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잇단 M&A’ 이재용·신동빈, '마이 웨이'눈길
입력: 2015.02.27 14:31 / 수정: 2015.02.27 14:31
이재용 삼성 부회장·신동빈 롯데 회장, 광폭 행보 눈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공격적 M&A로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팩트DB
이재용 삼성 부회장·신동빈 롯데 회장, 광폭 행보 '눈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공격적 M&A로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팩트DB

이재용·신동빈, 같은 듯 다른 경영행보 ‘눈길’

올해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가운데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60) 롯데 회장의 행보가 유독 눈에 띄고 있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연초부터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M&A에 과감히 베팅하며 과거 소극적인 대응방식을 벗는 동시에 그룹 내 위상을 재고하고 있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의 달라진 경영방식에서 여러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있다. 노환인 부친을 대신해 사실상 전권을 위임받은 신 회장과 이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과 M&A, 해외 주요국 정치인들과 관계 유지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대교체라는 어수선한 내부 환경변화와 경영 위기를 맞닥뜨린 이들은 글로벌 기업과 정면 승부를 위해 백화점식 경영에 종언을 고하고 과감한 사업 재편과 M&A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 팩트 확인: 이재용·신동빈 M&A로 본격 행보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사실상 그룹 총수 역할을 맡고 있는 이 부회장은 주요기업에 대한 M&A과 계열사 매각, 그룹 구조조정 등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고 있다. 삼성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선 데는 현재 주력사업만 믿기에는 그룹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 부회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 스마트폰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4조 원대로 급감하며 그룹 전반에 위기감이 번졌다. M&A 대상이 된 기업들의 면면 역시 신사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지난해 5월부터 이달까지 10개월 동안 8건의 M&A를 처리했다. 지난 23일에는 삼성SDI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강화를 위해 오스트리아의 배터리 팩 회사를 사는 등 삼성그룹 전반에서 활발한 M&A가 이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SDI의 배터리 팩 업체 인수는 삼성의 5대 신수종사업 가운데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2차전지 부문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삼성전자는 이달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함으로써 성장 잠재력이 큰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구글과 애플 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밖에 셀비(비디오앱 서비스), 콰어어트사이드(공조전문 유통), 심프레스(프린팅솔루션), 프록시멀데이터(SSD), 프린터온(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스마트싱스(사물인터넷) 등 삼성전자에 인수된 기업들은 모두 신성장동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 회장은 올해 7조5000억 원을 들여 과감한 베팅을 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전에서 무려 6조 원 넘는 금액을 베팅하는 배짱으로 호텔신라를 제치고 가장 많은 사업권역을 획득했다. 또 18일에는 국내 1위 렌터카 전문업체인 KT렌탈 본입찰에서 SK그룹 등 경쟁 기업에 비해 훨씬 많은 약 1조 원의 가격을 써내며 KT렌탈을 품에 안았다.

신 회장은 지난 2012년 하이마트 인수 이후 M&A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그동안 LIG손해보험 인수전 등에 적극 참여했지만 협상 막판에 고배를 마시다 3년 만에 1조 원이라는 화끈한 베팅으로 KT렌탈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여기에 신 회장은 세계 6위 면세점 기업 월드듀티프리(이하 WDF) 인수전에도 발을 담갔다.거래 규모가 무려 3조~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신 회장이 WDF도 품에 안을 경우 세계 2위 면세점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러시아에서는 초대형 쇼핑몰 아트리움 인수 검토에 들어갔다. 이 역시 수천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러시아에서 진행 중인 호텔과 백화점사업에 더해 복합몰까지 접수함으로써 유통체인 확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삼성·롯데, M&A에 박차 삼성(왼쪽)과 롯데그룹은 경영위기 돌파를 위해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DB
삼성·롯데, M&A에 박차 삼성(왼쪽)과 롯데그룹은 경영위기 돌파를 위해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DB

◆ 포인트 1. 미래 투자, M&A로 경쟁력 확보

그동안 삼성전자는 M&A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7년과 2009년에 각각 1곳을 인수하는 데 그쳤으며 2011년에는 헬스케어(건강관리) 사업 강화를 위해 메디슨과 넥서스 등 3곳을 합병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는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등 세계 1위 사업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의 DNA도 변했다. 미래 투자를 위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M&A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최근 인수 사례를 살펴보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IT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루프레이 인수는 애플의 ‘애플페이’에 맞서 글로벌 핀테크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마그나 슈타이어의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사들였다.

