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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혹은 청산' 중소형 증권사들 엇갈린 희비
입력: 2014.07.03 09:41 / 수정: 2014.07.03 09:41
불황에 증권사들이 감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소형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팩트DB
불황에 증권사들이 감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소형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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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오세희 기자] 불황에 증권사들이 감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소 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600억 원의 주문손실을 낸 한맥증권은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로부터 퇴출 유예 판정을 받았지만, 두산그룹의 계열사 비엔지증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비엔지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반납하고 영업폐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비엔지증권은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은 비엔지증권이 영업폐지를 신청하면 약 한 달간 고객계좌 이전 등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검토한 뒤 영업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두산그룹이 비엔지증권을 청산하는 것은 매각에 수차례 실패했기 때문이다. 2008년 비엔지증권을 인수한 두산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금지에 따라 2012년 말까지 비엔지증권을 팔아야 했지만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다. 최근엔 한 소형 증권사가 비엔지증권 인수를 추진했지만 금융 당국이 대주주 적격성을 문제 삼아 이뤄지지 않았다.

수익성도 문제였다. 비엔지증권은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3월 말 기준 190.4%로 지난 2012년에 이어 올해 1분기(4~6월)까지 매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영업이익은 2011년 1296만 원에 불과했고, 2012년과 2013년은 각각 영업손실 14억 원, 17억 원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앞서 중소 증권사인 애플투자증권도 지난해 설립 6년 만에 문을 닫았다. 2004년 모아증권중개 이후 증권사가 스스로 문을 닫는 건 10년 만이었다. 2008년 6월 문을 연 애플투자는 증권업황 악화에 따른 적자로 인해 지난해 4월 자진 청산을 결정한 뒤 금융투자업 폐지 신청을 내 증권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반면, 주문 실수로 파산 절차를 밟아온 한맥증권은 금융위로부터 영업정지 6개월 조치를 추가로 내렸다. 금융위는 당초 한맥에 대한 금융투자업 인가 취소 안건을 올렸으나, 한맥이 주문 실수로 360억 원을 챙긴 미국계 헤지펀드인 캐시아캐피탈과 이익금 반환 협상을 벌이는 점을 감안해 영업정지 연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에 따라 한맥증권은 내년 1월 1일까지 6개월 동안 투자매매, 중계, 일임 등 모든 업무를 할 수 없게 됐지만, 퇴출 위기에서는 한 발 빗겨났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소 증권사의 퇴출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에서 NCR 산출방식을 변경하고, 2016년부터 증권사의 NCR가 100% 이하면 경영개선권고, 50% 미만은 경영개선요구, 0%는 경영개선명령 등 적기시정조치를 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산출방식 변경으로 인해 대형사의 NCR 비율은 크게 올랐지만, 중소형사들은 크게 떨어져 금융위의 칼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60여개의 증권사들에 대해 금융 당국이 칼을 빼들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NCR 산출방식을 변경하고, 재무건전성을 판단한다고 하는데 바뀐 방안에 따라서 정리되는 중소 증권사들이 많을 것이다. 중소 증권사들만 뾰족한 수 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sehee1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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