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두산 김재호와 NC 박석민, 35살 동갑내기의 한국시리즈 '명암'
입력: 2020.11.21 07:46 / 수정: 2020.11.21 07:46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두산 김재호가 농심 오늘의 깡을 수상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두산 김재호가 농심 오늘의 깡을 수상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김재호 2경기 연속 MVP...박석민 3경기 연속 '실망'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세상 만물을 양분하여 구분하는 음양의 원리는 야구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되는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선 더욱 두드러졌다. 바로 양 팀 공수의 핵으로 기대를 모은 두산 김재호(35)와 NC 박석민(35)이다. 김재호는 2경기 연속 MVP로 선정된 반면 박석민은 경기 도중 교체되는 비운을 안았다. 공교롭게도 나이도 같은 두 선수는 한국시리즈 3차전의 빛과 그림자다.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NC의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은 두 팀 합쳐 안타만 22개를 주고받으며 역전 5차례, 동점 4차례의 숨막히는 4시간 24분 공방전이 펼져진 가운데 두산이 7-6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을 내주고 2,3차전을 연달아 승리한 두산은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2승1패로 앞서 나가며 통산 7번째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두산은 1995년과 2001년, 2015년 한국시리즈 때도 1차전을 내준 뒤 2~3차전을 잡으면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역대 기록에서도 두산의 우승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 1승1패로 동률을 이룬 15차례 시리즈에서 3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것은 무려 14차례로 93%의 우승 확률을 보인다.

NC 다이노스 선수들 가운데 한국시리즈 경험이 가장 많은 박석민은 3차전까지 아쉬운 플레이를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NC 다이노스 선수들 가운데 한국시리즈 경험이 가장 많은 박석민은 3차전까지 아쉬운 플레이를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이처럼 두산의 우승 가능성을 높인 주역 가운데 한 명은 바로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다. 김재호는 이날 개인 통산 80번째 포스트시즌, 38번째 한국시리즈 경기에 나서 7-6 1점차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하며 2경기 연속 MVP에 선정됐다. 18일 2차전에서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5-4 승리를 이끌며 데일리 MVP를 받은 그는 3차전에서도 결승타를 포함한 2타수 2안타 3타점 2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유격수 김재호는 최근 6년 연속 두산이 치른 한국시리즈 27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최강 두산'을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 앞에서 맹활약한 김재호는 "아이들 앞에서 아빠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 뿌듯하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게 세상의 이치다. 반대로 NC 박석민은 고개를 숙였다. 박석민은 4회 말 수비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팀이 3-2로 역전에 성공한 3회초 2사 1루에서 이날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은 두산 두 번째 투수 홍건희를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느릿느릿 2루로 뛰다가 두산 수비진의 정확한 2루 송구에 아웃되고 말았다. 여기서 슬라이딩 도중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NC의 추가점 찬스가 사라진 순간이자, 3차전을 내주게 된 승부처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슬라이딩 후 손가락 불편함을 호소한 박석민은 결국 4회 말 수비에서 지석훈으로 교체됐다.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NC의 5번 3루수로 고정된 박석민은 NC선수들 가운데 가장 한국시리즈 경험이 많은 선수로 우승에 앞장서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진한 아쉬움만 남겼다.

18일 2차전에서 박석민은 2회 초 두산 박건우의 타구를 잡은 뒤 후속 처리를 잘하지 못해 1루 악송구를 하고 말았다. 1차전에서 박석민은 4-0으로 앞선 5회초 1사 2, 3루에서 박건우가 친 평범한 땅볼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책을 범했다. 박석민은 삼성 라이온즈에 막 입단했던 2004년 한국시리즈를 시작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고 2010~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출전했고,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박석민은 2015시즌을 끝으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2016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96억 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박석민은 2+1년 최대 34억 원에 NC와 재계약했다. NC가 박석민에게 최대 130억 원을 투자하며 사상 첫 우승에 강한 의욕을 보였으나 세상은 역시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가 보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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