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영 출사표를 던진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 이우현 OCI 사장(원안 왼쪽)과 차남 이우정 넥솔론 최고전략 대표가 경영 첫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3세 경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 더팩트 DB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OCI 이수영(72) 회장의 '3세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경영 출사표를 던진 이수영 회장의 두 아들 장남 이우현(46) OCI 사장과 차남 이우정(45) 넥솔론 최고전략 대표가 경영 첫 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더욱이 이우정 대표의 넥솔론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법정관리 신세까지 지게 되면서 경영 평가에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 19일 넥솔론은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재산보전 처분 신청 및 포괄적금지명령 신청을 승인받았다고 공시했다. 14일 1537억 원 규모의 원리금 연체가 발생했다고 공시한 지 5일 만에 사실상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넥솔론은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생산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업체로 이우정 대표가 전체 지분의 26.69%를 보유,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 넥솔론 공시자료 |
넥솔론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경영난에서 비롯된 유동성 위기다. 넥솔론은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생산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업체로 이우정 대표가 전체 지분의 26.69%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OCI의 경영권을 쥔 이우현 사장과 함께 OCI 3세 경영의 상징으로 꼽히는 이우정 대표의 넥솔론의 최근 경영성적은 말 그대로 초라했다. 넥솔론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226억 원으로 적자전환한 이후 해마다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영업손실 419억 원, 부채비율 2092%까지 불어난 넥솔론의 빚은 올해 1분기 8413억 원까지 그 규모가 늘면서 결국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넥솔론의 추락에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인 주주들은 이우정 대표 등 회사 경영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회생신청 당일 회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14.92% 내린 553원에 장을 마쳤고, 바로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때문에 100만 주가 넘는 주식이 거래도 되지 못한 채 허공에 뜨게 됐다.
회생신청 당일인 지난 14일 넥솔론의 주가는 전일 대비 14.92% 내린 553원에 장을 마쳤고, 현재 넥솔론의 주식거래는 중단된 상태다. / 네이버 캡처 |
이우정 대표의 넥솔론과 비교하면 이우현 대표의 OCI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우현 사장 역시 지난해 부진한 실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CI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96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 줄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48억 원에서 -772억 원까지 떨어졌고, 당기순이익 역시 127억 원에서 -2997억 원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지난 2009년 사명을 동양제철화학에서 OCI로 바꾼 이후 첫 적자전환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다. OCI는 지난 2분기 비용절감 등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7659억 원, 341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5.7%, 93%의 상승률을 기록,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이우현 사장은 지난달 23일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지난 2년 동안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을 통해 부채를 줄여 재무안전성을 확보, 연말까지 부채를 10% 이상 줄여 수익성 개선과 재무안전성 향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우현 호'의 하반기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석유화학·카본소재가 하반기 비수기에 들어서는 것은 물론 실적개선의 바탕이 된 폴리실리콘 가격이 조금씩 하향세로 돌아서고 있고, 중국 정부가 수입산 폴리실리콘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대내외적 요인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