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시스템 통한 6번째 한국 선수로 빅리그 입성
美 매체, '바람의 손자' 별명도 주목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6년에 1484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도됐다./더팩트 DB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6년에 1484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도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가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 규모는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4억원)로 4년 후 옵트아웃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옵트아웃을 선언하면 남은 계약을 포기하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설 수 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등 현지 기자들도 일제히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아직 이정후와 계약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정후는 2024시즌부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한다./고척스카이돔=임영무 기자 |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2022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최우수선수에 오르는 등 7시즌 동안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을 차지하고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3시즌 종료 뒤 원소속구단 키움 히어로즈의 동의를 받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해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도 쏟아졌다. 피트 퍼텔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단장은 이정후를 보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기도 했다.
피트 퍼텔러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지난 10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이정후의 플레이를 본 뒤 "이정후는 한 타석에서 6, 7차례의 스윙을 선보였다. 그의 스윙을 볼 수 있어 좋았고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평가했었다. 이정후의 협상 기한은 내년 1월 4일까지였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속전속결로 이정후와의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야구 스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바람의 아들'로 알려진 한국의 전설적인 유격수 이종범의 아들이다.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라는 멋진 별명도 가지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정후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타율 0.429, 출루율 0.500, 장타율 0.571 등을 기록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것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요인이 됐다.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빅리그 무대를 밟은 6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2012시즌 뒤 미국에 입성한 류현진(36)은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데뷔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강정호(36·은퇴), 박병호(37·KT 위즈), 김광현(35·SSG 랜더스)가 뒤를 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김하성은 2020시즌을 마치고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에 사인하며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창단 140주년을 맞은 전통의 강호다. 1883년 뉴욕에서 창단한 뒤 1958년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겼다. MLB의 내셔널 리그 서부 지구 소속으로 내셔널 리그 23회 우승과 월드 시리즈 8회 우승을 달성한 명문 구단이다.
skp200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