롯데의 신 회장 역시 국내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 인수에 눈독을 들여, ‘국내 유통 공룡’이 아닌 ‘글로벌 유통 공룡’으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서는 POSCO에, 오비맥주 인수전에는 해외 사모펀드와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여러번 승기를 놓친 신 회장은 ‘물건만 괜찮으면 과감히 쓴다’는 각오로 조 단위 베팅도 서슴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M&A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이탈리아의 WDF와 러시아 아트리움 인수 건이다. 과거 ‘식음료 등 손 쉬운 사업만 한다’는 재계의 지적을 벗어나 글로벌 유통업체를 집어 삼키며 채널 강화에 힘쓰고 있다.

◆ 포인트 2. M&A 성공으로 그룹 내 장악력 강화

‘색이 옅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 부회장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운 이후 본인의 색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이 M&A라는 수단을 활용해 본인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보인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총수의 권한이라는 점에서 M&A 성공이 그룹 대내외적으로도 장악력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 풀이된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후계구도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은 신 회장은 더욱 자신감 넘치는 결단으로 그룹 내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렸던 신 회장은 최근 제2롯데월드 기자실을 찾아 “다른 대기업 오너나 대표들은 올해 경기가 나쁘다고 보지만 나는 저유가 덕분에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할 정도로 그룹 경영에 넘치는 자신감을 보였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이런 공격 경영이 ‘포스트 신격호 체제’ 구축을 위한 사전작업과 맞닿아 있다고 관측한다.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올해 93세로 고령인 만큼 신 회장이 아버지에게 더 확실한 믿음을 주기 위해 과감하고 빠른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리더와 잇단 만남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등을 직접 만나 업무 협력을 논의하는 등 스킨십 경영에 집중해왔다. / 더팩트 DB,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리더와 잇단 만남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등을 직접 만나 업무 협력을 논의하는 등 '스킨십 경영'에 집중해왔다. / 더팩트 DB, 삼성전자 제공

◆ 포인트 3. 국제적 감각으로 유명인사와 관계 유지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탁월한 국제 감각으로 지역 리더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쌓고 있는 점도 닮은 꼴이다. 이들은 글로벌 리더들과의 인맥을 단순한 친목이 아닌 미래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통로로 이용하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24일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와 만나 핀테크(FinTech)와 벤처투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페이팔은 세계 최대 전자결제 시스템 회사로 틸은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핀테크 시장에 진출한 만큼 이 자리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와 함께 지난해 7월에는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으며, 7월에는 미국 선밸리콘퍼런스에 참석해 래리 페이지 구글 CEO와 팀 쿡 애플 CEO를 잇달아 만났다. 10월에는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났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지나 라인하트 호주 로이힐 회장, 조 카이저 지멘스 회장과도 회동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국과 영국 양 국가간 관계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수여하는 훈장인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Honorary Commander of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CBE)을 받았다. 대영제국 훈장은 영국의 이익에 공헌하거나 경제, 문화예술, 기술과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지휘관 훈장(CBE)은 기사(Knight) 작위 다음으로 높은 훈장이다.

신 회장은 영국에 대한 롯데그룹의 투자를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으로서 한·영 양국 기업체간 공동의 번영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훈장을 받게 됐다. 또 롯데그룹은 2006년 롯데쇼핑을 국내와 영국 런던 증시에 동시 상장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기반을 닦았다. 2010년에는 롯데케미칼이 영국 화학섬유업체 아르테니우스(Artenius)를 인수해 운영하면서 해당 지역의 경제 발전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롯데백화점은 2012년 '롯데 브리티쉬 페어'를 개최해 국내에 영국의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글로벌 경제 리더들을 직접 초청해 계열사 대표들과 강연을 들으며 국제적 경영 감각을 단련하고 있다. 25일 신 회장을 이브 모리유 보스톤컨설팅그룹(BCG) 글로벌 조직 부문 대표를 초청해 ‘성과 창출을 위한 조직관리 이론’에 대한 강연을 듣고 토론을 벌였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유독 M&A 시장이 가열되면서 오너들의 공격적인 경영 전략이 돋보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 부회장과 신 회장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비상하다”고 말했다.

[더팩트 │ 황진희 기자 jini8498@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