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신진환의 biz-kick] 예술성 앞세운 DDP, 관람객 불만 귀 기울여야
입력: 2014.03.25 10:49 / 수정: 2014.03.25 12:35
21일 문을 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내부는 온통 흰색 바탕에 창문도 없고 곡선길 구조로 돼 있어 관람객들이 구토와 어지러움,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등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신진환 기자
21일 문을 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내부는 온통 흰색 바탕에 창문도 없고 곡선길 구조로 돼 있어 관람객들이 구토와 어지러움,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등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신진환 기자

[신진환 기자] '우주선'을 본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가 5년 간의 공사끝에 지난 21일 문을 열었다. DDP의 외형을 보면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 아름다운 곡선이 눈에 띄어 서울의 새 랜드마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DDP는 옛 동대문운동장이 있었던 자리에 대지면적 6만2692㎡(약 1만8964평) 규모로 들어선 건물로 지하 3층, 지상 4층(최고 높이 29m)으로 조성됐다. 축구장 8배 크기만큼 그 위용을 대단하지만 막상 내부를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적지 않다.

내부는 온통 흰색 바탕에 기둥도, 창문도 없어 관람객들이 어디가 어딘지 구분하지 못 하고 있다. 가장 문제 되는 것은 곡선 형태로 돼 있다 보니 착시현상과 함께 일부 방문자들은 간혹 구토증세마저 느낀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관람객은 안중에도 없는 건물로 '누명 아닌 누명'을 뒤집어 쓸수도 있겠다.

DDP가 문을 열고 첫 주말을 맞은 22일. 배움터 건물을 찾은 관람객들 대부분이 '어지럽다', '토할 것 같다', '빨리 밖으로 나가자' 등 전시장 관람은 고사하고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서울의 새로운 상징물로 자리잡게 될 DDP의 개관 소식에 맞춰 들뜬 마음을 품고 구경하러 온 관람객들이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서대문에서 온 조모 씨는 "답답함과 메스꺼움이 심해 도저히 오래 있을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DDP가 문을 연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벌써 관람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할 수 없다. 개장 초반부터 불만이 터져나오는데, 한번 왔던 사람들이 다시 올 만한 큰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돈 주고 보는 전시장을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겪으면서까지 볼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약 5000억원의 국민 혈세로 만든 예술적인건물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약 5000억원의 국민 혈세로 만든 '예술적인'건물이다.

독특하고 웅장하게 꾸며진 DDP의 공사비는 애초 계획(2274억 원)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난 4840억원이나 됐다. 국민 혈세 수천억원을 들여 건물을 지은 건물을 단순 예술성만 추구할 게 아니라 전시관답게 관람객 위주의 편의성과 실용성을 갖춰야 했다.

더 큰 문제는 서울시가 건물을 설계한 자하 하디드 측이 리모델링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눈치만 보고 있다. 관람객들이 이용에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최소한의 리모델링이 절실한 상황인데도 개선의 의지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예술성만 강조한 건물은 단순 눈요깃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밖에서 외관만 쳐다보고 '아~ DDP가 이렇게 생겼구나'라고 느끼면 그만이지 누가 제돈 들여 전시장을 관람하고 싶겠는가.

그동안 다녀갔던 관람객들 입에서 어떠한 평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됐을지는 심히 짐작이 간다. '입소문'은 굉장히 빠르다. 하지만 아직 문을 연 지 닷새밖에 되지 않았다. 이른 시일에 관람객 위주의 DDP로 탈바꿈해야 한다. 예술적인 건물만 덩그러니 있고 찾는 사람이 없다면 '팥 없는 찐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며 '흉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 '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가 들어갔다. 예술성만 추구할 게 아니라 '국민 혈세'로 쓰인 건물인 만큼 주인은 엄연히 시민들의 몫이다. 지금이라도 관람객들의 불편에 귀 기울이고 개선을 해야 함이 옳다. 새로운 서울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될 DDP가 '전시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되지 않길 기대한다. 박원순 시장의 '귀로 듣는' 시정이 DDP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욱 빨리 움직여야 한다.

yaho1017@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