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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정의 게임트레킹]게임, 더이상 변방 아냐, '新 재계' 곧 도래하나
입력: 2014.10.06 06:59 / 수정: 2014.10.06 14:20

다음카카오 김범수(사진) 의장. 김범수 의장은 보유 주식가치 2조936억 원 집계로 IT 주식 부호 1위에 등극했다. 김범수 의장 외 IT 주식 부호 10위권 인사는 모두 게임과 관련된 인물이다./카카오 제공
다음카카오 김범수(사진) 의장. 김범수 의장은 보유 주식가치 2조936억 원 집계로 IT 주식 부호 1위에 등극했다. 김범수 의장 외 IT 주식 부호 10위권 인사는 모두 게임과 관련된 인물이다./카카오 제공

[더팩트 | 김연정 기자] “게임 만들어서 뭐 할래? 입에 풀칠은 할 수 있겠니?”란 어른들의 말, 이젠 ‘옛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게임 부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국어사전 속 ‘대자본을 지닌 실업가나 금융업자의 활동 분야’라는 뜻의 ‘재계’는 그동안 삼성, 현대 등 굴지의 대기업들의 주무대로 여겨졌다. 그러나 변방으로 취급 받던 게임업계서 신흥 부자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新 재계 형성’에 막이 오르고 있다.

IT 주식 부호 순위는 사실상 게임업계 주식 부호 순위라 해도 될 만큼 게임계 유명인사들의 이름으로 가득 차 있다. 성공한 부자를 꿈꾸는 청소년은 더 이상 ‘삼성家 이건희’만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게임업계도 청소년들의 ‘롤 모델’이 다수 등장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가 출범한 1일 김범수 의장의 보유 상장주식 가치는 2조936억 원으로 집계되며 단숨에 IT 주식 부호 1위에 등극했다. 본래 1위였던 네이버 이해진 의장의 주식자산 가지는 1조2309억 원으로 김범수 자산을 한참 밑돈 상태지만 여전히 1조원 클럽에 속한 IT 상장사 주주로 ‘성공한 게임부자’의 대표적인 예로 통한다.

김범수 의장은 본래 네이버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포털 ‘한게임’을 창업한 게임업계 핵심 인사라 할 수 있다. 또 김범수 의장을 핵심 인사로 키웠다고 해도 무방한 또 다른 자식 ‘카카오’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 ‘for Kakao’가 모바일 게임계 하나의 브랜드가 될 만큼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 역시 작년 8월 분사 전, NHN엔터테인먼트라는 게임 사업과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큰 연관성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김범수, 이해진 의장의 뒤를 잇는 사람 역시 게임업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박관호 의장이다. 박관호 의장의 자산 가치는 김범수, 이해진 의장과 다소 차이가 나는 3477억 원이지만 그 역시 무시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4위는 다음 창업자 이재웅으로 다음과 카카오 합병으로 다음의 지분율이 13.6%에서 3.28%로 낮아지면서 주식자산가치 3087억 원을 기록 중이다. 5위는 2888억 원의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6위는 2246억 원을 기록 중인 NHN엔터테인먼트 이준호 회장이 차지했다.

온라인에 비할 바 안 됐던 모바일 게임 부자들의 등장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7~8위는 최근 무서운 기세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게임빌-컴투스 송병준 대표와 ‘애니팡 신화’를 터트리며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신화’적인 존재로 자리잡은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가 각각 2174억 원, 12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NHN문화재단 오승환 대표가 1143억 원, 네이버 계열사인 웹젠의 김병관 의장이 984억 원으로 9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릴 만큼 1위부터 10위권 내 모든 인사가 양 손 모두 혹은 한 손에 '게임'을 쥐고 있는 상태다.

과거 부모들의 입에서 나온 "게임 만들어서 뭐 할래"라는 말은 "저도 OOO처럼 될래요", "저도 OOO이 만든 게임처럼 국민 게임 만들고 싶어요"라는 말로 충분히 답변해 부모를 설득시킬 수 있을 만큼 게임업계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론 모든 게임사의 상황이 풍요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 역시 모든 업계에 속해 있는 업체가 풍요로운 것은 아니라는 말로 대변할 수 있다. 단, 중요한 것은 '삼성家 이건희' 처럼 게임업계에도 상징적인 인물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득, 지난 6월,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게임정책토론회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에 등장한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의 말이 생각난다. 현재 IT 주식자산 8위에 랭크돼 있는 이정웅 대표는 당시 본인의 경험한 이야기 하나로 토론회를 찾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선데이토즈를 만들고 사람을 뽑기 위해 면접을 진행했다. 한 지원자가 부모와 동행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게임업체에 면접을 보러 가는 자녀 걱정에 면접까지 동행하셨구나' 게임이라는 어른들의 시선이 안 좋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과 몇년 사이, 게임업계는 많은 변화를 거쳤다. 부모까지 아우를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의 등장으로 지하철에서 게임을 즐기는 어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만큼 '마니아'적인 요소에 '친숙'을 더했다. 그리고 듣고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상징적인 게임업계 인사들도 늘었다. 중국 기업, 알리바바처럼 전 세계를 뒤흔드는 게임관련기업도 등장했다.

게임업계, 이제 더이상 변방이 아니다. 대한민국 재계를 넘어 앞으로 전 세계를 주름 잡는 인사의 등장, 한국 게임업계에서도 곧 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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