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현장] 롯데리아 야심작 '라면버거' 실패 왜?
입력: 2015.01.30 16:15 / 수정: 2015.01.31 09:59
라면버거 반짝 효과 딱 3일 롯데리아는 지난 6일 참신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취지로 라면버거를 출시했다. 하지만 반짝 효과는 딱 3일 뿐이었다.시장창출에 실패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강남=박준영 인턴기자
라면버거 반짝 효과 딱 3일 롯데리아는 지난 6일 참신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취지로 '라면버거'를 출시했다. 하지만 반짝 효과는 딱 3일 뿐이었다.시장창출에 실패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강남=박준영 인턴기자

아쉬움만 남긴 롯데리아 16년 만의 '실험작' 라면버거

지난 6일 롯데리아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전례 없는 실험작 '라면버거'를 출시했다. 지난 1999년 빵 대신 밥으로 만든 라이스버거 이후 무려 16년 만의 야심작이었다. 당시 생소한 라면버거 출시소식은 누리꾼사이에 퍼지면서 포털 검색어 상위를 기록하는 등 롯데리아 실험제품에 소비자들 눈길이 모아졌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라면버거 성적표는 기대 이하, 흥행 실패로 끝나는 단계다.

특이한 생김새와 라면을 소재로 한 라면버거를 출시한 롯데리아는 '50만 개 한정 판매'라는 조건을 내걸고 출시 3일 만에 18만 개를 판매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반짝 효과는 딱 3일 뿐이었다. 일종의 시험제품 형태로 50만 개 판매동향을 통해 새 시장을 창출하려던 롯데리아의 계획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3일 반짝 흥행후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매장 정식 메뉴판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29일 <더팩트> 취재진이 서울 강남역, 명동, 신촌, 종로 일대 롯데리아 매장을 찾아 확인해본 결과, 출시당시 '입소문'과 달리 라면버거는 애초 예상 판매 물량이 소진되지 못한 채 출시된 지 20여 일이 지난 현 시점에도 드문드문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라면버거 실패 롯데리아 라면버거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한 커플이 라면버거를 주문했다. 남녀는 라면버거가 나오자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놀랍다고 말했다./ 종로=박준영 인턴기자
라면버거 실패 롯데리아 라면버거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한 커플이 라면버거를 주문했다. 남녀는 라면버거가 나오자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놀랍다고 말했다./ 종로=박준영 인턴기자

라면버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고객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호기심이 주문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라면버거의 흥행실패 요인을 찾기 위해 취재진은 먼저 제품특성을 분석해봤다.

서울 소재 롯데리아 매장에서 라면버거를 직접 주문해 각종 온라인 포털 게시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누리꾼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제품의 특징을 살펴봤다. 우선 제품의 가격은 라면버거가 3400원(세트 5400원)으로 3300원(세트 5300원)에 판매하고 있는 불고기버거보다 100원 더 비쌌다.

그렇다면 제품의 구성은 어떨까. 라면버거의 크기를 비교해보기 위해 롯데리아의 대표 상품 불고기버거를 함께 주문했다.

라면버거의 지름은 6.5~7cm로 불고기버거와 비교해 2~3cm가량 작았다. 인터넷이나 매장 매대 위에 마련된 광고사진과 비교하면 체감으로 느끼는 크기 차이는 더욱 컸다. 매장 종업원에게 광고와 사뭇 다른 버거의 크기에 대해 물었다.

매장 종업원 이모(23) 씨는 라면버거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며 "실제로 '(크기가) 너무 작다'고 놀라시는 분들이 많다"며 "남성분들의 경우 라면버거의 크기를 확인하고 주문을 취소하거나 환불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딱 보기에도… 라면버거(왼쪽)와 불고기버거를 비교했다./ 종로=박준영 인턴기자
딱 보기에도… 라면버거(왼쪽)와 불고기버거를 비교했다./ 종로=박준영 인턴기자

제품 크기에 이어 내용물을 확인해봤다. 양상추 두어 장이 얹어져 있었고, 닭 가슴살 패티 밑에는 얼큰한 맛을 내기 위한 할라피뇨소스가 더해져 있었다. 라면 면발의 특성상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형태의 라면버거는 내용물 구성에서도 홍보 사진과 비교해 한눈에도 그 차이가 상당했다.

빵의 역할을 하는 면발은 각 매장 주방에서 조리를 담당하는 직원이 5~7분에 제조시간을 거쳐 만들어졌다. 면의 탄력도는 매장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만, 손으로 버거를 집어 들었을 때 손끝에서 '물컹'한 느낌이 바로 전달됐다. 흔히 먹는 봉지라면의 면발이 불어있는 상태와 비슷한 정도다.

크기 작고 내용물 부실 일부 소비자들은 라면버거의 크기가 너무 작고, 내용물이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강남=박준영 인턴기자
크기 작고 내용물 부실 일부 소비자들은 라면버거의 크기가 너무 작고, 내용물이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강남=박준영 인턴기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롯데리아를 방문한 고객들 30여 명을 대상으로 라면버거의 맛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반응이 대다수였다. 특히, 라면버거의 핵심인 면발의 질감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맛에 대한 지적이 압도적이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롯데리아 명동점을 찾은 정모(34) 씨는 "궁금한 마음에 매장을 찾았다.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라면의 질감이나 전체적인 맛의 조화는 기대만 못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은 "재미삼아 한 번쯤은 구매할 것도 같지만, 일반적인 버거와 같이 꾸준히 구매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며 "특히, 패티가 너무 가볍고 내구성이 약하고 물컹거리는 식감이 부담스러웠다"고 평가했다. 기대 이하라며 고개를 젓는 이들이 많았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라면버거 판매동향과 관련, "재고 물량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재고 물량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는 주문을 받을 예정이며, 추가 출시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라면버거는 생명을 다하고 있다.

[더팩트ㅣ박준영 인턴기자 iamsoleil@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