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서재근의 Biz이코노미] 티볼리와 이효리의 공동목표는 '상생', 확대해석 말자
입력: 2015.01.22 13:38 / 수정: 2015.01.22 13:38
가수 이효리는 19일 트위터에 자신의 이름이 무단 도용된 광고 문구가 적힌 사진과 함께 아직 춤 안 췄다 이놈들아라는 글을 게재했다. / 이효리 트위터
가수 이효리는 19일 트위터에 자신의 이름이 무단 도용된 광고 문구가 적힌 사진과 함께 "아직 춤 안 췄다 이놈들아"라는 글을 게재했다. / 이효리 트위터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지난해 11월 국내 완성차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수년째 마땅한 신차 하나 없이 만년 하위권을 전전긍긍하던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가 4년 만에 순수 개발한 신차이자 자사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티볼리'의 출시를 선언하며 재도약을 향한 포부를 밝힌 것이다.

더욱이 최근 방한한 쌍용차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해고 노동자 복직의 선제조건으로 '신차의 흥행'을 내걸면서 '티볼리'에 대한 안팎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그런데 최근 '티볼리'가 출사표를 던진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엉뚱한 곳에서 사달이 났다. 쌍용차 일부 영업 사원들이 '효리도 춤추게 하는 티볼리'라는 문구를 사용해 티볼리 광고를 편법적으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오프라인이 다소 시끄러웠다.

쌍용차의 신차 광고에 가수 이효리의 이름이 언급된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달 18일 이효리가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트위터에 "티볼리의 흥행으로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됐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는 글을 올리자 일부 영업점에서 '이효리도 춤추게 하는 티볼리'란 광고문구로 임의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효리의 응원 글을 본 쌍용차는 "이효리의 티볼리 모델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였다.

이런 기류속에서 쌍용차 일부 영업점에서 '이효리 마케팅'을 일방적으로 진행하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 복직을 바라는 시민단체, 누리꾼들은 쌍용차를 싸잡아 질타했다. 더욱이 이효리가 1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당 광고 문구가 적힌 사진과 함께 "아직 춤 안 췄다 이놈들아"라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때아닌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 13일 쌍용자동차는 4년 만에 순수 개발한 신차이자 자사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인 티볼리의 출시를 선언했다. / 쌍용자동차 제공
지난 13일 쌍용자동차는 4년 만에 순수 개발한 신차이자 자사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인 '티볼리'의 출시를 선언했다. / 쌍용자동차 제공

이 웃지 못할 상황이 가장 불편한 곳은 어찌보면 쌍용차다. "기사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해당 대리점 측에 확인해 보니 영업사원이 개인적으로 제작한 현수막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회사에서도 영업사원들에게 이효리 씨의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쌍용차 관계자의 항변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이효리의 선의가 쌍용차 광고계획과 맞지 않은 데서 비롯됐으며 의욕이 넘친 영업사원이 회사 정책과 어긋나는 행동을 함으로써 커지게 됐다. 영업사원 개인의 행동이 마치 '회사의 꼼수'처럼 비치는 것은 쌍용차 회생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는 일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칫 이번 논란이 쌍용차에 대한 명분 없는 비난으로 이어져 노사 화합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닐지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된다.

지난 14일 쌍용자동차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 평택공장을 직접 찾아 해고노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영정상화 이후 해고노동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쌍용자동차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 평택공장을 직접 찾아 해고노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영정상화 이후 해고노동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행스럽게도 쌍용차 노조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대화의 물꼬를 텄다. 21일 쌍용차와 기업노조, 금속노조 쌍용자치부 등 노사 3자는 187명의 해고자 복직, 회사 등이 제기한 200억 원대의 손배가압류 철회, 굴뚝 농성 중단 및 쌍용차 정상화, 숨진 해고자 26명의 유족에 대한 지원 대책 등 4대 의제를 설정하고 실무교섭을 시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009년 8월 6일 노사 합의 이후 65개월 만이다. 지난 14일에는 마힌드라 회장이 쌍용차 평택공장을 직접 찾아 해고 노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영정상화 이후 해고노동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겠다"며 상생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국내 제조업계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노사 갈등 악순환의 고리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직도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 현대중공업 등 아직도 다수의 기업이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5년여의 세월 동안 대립각을 세워오던 쌍용차 노사 양측이 상생을 도모하는 데 뜻을 같이하고 머리를 맞댄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유명 연예인의 이름이 적힌 광고 문구에 대한 관심이 아닌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 양측의 상생협력을 응원하는 것이다.

likehyo85@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