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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추적]'현대판 신데렐라' 영풍제지 노미정, 입을 굳게 다문 사연은?
입력: 2014.04.16 13:56 / 수정: 2014.06.03 19:42
노미정 영풍제지 부회장이 고액 연봉, 고배당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평택=남윤호 기자
노미정 영풍제지 부회장이 고액 연봉, 고배당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평택=남윤호 기자

[평택=황준성·박지혜 기자] ‘현대판 신데렐라’로 불리는 노미정(45) 영풍제지 부회장이 언론에 처음 노출됐지만 여전히 얼굴 외의 여타 궁금증은 베일을 벗(기)지 못했다.

재계의 1차적 관심은 노미정 부회장 실제 모습이었다. 세간에는 '연예인'못지 않은 미모를 자랑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50대의 두 아들은 둔 영풍제지 이무진(80) 회장이 두번째 결혼한 40대의 부인에게 자신의 전 재산을 물려줄 정도면 무언가 다른 게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에서다.

하지만 노 부회장은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수 있는 40대 보통 여성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8일 현장 취재에 나선 <더팩트> 단독 취재로 노 부회장의 실제 모습은 언론에 드러났지만 그의 파격적인 고액 연봉과 배당에 대한 경제적 측면의 또 다른 관심사는 여전히 남아 있다. 회사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받는 고액 연봉과 배당정책을 실시한 배경은 무엇인가. 더불어 단숨에 영풍제지 최대주주로 등극한 전후사정에 대해서도 원천적인 궁금증을 낳고 있다.

영풍제지의 경영실적이 악화되면서 경영능력 자질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노 부회장은 지난해 배당과 보수로 무려 23억 원이 넘는 돈을 회사로부터 받았다.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노 부회장은 연봉 5억원 이상 받는 국내 여성 경제인(임원) 13인의 반열에 단숨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35세 연하' 노미정 부회장…단숨에 중견기업 '최대 주주' 등극

노 부회장이 재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영풍제지의 부회장으로 깜짝 선임되면서부터다. 2008년 이 회장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진 노 부회장은 결혼생활 4년여 만인 지난 2012년 영풍제지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본격적으로 존재를 드러냈다. '임원 및 직원의 현황'에 기업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이 회장의 35세 연하 아내가 부회장으로 기재된 것이다.

이는 코스닥 상장기업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 인사이다. 당연히 재계에서는 노 부회장의 이력에 대한 궁금증이 함께 증폭됐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보는 베일에 싸여 공개되지 않았다. 출생 연월(1969.04), 담당 업무(경영총괄), 재직 기간(1월)만 공시됐다.

지난해 1월 노 부회장은 또 한번 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회장이 자신의 보유 주식 113만8452주(51.28%)를 전량 아내에게 증여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노 부회장은 단숨에 영풍제지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노 부회장을 '현대판 신데렐라'로 평가하고 있다. 노 부회장이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창업주 이 회장의 아들 둘을 제치고 영풍제지의 최고경영자가 된 것에 기인해서다. 직계 가족 경영이라는 국내 재계 경영권 승계의 일반적 관행을 깨고 두 번째 부인을 '후계자'로 삼은,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에 재계의 이목은 영풍제지에 단숨에 쏠렸다.

이무진 영풍제지 회장은 첫 번째 부인이 사망한 2008년에 노미정 영풍제지 부회장과 재혼했다.
이무진 영풍제지 회장은 첫 번째 부인이 사망한 2008년에 노미정 영풍제지 부회장과 재혼했다.

과거 이 회장을 대신해 회사를 경영했던 첫 번째 부인 사이에서 낳은 장남 이택섭(57)씨와 차남 택노(54)씨는 노 부회장의 등장에 경영 승계에 밀려 모습을 감췄다. 이택섭 씨는 2009년 3월까지 약 6년 동안 영풍제지의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이루지 못한 채 같은 해 2.71%의 보유 지분 6만66주를 전량 매각하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차남 이택노 씨 역시 형에 이어 2009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 등기임원으로 선임됐지만, 별다른 수확 없이 지난해 3월 임기가 만료되면서 임원직을 사퇴했다.

◆고배당, 증여세 납부 수단?…묵묵부답으로 일관

노 부회장이 최근 언론의 관심권에 들어선 것은 최대 주주 등극 이후 회사가 경영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배당잔치와 고액의 보수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임원 명단을 공시하는 제도로 인해 노 부회장은 다시 한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영풍제지는 이 회장에게 지난해 14억9400만 원, 최대 주주인 노 부회장에게 11억67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1134억→943억 원)과 영업이익(165억→35억 원), 당기순이익(82억→36억 원)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과 반대로 이 회장과 노 부회장의 보수는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영풍제지가 등기이사에게 지급한 금액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영풍제지는 지난 2012년 3명의 등기이사에게 모두 15억6000만 원을 지급했다. 산술적으로 1인당 약 5억 원의 보수가 돌아간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 회장과 노 부회장만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려 27억3600만 원을 모두 챙겼다.

이번 배당으로 노 부회장은 국내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은 여성 등기임원 13명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재벌닷컴이 2013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2148개사의 등기임원 개인별 보수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5억 원 이상 연봉을 받은 임원은 모두 699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13명 밖에 없다.

노 부회장은 11억67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아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29억800만 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25억 원) 등 재벌가 여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업계에서는 노 부회장의 고액 배당은 이 회장이 아내에게 증여세를 마련할 자금을 확보해준 조치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노 부회장이 납부해야 할 증여세 규모는 증여재산가액 약 255억 원에서 부부간 증여공제 6억 원과 누진 공제 등을 제외해도 100억 원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행법상 지분 증여는 약 50%의 세금을 내야한다. 이 회장의 급여까지 더하면 노 부회장 부부가 지난해 회사에서 번 돈은 모두 5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증여세의 절반 가까이를 지난해에만 번 것이다.

이 때문인지 노 부회장은 지난해 3월과 5월 영풍제지 주식 32만7909주를 담보로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로부터 모두 37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가, 일부를 갚고 14일 현재 20억 원의 대출이 남은 상태다.

고 배당ㆍ연봉과 관련해 노 부회장의 답변을 듣기 위해 <더팩트>은 지난 8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영풍제지 본사를 찾아 인터뷰를 시도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노 부회장에 대한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과 인터뷰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역시 영풍제지 관계자는 노 부회장의 증여세 납부등과 관련해 "노 부회장의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말을 되풀이하며, 취재를 회피했다.

이후 회사 측의 요구대로 인터뷰 공문과 질의서를 보내는 등 계속 취재 요청을 했지만 회사 측은 바쁘다는 핑계로 답변을 피하고 있다. 영풍제지 측은 인터뷰 요청 공문을 보내면 노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인터뷰에 응한다고 했지만 공문 접수 후에도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했다.

yayajo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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