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모바일 환경에 맞춰 사진·동영상 위주의 신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더팩트DB |
[더팩트|황원영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보급률이 처음으로 퍼스널 컴퓨터(PC) 보급률을 추월했다. 바야흐로 PC의 시대가 가고 스마트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난해 전 세계 인구 당 스마트폰 보급률은 24.5%로 PC 보급률 20.0%를 뛰어넘었다. 스마트폰 글로벌 출하량(1억200만대)은 이미 2010년 4분기에 PC(9300만대)를 앞질렀다. 스마트폰이 40년 역사를 지닌 PC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KT경제경영연구소 ‘2015년 모바일 트렌드 전망’)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인터넷 서비스의 모바일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그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서비스 업체는 ‘포털’이다. 지난해 포털 업계는 모바일 시장과 함께 울고 웃었다. ‘다음카카오’라는 거대한 IT업체가 탄생했으며, 국내 포털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는 모바일 환경에 맞추기 위해 숨 가쁘게 뛰었다.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 후 모바일 환경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대놓고 ‘모바일 플랫폼 기업’이라며 PC에서 모바일로 체질 변화를 꾀했다.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카카오택시’, 사진 메신저 ‘쨉’ 등 다양한 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공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네이버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모바일 서비스 개발’보다는 ‘PC 서비스의 모바일화’에 초점을 맞춘 네이버는 사실상 모바일 이슈 주도권을 다음카카오에 빼앗겼다. 자회사인 라인이 일본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국내 사용률은 5%안팎으로 미미하다. 라인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하나 없는 상황이다. 2007년부터 서비스한 SNS ‘미투데이’는 사용자가 적은 데다 수익성도 없어 지난해 6월 접었다.
네이버는 PC 환경에서 성공신화를 쓴 기업이다. 포털 검색과 쇼핑 등에서는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모바일 서비스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이해진 이사회 의장 역시 “모바일 시대에서 네이버는 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다”며 “이대로라면 없어질 수도 있다”며 위기의식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3분기 7000억 원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대부분이 기존 PC사업에서 창출됐다. 모바일 부문 실적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다음카카오) 등은 모두 PC에 뿌리를 둔 포털서비스 업체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확대되면서 살 길은 모바일 서비스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자라온 토양인 PC를 떠나 새로운 땅인 모바일에 뿌리내리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음은 모바일 태생인 카카오에 도움을 요청했고,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분신을 만들어냈다.
네이버도 변해야 할 때다. 모바일 서비스의 중요성을 깨달은 네이버는 최근 증권서비스, 검색서비스 등을 모바일에 맞춰 개편했다. 사진·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위주의 신규 SNS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 SNS는 모바일, PC, 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을 통해 의사 결정 단계를 기존 3단계에서 ‘센터/그룹–실/Lab’의 2단계로 축소하기도 했다. 포털 지각 변동은 이미 시작됐다. 이젠 실무 단위 서비스 조직이 가볍게 움직이며 모바일 생태계에 ‘그린라이트’를 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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