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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한 지붕 두 가족 경영' 후계구도 안갯속
입력: 2014.12.04 14:11 / 수정: 2014.12.04 14:11

녹십자가 창업주 고(故) 허영섭 회장의 아들인 허은철 기획조정실장(부사장·오른쪽)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임원인사를 최근 마무리지었다. 허 대표의 숙부인 허일섭 회장(왼쪽) 일가가 지주사 지배구조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사인 녹십자는 허 대표가 경영을 책임지는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시대를 맞아 눈길을 끈다. /녹십자 제공
녹십자가 창업주 고(故) 허영섭 회장의 아들인 허은철 기획조정실장(부사장·오른쪽)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임원인사를 최근 마무리지었다. 허 대표의 숙부인 허일섭 회장(왼쪽) 일가가 지주사 지배구조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사인 녹십자는 허 대표가 경영을 책임지는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시대를 맞아 눈길을 끈다. /녹십자 제공


[더팩트 | 변동진 기자] 녹십자가 '경영권'과 '지배권'을 이원화한 '한지붕 두 가족' 경영시대를 맞는다.

녹십자는 내년 1월 1일자로 창업주인 고(故) 허영섭 회장의 차남인 허은철(43) 기획조정실장(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함에 따라 경영은 창업주 2세가 맡고, 녹십자를 지배하는 녹십자홀딩스는 창업주 동생인 허일섭 회장이 관장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내달1일자로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인 허은철 기획조정실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임원인사를 단행, 본격적인 2세 경영체제를 알렸다.

하지만 녹십자의 지주회사인 녹십자 홀딩스는 허 대표의 숙부인 허일섭 회장 일가가 장악하고 있어 허 대표가 경영권을 십분 발휘할련 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녹십자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시대 출범…지배구조는?

녹십자의 지주사는 지분 50.06%를 보유한 녹십자홀딩스로, 최대주주는 허일섭 회장 일가다.

당초 녹십자는 허 회장 1인 지배회사가 아니었다. 둘째 형인 고 허영섭 회장과 공동으로 키운 회사다. 두 오너는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의 2남, 5남이다.


고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는 슬하에 장남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 차남 고 허영섭 녹십자 창업주, 삼남 허동섭 한일시멘트 회장, 사남 허남섭 한덕개발 회장(서울랜드 운영),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을 두고 있다.

또한 고 허영섭 회장은 부인 정인애 여사 사이에 허성수(45) 전 녹십자 부사장, 허은철(43) 신임 사장, 허용준(42) 녹십자홀딩스 부사장 등 3형제를 두었다.

허일섭 회장은 부인 최영아 여사 사이에 장남 진성(남, 31)·차남 진훈(남, 23)·장녀 진영(여, 30) 씨 등을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최대주주였던 고 허 회장(12.37%)이 타계하면서 정인애 여사에게 1.2%, 허은철 대표에게 1.2%,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에게 1.3% 증여하고 목암연구소 2.3%, 나머지 7.2% 장학재단 등에 기부했다.

이 과정에서 장남인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은 상속받지 못해 허일섭 회장은 손쉽게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허 회장은 꾸준히 지분을 늘려 2009년 말 9%에서 올해 10.82%까지 확대했으며 부인 최영아 여사(0.47%)와 장남 진성(0.38%) 차남 진훈(0.34%) 장녀 진영 씨(0.26%)의 지분까지 더하면 모두 12.27%다.

더불어 허 회장은 2대주주인 목암연구소(9.29%)의 이사장도 역임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허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20% 이상인 셈이다.

반면 고 허영섭 회장의 장남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0.94%), 차남 허은철 녹십자 신임 대표(2.36%), 삼남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2.44%)의 지분은 5.74% 수준으로 허 회장 일가 지분에 절반도 못 미친다.

◆허일섭 회장 2세 승계 시작?…후계구도 여전히 안갯속

최근 허일섭 회장의 장남 진성(남, 32)·차남 진훈(남, 24)씨의 녹십자홀딩스 지분이 늘고 있어 업계에서는 허 회장이 단계적으로 지주사 경영 승계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느다.

진성 씨의 경우 8월 12일~9월 15일까지 녹십자홀딩스 지분 5만8901주를 취득해 종전 0.26%에서 0.38%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진훈 씨 역시 같은 기간 5만8798주를 취득해 0.22%에서 0.34%로 0.12%포인트 확대했다.


고 허영섭 회장은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아들들에게는 가급적 적게 주라"고 유언을 남기는 등 허일섭 회장 일가와 지분 싸움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상속을 받지 못한 장남인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은 '유언이 조작됐다'며 고 허영섭 회장이 타계한지 2주도 안돼 어머니 정인애 여사를 상대로 고인 유언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시 허 전 부사장은 "아버지가 생전에 장남을 배제하고 재산을 상속하겠다 밝힌 바 없다"며 "오히려 동생들과 함께 회사를 물려받아 백신사업과 신약개발을 이어가길 바랐다"고 밝혔다.

또 "유언장 작성 1년 전에는 아버지의 정신 상태, 인지능력 등이 정상이 아니었다. 어머니 주도 하에 일방적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3년에 걸친 법정 공방에서 대법원은 지난 2012년 말 "유언 당시 고인은 유언에 필요한 의사식별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유언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고 판결해 허 씨는 패소했다.

그는 지난해 1월 4일부터 3월21일까지 보유중인 녹십자홀딩스 주식 40만4730주를 장내매매를 통해 모두 처분했고 정인애 여사 역시 올해 5월 15일 모든 지분을 털어내 지분 분쟁을 완전히 차단했다.

하지만 2010년 별도로 제기했던 유류분반환 청구 소송에 승소해 올해 8월에야 녹십자홀딩스 지분 0.94%(46만3551주), 녹십자 지분 0.18%(2만994주)을 넘겨받게 됐다.


현재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허 회장의 승계 속도가 더뎌 아직 후계구도는 알 수 없지만 허 전 부사장이 주요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은 달가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만약 고 허영섭 회장일가가 다시 뭉친다면 지분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녹십자 관계자는 경영 및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 현 지배구조상 허일섭 회장은 오너 역할에 충실하고 허은철 사장이 사업사인 녹십자를 경영하게 된다"고 원론적인 입장외에 말을 아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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