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시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특허 분쟁에 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더팩트DB |
[더팩트 | 황원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IT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IT 기업과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2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만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MS의 수장이 만나면서 두 회사가 벌이고 있는 특허 소송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MS는 지난달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사용권 계약 위반을 이유로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부회장과 나델라 CEO가 원만한 소송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기대되면서 본격적으로 IT 외교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3년 이상 끌어올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도 해결사 역할을 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10일 미국 아이다호주의 휴양지 선밸리에서 개최한 앤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 행사장에서 팀쿡 애플 CEO와 회동했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부회장과 팀쿡 CEO가 양사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하던 삼성전자와의 소송에서 항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회장의 외교가 힘을 얻었다.
이 부회장은 2주 만에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고, 이날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특허소송을 철회하기로 했다. 업계는 그간 복잡하게 얽혀있던 애플과의 관계개선에 이 부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달 중국 휴대전화 공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점검하는 등 IT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에도 방문했다. 후춘화 광둥성위원회 서기 등 고위직들과 면담을 통해 중국 내 투자‧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중국 현지 공장을 둘러보며 위기 대응에 대해 적극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중국과 수교 후 최초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대기업으로 그동안 투자금액도 상당히 많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 정부와 협력강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업체의 약진으로 삼성전자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위기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 초 미국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샤오미는 시장점유율 14%로 삼성전자(12%)를 2%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업계는 이 부회장의 IT 외교가 최근 실적 부진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소모적인 특허 소송비용이 줄었을 뿐 아니라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력 강화로 다양한 사업 방안을 구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 IM사업부는 2분기 4조4200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1분기보다 2조 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이 4조 원대로 하락한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