수했다.

롯데월드몰 2층 ‘피트인’ 안의 여성의류 업체 역시 매장을 철수했으며, 이 자리는 곧바로 다른 매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인근 매장 관계자들 역시 매출 부진을 호소하며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

인근의 한 매장 직원은 “롯데와 관련이 있는 유니클로에 가려 가뜩이나 뒷방 신세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 손님까지 없어서 매출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라면서 “큰 돈을 들여 입점했는데, 이제는 버틸 여력이 없어 매장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 철수는 비단 롯데월드몰 만의 일은 아니었다. 에비뉴엘동 6층의 고급 일식 레스토랑인 ‘히데야마모토’ 역시 영업 시작 3개월 만에 매장을 철수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 본점을 둔 히데야마모토는 일본 도쿄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에서 20여 개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정통 외식업체지만, 제2롯데월드의 부진은 피하지 못했다.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 직원 불만 팽배 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매장 직원들은 롯데의 임대료 인하를 통한 총 100억 원 지원 방안이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방문객 증가를 위한 롯데측의 안전관리가 최우선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 직원 불만 팽배 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매장 직원들은 롯데의 임대료 인하를 통한 총 100억 원 지원 방안이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방문객 증가를 위한 롯데측의 안전관리가 최우선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 "임대료와 관리비가 워낙 비싸다보니..." 적자 입점업체들 철수고민

롯데 측은 '임대료 인하 효과 100억 원'을 큰 지원책으로 생색을 내고 있지만 10여개 입점업체들이 추가로 매장철수를 고려하는등 롯데월드몰은 입주 업체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워낙 비싼 임대료와 관리비 탓에 지원을 받아도 적자라는 것이 대다수 업체 측의 설명이다.

5층 T브랜드 직원은 “아쿠아리움과 영화관 닫고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라고 말했다. 보상에 관해선 “임대료와 관리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 아무리 많이 도움을 줘도 적자다. 잘 될 거라는 믿음도 무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O브랜드 의류 매장에서 일하는 40대 중반 직원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는 “둘러보세요. 말이 필요 없죠. 보다시피 사람이 없어요. 임대료가 1000만 원 단위다 보니 보상이 있어도 힘듭니다. 여기 매장들 다 적자에요”라고 하소연 했다.

그렇다면 매장을 총괄하는 매니저의 입장은 어떨까. S브랜드 매니저 최 씨는 “지난해 10월 첫 오픈 때 보름 동안 2000만 원 벌었다. 지금은 매출이 그 때의 3분의 1도 채 안나오고 있다. 제2롯데월드몰이 아닌 다른 지점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라며 “우린 그나마 직영이라 괜찮지만 다른 위탁 계약 매장은 더 힘들거다. 힘들어 그만두는 매니저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 잠실=황진희 기자·서민지 인턴기자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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