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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구자열, 원전비리 고해성사 후 1년…성과는?
입력: 2014.11.13 10:06 / 수정: 2014.11.13 10:19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지난해 주력 계열사의 원전비리와 관련해 임직원들 앞에서 머리 숙여 사과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올해 국정감사에서 불공정행위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는 등 개선점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 LS그룹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지난해 주력 계열사의 원전비리와 관련해 임직원들 앞에서 머리 숙여 사과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올해 국정감사에서 불공정행위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는 등 개선점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 LS그룹 제공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그룹 출범 10년 만에 이토록 참담하고 부끄러운 날은 없을 것이다. '유구무언'의 심정으로 통렬히 반성하고 사죄하겠다."

일년 전인 지난해 11월 그룹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임직원들 앞에서 머리 숙여 사과했다.

'환골탈태'를 다짐하며 그룹 체질개선과 실적개선에 대한 포부를 밝힌지 1년이 지났지만 구자열 회장의 윤리경영 회복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만 남았다.

더욱이 올 들어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의 지지부진한 실적 여파로 지주회사 LS의 '빚 갚기' 행보가 이어지면서 그룹의 실적과 주가 역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물론 지난 3월 구 회장이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체제 도입의 일환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이광우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지만, 책고경영자를 감독하는 이사회 의장과 그룹의 얼굴인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이 같은 대내외적인 분위기를 반영 하듯 LS그룹은 11일, 11번 째 창립기념일도 400여 명이 한데 모여 자축했던 지난해와 달리 특별한 행사없이 지나갔다.

LS의 주가는 지난해 9월 주당 10만 원대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후 올 들어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1년여 만에 주가가 5만 원대까지 반토막 났다. / 네이버 캡처
LS의 주가는 지난해 9월 주당 10만 원대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후 올 들어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1년여 만에 주가가 5만 원대까지 반토막 났다. / 네이버 캡처

12일 LS의 주당 가격은 5만9400원을 기록한 전날보다 300원, 0.51% 내려간 주당 5만9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9월 주당 10만 원대까지 오르며 정점을 직은 이후 올 들어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1년여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LS의 이 같은 급격한 주가하락이 이어진 데는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의 부진한 실적과 원전비리 이후 해갈되지 않고 있는 기업의 경영 신뢰도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LS가 전체 지분의 86.95%를 보유하고 있는 LS전선은 자회사인 JS전선의 원자력 발전 비리 연루에 따른 실적 하락에 이어 지난 2008년 1조30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전선사 수페리어 에식스(SPSX)의 천문학적인 부채를 떠안으면서 지난 2011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전선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00억 원, 524억 원, 당기순손실은 1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각각 15%, 18%씩 줄든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012년을 목표로 추진해 온 LS전선의 상장 계획 역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LS전선의 부실을 모회사인 LS전선이 회사채를 발행, '빚 갚기'에 나서고 있다는 데 있다. LS는 지난 7월과 지난달 각각 1600억 원,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생해 조달한 자금으로 LS전선의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두 번에 걸친 대규모 회사채 발행으로 LS의 부채는 올 상반기 950억 원에서 하반기 4000억 원 규모까지 불어났고, 시장 일각에서 나온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행보라는 평가는 곧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LS전선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00억 원, 5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5%, 18%씩 줄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S전선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00억 원, 5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5%, 18%씩 줄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구 회장이 강조한 '윤리경영'과 무색한 기업 신뢰도 하락 역시 LS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LS그룹의 불공정행위 적발 건수와 LS산전의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등 품질검증서류 위변조 사실 등이 도마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LS그룹이 불공정행위로 제제 받은 건수는 검찰고발 11건, 과징금 11건, 시정명령 1건, 경고 64건 등 모두 87건에 달한다.

지난해 창립 10주년 행사에 이어 지난 9월 사장단 회의에서도 구 회장은 "윤리경영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지만, 해마다 불거지는 비리 및 불공정행위 관련 소식은 구 회장의 당찬 의지에 찬물을 끼얹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의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정부가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물론 총수 일가를 비롯한 경영진의 비리에 대한 외부의 반응도 예전보다 더욱 즉각적인 만큼 한 번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회복하는 데까지 전사적인 노력이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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