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
6년간 1억1300만 달러…등번호 51번
아버지 이종범 포함 구단 관계자·취재진 100여명 참석
한국의 대표적 외야수 이정후가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참석한 입단식에 "핸섬하냐?"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샌프란시스코 SNS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나는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초대형 계약을 맺은 한국의 대표적 외야수 이정후(25)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성대한 입단식을 갖고 '빅리거'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페이지와 외신에 따르면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비롯한 100여명의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입단식에서 샌프란시스코 모자와 등번호 51번의 유니폼을 입고 "헬로 자이언츠, 마이 네임 이즈 정후리(안녕하십니까, 내 이름은 이정후입니다"라며 메이저리그 입성을 알렸다.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빅리거로서의 첫발을 내딛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
구단 홈페이지에 게시된 영상에서 이정후는 약간은 어색하지만 분명한 발음으로 "나를 영입해준 샌프란시스코 구단주 가족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에 고맙다. 아버지와 어머니께도 감사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꿈을 이뤄 기쁘다. 나는 이곳에 이기기 위해 왔다. 레츠 고 자이언츠. 감사합니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달았던 등번호 51번의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새출발을 알리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
이정후는 또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으며 "핸섬?(잘생겼느냐)"이라고 참석자들에게 묻는 등 여유를 보였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는 역사도 깊고 레전드 선수도 많은 전통 있는 팀이다. 그런 팀에서 나를 선택해 주고 뛰게 돼 영광이다. 우리 팀에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팀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입단식에 참석한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오른쪽)과 어머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
이정후에게 모자와 유니폼을 건넨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장은 "이정후는 KBO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우리는 오랫동안 그의 성장을 지켜봐 왔다. 그는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훌륭한 활약을 했고 우리는 이번에 그를 스카우트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은 입단식과 함께 구단 SNS를 통해 이정후의 입단 소식을 알리며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게재하는 등 벌써부터 스타 만들기에 나섰다. 이정후의 아버지는 현역 시절 빠른 발을 이용한 재치넘치는 플레이로 ‘바람의 아들’이란 별명을 얻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다. 이정후의 별명은 자연스럽게 ‘바람의 손자’가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입단식 하루 전인 14일(현지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정후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62억원)에 계약했다. 2027시즌이 끝난 뒤엔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이정후 입단을 환영하는 전광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
이정후의 빅리그 첫 시즌(2024년) 연봉은 700만 달러다. 이후 2025년 160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엔 2200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2050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금 500만 달러다.이정후는 포스팅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
류현진은 2013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6년간 3600만달러(연평균 600만달러)에 계약하며 한국프로야구를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첫 사례를 남겼다. 타자 중에서는 이정후의 선배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연평균 700만 달러)에 맺은 계약이 최대 규모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로 새출발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
이정후는 2017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올해까지 884경기에 출전,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98을 기록했다. KBO리그 3000 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정후를 2024년 샌프란시스코 톱타자이자 중견수로 꼽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평균 이상의 출루율과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