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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밸런타인데이 특수 '옛말'…해외보다 2배 비싼 그곳 대박
입력: 2015.02.14 11:48 / 수정: 2015.02.14 11:51

고디바, 해외보다 2배 비싸도 대박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고디바 국내 판매가가 해외보다 2배 비싸다는 조사를 발표했지만 고디바 매장은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강남=변동진 기자
고디바, 해외보다 2배 비싸도 '대박'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고디바 국내 판매가가 해외보다 2배 비싸다는 조사를 발표했지만 고디바 매장은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강남=변동진 기자

비슷한 구성 제품, 포장에 따라 2만 원 차이

밸런타인데이 '특수'는 옛말일까. 편의점, 빵집, 드럭스토어 등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성이라도 쌓듯 이런저런 제품들을 나열했지만 찾는 사람들이 드물었다. 업주 관계자들 대부분은 판매 실적이 예전만 못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와 반대로 국내 판매가가 해외보다 2배 비싸다는 소비자원 조사에도 불구하고 고디바의 인기는 대단했다. 심지어 낱개로 판매하던 제품을 모두 세트로 판매했지만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13일 <더팩트> 취재진은 밸런타인데이를 하루 앞두고 사람들 많기로 소문난 강남역을 찾았다. 언제나 그렇듯 수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차들로 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다만 '다음 날이 기념일이다'라는 느낌을 받기에는 2% 부족했다.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 중 초콜릿 또는 선물 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모습도 딱히 보이지 않았다. 편의점 앞 높게 쌓아올린 '초콜릿 산'만이 밸런타인데이가 코앞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밸런타인데이? 글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강남역에 나왔지만 평소와 다름 없었다.
밸런타인데이? 글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강남역에 나왔지만 평소와 다름 없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초콜릿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업주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업주는 "아직 (밸런타인데이)당일이 아니라 그런지 2만 원이 넘는 제품을 구매한 사람은 없었다"며 "그나마 오피스가 밀집된 지역이라 개수가 많은 상품을 구매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근처 편의점 업주 역시 "당일이 아니라 아직…"이라며 말을 흐리면서도 "내일(밸런타인데이)은 싸게 팔아서 재고에 대한 걱정이 없기 바란다"고 했다.

쌓아올린 초콜릿 산 초콜릿을 수북히 쌓아 매장 앞에 전시해 밸런타인데이 분위기를 냈다.
쌓아올린 초콜릿 산 초콜릿을 수북히 쌓아 매장 앞에 전시해 밸런타인데이 분위기를 냈다.

강남대로에 위치한 드럭스토어로 이동했다.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8시부터 당일 아르바이트를 나왔다는 20대 초반 여성은 "아무래도 주변에 회사가 많다보니 싼 제품을 여러개 구입하고 있다. 회사 동료들 나눠주려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크게 전시했지만… 강남역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 입구 근처 파리바게트는 다양한 종류의 밸런타인데이 전용 상품을 전시했지만 이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매장 직원을 털어놨다.
크게 전시했지만… 강남역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 입구 근처 파리바게트는 다양한 종류의 밸런타인데이 전용 상품을 전시했지만 이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매장 직원을 털어놨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 출입구와 버스정류장이 함께 있는 곳에 위치한 파리바게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입구부터 크게 밸런타인데이 기념 제품들을 전시했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30대 초반의 매장 책임자 역시 앞서 만난 업주들과 비슷한 답변을 했다.

취재진은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커플들의 데이트장소로 잘 알려진 신사동 가로수길로 이동했다. 오후 3시 예상한 바와 같이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 나왔다. 띄엄띄엄 보이는 외국인들은 가로수길 특유의 낮은 건물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신기한 듯 구경했다. 여느 때와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유독 한 매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벨기에 초콜릿 전문점 '고디바'였다. 불과 며칠 전 해외 직접구매가(직구)보다 국내에서 2배 가까이 비싸게 판매한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그 인기는 여전했다.

고디바는 BSK코퍼레이션이 지난 2012년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초콜릿이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고디바 시그니쳐 트뤼프 컬렉션' 24개들이 제품은 영국보다 41.5% 비싼 22만 원에 달했다.

이 같은 조사가 무색했을까. 매장 안은 초콜릿을 구매하거나 구경하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1일 아르바이트까지 고용해 친절히 손님들을 도왔다.

값비싸도 고디바 인기 여전 고디바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값비싸도 고디바 인기 여전 고디바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기존 낱개로 팔던 제품을 모두 세트로 판매했다는 것. 이에 대해 매장 직원은 "밸런타인데이라 그렇다. 전국 고디바 매장 모두 오늘부터 내일까지 세트만 판매한다"고 밝혔다.

어째서 밸런타인데이라 세트만 판매하는 것일까. 다른 매장 직원에게서 그 답을 들을 수 있다. 그는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하나하나 판매할 수 없다. 본사에서 결정한 사안이다"고 말했다.

이어 초콜릿 2개만 구입하려는 손님은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는 "그럴 수 없다. 그냥 세트로 구입하시거나 밸런타인데이 한정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정도면 소비자 선택권을 무시한 초콜릿 '갑(甲)질'에 가까웠다.

초콜릿 갑질? 기존 낱개로 팔던 제품을 밸런타인데이라는 이유로 세트로 구성해 판매했다.
초콜릿 갑질? 기존 낱개로 팔던 제품을 밸런타인데이라는 이유로 세트로 구성해 판매했다.

고디바 가로수길 매장에서는 3개들이 세트부터 판매했다. 가격은 1만2600원부터 1만3200원까지다. 세트별 3종류를 판매했지만 구성이 특별하진 않았다. 그저 3개 중 초콜릿 하나 바꾸고 사랑은 '진하게', '상큼하게', '취하게' 등 이름만 붙였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밸런타인데이 한정품. 이 가운데 은색 하트통 6개들이 제품의 가격은 5만6000원이다. 반면 그 옆 비슷한 하트포장 6개들이 제품은 3만6000원이다. 내용물도 비슷했다. 그저 플라스틱 하트와 종이 하트라는 이유로 2만 원의 가격 차이를 보인 것이다.

플라스틱 포비장에 2만 원 추가요! 비슷한 내용물 구성에 같은 하트 포장이지만 플라스틱과 종이라는 차이 때문에 2만 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플라스틱 포비장에 2만 원 추가요! 비슷한 내용물 구성에 같은 하트 포장이지만 플라스틱과 종이라는 차이 때문에 2만 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제품을 구매한 손님들을 붙잡고 이것저것 물었다. 선택 기준 중 맛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다.

20대 중반 여성은 "고디바 국내 판매가가 해외보다 비싸다는 보도는 봤다. 그래도 내 입맛에는 맞는 것 같다. 다른 초콜릿보다 향도 좋고 더 진하다"며 "저렴한 제품 많이 사야 다 먹지도 못하고 조금 비싸더라도 필요한 만큼만 사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남자친구에 선물하려고 구매했다. 근데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아 나눠 먹어야 할 것 같다"며 "그래도 선물인데 싼 초콜릿은 너무 성의 없을 것 같아 고급스런 이미지의 고디바를 선택했다. 맛의 차이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다. 유통업계에는 밸런타인데이 특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박으로 통용됐다. 하지만 계속되는 불경기로 인해 올해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팩트 | 강남=변동진 기자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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