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에 대한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매각이 무산되면서 이틀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네이버 화면 캡처 |
주식시장에서는 흔히 '개구리 뛰는 방향과 주가 움직임은 알 수 없다'는 말을 하곤 한다. 때로는 작은 사고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단기 호재인 줄 알았던 이슈는 주가의 디딤돌이 돼 주가상승을 견인한다. <더팩트>에서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주가가 이슈에 따라 어떻게 변동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본다.<편집자주>
[더팩트 | 오세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에 대한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매각이 무산되면서 현대글로비스가 주가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14일 현대글로비스는 24만10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전일 25만5000원과 비교해 1만4000원이나 하락한 것. 하지만 장을 시작하자마자 계속해서 떨어져 9시17분 현재 23만7000원 7.06포인트(1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현대글로비스 하락세는 13일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627만1460주(43.39%) 중 502만2170주(13.39%)를 매각하기로 했지만, 인수자를 못찾아 무산되면서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무산된 당일인 13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25만5000원으로 전일대비 4만5000원이나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주가하락으로 시가총액 역시 13일 9조5625억 원으로 주저앉았고, 14일에는 8조8875억 원까지 떨어져 이틀 새 2조3625억 원 이 증발했다.
거래량 역시 크게 늘었다. 12일 10만7725주에서 13일에는 45만9828주로 4배 이상 거래됐으며 14일에는 장이 시작되자마자 매도가 쇄도해 20분 동안 69만8933주나 거래됐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조정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블록딜로 '현대글로비스를 매각하고 현대모비스를 매수한다'는 정 회장 부자의 방향성이 공개됐기 때문. 향후 블록딜 재추진을 통해서 현대글로비스를 매각하고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 중심에 설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이라는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었으나 지배구조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프리미엄이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그룹개편 기대감에 13일 상승세를 모였지만, 하루만에 하락 전환했다. |
그룹개편의 중심에 서게 된 현대모비스는 하루만에 하락 전환했다. 13일 현대모비스 주가는 11.55% 급등했지만, 14일 오전 9시27분 현재 전일대비 7500원(2.82%) 내린 25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현대모비스의 목표주가를 앞다퉈 올리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비스 매각 딜 무산으로 주가가 급변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지만, 어떤 시나리오 하에서도 공통의 대전제는 그룹의 중심으로서 모비스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입증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지분확보 시점이 불확실하고 먼 미래로 여겨졌기 때문에 모비스를 디스카운트 해왔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다가오는 시점에 모비스의 밸류에이션이 최소한 과거 평균까지는 정상화돼야 한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12.5% 상향한다"고 밝혔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매출비중이 70%에 달하며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지분은 43%로 2월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공정거래법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라며 "블록딜이 아닌 다른 형태로는 지분 축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와(HC)와 사업회사(OC)로 인적분할 후 정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지주회사가 합병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정의선 부회장은 지주회사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며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를 기존 30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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