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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조직문화' 내건 김흥제 HMC증권 사장, 노조는 '울분'
입력: 2015.01.22 11:09 / 수정: 2015.01.22 12:04
HMC투자증권 노동조합이 회사의 성과·상여 지급과 관련해 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원 안)을 비판하고 있다./더팩트DB
HMC투자증권 노동조합이 회사의 성과·상여 지급과 관련해 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원 안)을 비판하고 있다./더팩트DB

[더팩트 | 오세희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 증권사인 HMC투자증권 내부가 또 한번 시끄럽다. 회사가 성과·상여 지급기준을 변경하는 것과 관련해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은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을 내걸고 있지만, 노조에서는 김 사장 취임 후 근무 환경이 열악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취임 1년이 지나도록 김 사장은 노조와 갈등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 HMC투자증권 노조, "김흥제 사장 생존권 위협"

HMC투자증권 노조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김 사장이 취임한지 1년이 지났지만, 회사 직원들의 근무 환경은 열악해졌고,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회사 측의 성과금 규정과 복지규정 변경의 철회를 요구했다.

회사가 성과·상여 지급기준을 최근 변경, 매월 고정성 급여로 지급되던 성과상여임금을 성과와 연동, 일정 기준 이하의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려 한다는 것이다. 회사가 수시로 임금 지급기준을 변경하면서 수익부서는 물론 비수익부서 직원들까지 고정성 급여 삭감으로 인한 생활고에 직면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노명래 노조 지부장은 "회사설립이후 연평균 1%에도 못 미치는 실질적 동결수준의 임금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2008년 설립이후 회사는 1000억 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쌓고도 직원들의 복지와 임금은 사실상 마이너스수준으로 만들어 직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증권업계는 물론 어느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복지제도를 성과에 연동시킨다며, 일정기준에 미달하는 직원에게는 의료비, 학자금 등 가장 인간적이고 기초적인 회사 복지제도의 적용조차 배제하려는 제도변경을 시행하려 한다"며 "이같은 회사의 성과연동 임금지급기준 변경 및 차별적 복지제도 등은 사실상 급여를 볼모로 직원들을 길들이기 위한 행태"라고 밝혔다.

김흥제 사장은 취임 후 계속해서 노동탄압에 대한 중단을 촉구받았다./HMC증권 노조 제공
김흥제 사장은 취임 후 계속해서 노동탄압에 대한 중단을 촉구받았다./HMC증권 노조 제공

◆ 김흥제 사장 "건강한 조직문화", 직언한 사원 내쫓기?

김 사장은 지난 19일 올해 첫 경영전략 회의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이 급선무"라며 "이를 위해 직장윤리를 준수하고 상호존중과 소통을 통해 화합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HMC투자증권 내부 분위기는 김 사장의 말과는 사뭇 다르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기대를 모았던 인물이다. 지난해 김 사장은 앞서 6년간 수장자리를 지켜온 제갈걸 사장이 교체된 후 들어온 인사다. 제 사장의 연임 실패가 지난 2008년 현대차그룹이 HMC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그룹 측 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부터 부사장으로 있던 김 사장이 선임되면서 조직 안정은 물론, 현대차그룹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바람과 달리 김 사장은 취임 후 계속해서 '노조 탄압'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실제로 김 사장은 2013년 12월 취임 후 노동조합이 설립되자마자 노조가 발표한 성명서를 빌미로 노명래 노조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한 6월에도 대표교섭을 위해 방문한 노조 간부 5명을 상해 및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했다.

지난해 7월에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본사 및 지점의 전직원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252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점도 38개에서 15개로 통폐합했다. 전략거점으로 강남센터와 강북센터, 경인센터, 울산센터 등 4곳으로 통합하고 광역거점으로는 본사 영업부를 포함해 5곳만 남겼다.

이 당시에도 노조는 "수익 악화 책임은 지점 폐쇄보다 회사 경영진이 먼저 책임져야 한다. 회사 측의 구조조정에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구조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김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김 사장은 모든 교섭 요구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보복성 인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김 사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구조조정과 근로환경에 대해 발언한 직원에 대해 곧바로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린 것이다. 해당 직원의 말에 동조한 직원 1명에 대해서도 감봉 2개월 정직 처분을 내리면서 사내에는 또 한번 찬바람이 불었다.

이에 대해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달라진 복지제도와 관련해서는 복지혜택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역시 노사협의회에서 협의해서 복지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동기부여를 위해 평가를 해서 복지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고과 기준으로는 3명만이 복지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직원 인사와 관련해서는 회의시간에 있었던 내용이 과장된 것이다. 사장이 얘기하는 중에 소리를 지르고 옷을 들고 나간 것은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직작생활의 기본 예절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ehee1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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