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승계 앞당길까?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의 조력자로 김태준 신임 사장이 선임되면서, 구지은 부사장의 승계가 가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더팩트DB |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후계구도 1순위 '눈길'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범LG가의 가풍 속에서 ‘막내딸’ 경영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의 승계 여부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외식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구지은 부사장이 최근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그의 조력자로 김태준 아워홈 신임 사장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사실 아워홈의 외식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구지은 부사장은 과거 태동부터 LG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사세를 확장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삼성의 웰스토리에 단체급식사업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실적 부진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선임된 김태준 신임 사장은 CJ제일제당 부사장 출신으로, 식품·외식 사업에 있어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따라서 김태준 신임 사장의 선임으로 현재 구지은 부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푸드서비스(FS) 사업의 중국 확장과 외식사업의 글로벌 브랜드 육성 등이 힘을 얻으면서 경영권 승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 달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김태준 신임 사장은 CJ제일제당에서 식품연구소장과 식품사업부문 대표 등을 역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아워홈 측은 김태준 신임 사장의 선임으로 내수 시장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계 역시 김태준 신임 사장의 선임으로 구지은 부사장의 승계에 날개가 달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외식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구 부사장을 뒷받침해 줄 인물로 김태준 신임 사장이 선임되면서, 구지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이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 이라는 기대감이 그 근거다.
구지은 부사장은 2010년부터 정부의 학교급식 직영의무화, 대기업 급식업체 입찰제한 등의 규제가 생겨나면서 아워홈의 시장점유율을 더 이상 늘리기가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아워홈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삼성웰스토리에 단체급식업체 1위 자리를 내줬다.
뿐만 아니라 구지은 부사장은 외식 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지만, 동반성장과 상생에 대한 대기업의 책임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아워홈이 외식업종에 이어 순대와 두부, 예식장 등 민생과 밀접한 사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구지은 부사장을 국감에 불러 질책했다.
이 자리에서 구지은 부사장은 의원들의 질문에 "오래전부터 한식 세계화를 염두에 두고 수출할 음식을 개발하다보니 순대와 청국장 사업을 시작했던 것"이라며 "앞으로 민생품목에 진출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따라서 국내 시장을 뛰어 넘어 외식과 급식사업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구지은 부사장에게는 김태준 신임 사장의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막내딸 구지은 지분율 오빠에 한참 뒤져 구지은 부사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삼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로,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표=황진희 기자 |
그러나 구지은 부사장이 김태준 신임 사장의 날개를 달고 후계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오빠와 언니들의 지분 정리가 필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구지은 부사장의 지분율이 형제들에 비해 결코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는 이야기다.
2013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구지은 부사장의 지분율은 2012년 말 20.01%에서 지난해 말 20.67%로 0.66%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 구본성 씨의 지분율은 40%에서 38.56%로, 장녀 구미현 씨의 지분율은 20%에서 19.28%로, 차녀 구명진 씨의 지분율은 19.99%에서 19.60%로 감소했다.
특히 장남인 구본성 씨가 아워홈 지분 38.56%를 쥐고 있는 것에 비해 구지은 씨는 20.67%를 보유하는데 그쳐, 형제 간 지분 정리가 구지은 부사장의 후계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것.
재계 관계자는 “구지은 부사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비중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여기에 그의 사업을 뒷받침해 줄 인물로 김태준 신임 사장을 선임하면서 후계구도를 확실하게 정리한 것으로 비쳐진다”면서 “하지만 형제자매간 지분율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이를 반드시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 황진희 기자 jini849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