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고개숙인 안타왕' 페르난데스, 애끓는 두산 벤치
입력: 2020.11.18 10:57 / 수정: 2020.11.18 10:58
두산 3번 타자 페르난데스가 1-4로 뒤진 5회 초 1사 만루의 득점 찬스에서 병살타를 치고 있다./고척=이선화 기자
두산 3번 타자 페르난데스가 1-4로 뒤진 5회 초 1사 만루의 득점 찬스에서 병살타를 치고 있다./고척=이선화 기자

17일 NC와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병살타 두 방...3-5 패배 빌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살아날 수 있을까. 정규리그에서는 맹위를 떨친 '안타왕'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가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해 두산 벤치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클린업트리오의 3번 타자로 주자를 불러들여도 시원치않을 판에 진루타는커녕 최악의 병살타까지 보여 뺄 수도, 계속 넣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는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신한은행 SOL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NC 다이노스와 1차전에서 '다승왕' 라울 알칸타라를 선발로 내세우고 '안타왕' 페르난데스를 3번 타자로 기용하고도 3-5로 패배했다. 0-4로 뒤지다 3-4까지 따라갔지만 득점 찬스에서 3차례의 병살타가 터지며 결국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NC 다이노스의 3번 타자 나성범은 이날 결승타를 포함한 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 고개 숙인 페르난데스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8회 말 2루타를 치고 기뻐하는 나성범./고척=배정한 기자
NC 다이노스의 3번 타자 나성범은 이날 결승타를 포함한 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 고개 숙인 페르난데스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8회 말 2루타를 치고 기뻐하는 나성범./고척=배정한 기자

무엇보다 기대했던 외국인 투타의 핵 알칸타라와 페르난데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요인이 컸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20승을 올리면서 다승왕에 오른 알칸타라는 이날 1회 선제점을 내준 데 이어 4회에는 박석민과 권희동을 몸에 맞히는 볼로 출루시킨 뒤 애런 알테어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무너졌다. 4실점한 알칸타라의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5.82까지 올랐다.

알칸타라의 부진은 타격에서 만회할 기회가 있었으나 무려 3차례나 병살타가 나오면서 역전에 실패했다. 3차례의 병살타 가운데 두 번을 페르난데스가 기록했다. 테이블세터가 차려놓은 득점 밥상을 클린업트리오가 점수로 연결시켜야함에도 불구하고 공격의 흐름을 끊는 타격을 연발, 두산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0-4에서 1-4로 따라붙은 1사 만루에서 첫 번째 득점 찬스를 병살타로 날려보냈다. 두산은 0-4로 끌려가던 5회 초 1사 2, 3루에서 박건우 타석 때 나온 NC 3루수 박석민의 실책으로 1점을 만회했다. 경험이 풍부한 박석민이 평범한 타구를 글러브에서 공을 빼다가 놓쳐 실점을 허용한 상황이라 경기장 분위기는 두산쪽으로 흐르는 상황.

후속타자 최주환까지 볼넷을 얻어 베이스가 모두 채워진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페르난데스는 추격 분위기가 한창 고조되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을 때려 추가 점수를 내는 데 실패했다. 안타 하나면 2점을 낼 수 있는 상황, 외야 플라이 하나면 1점을 추가하는 기회에서 페르난데스의 내야 땅볼 타격은 두산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했다.

페르난데스는 3-4로 추격한 7회 초 최주환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임정호의 2구째를 공략했으나 유격수 앞 병살타에 그치며 마지막 득점 찬스까지 무산시켰다. 페르난데스의 이날 부진은 상대 3번 타자인 NC 나성범이 결승타를 포함한 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한 것과 비교돼 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3타수 1안타에 그쳤으며 올 포스트시즌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6타수 2안타 1홈런 타율 0.333으로 활약했지만, 포스트시즌 4경기 타율이 0.118에 불과하다. 타선의 핵인 클린업트리오가 제 역할을 해야 두산 한국시리즈 7번째 우승도 가능하다. 과연 2차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이루고도 타격 부진에 속을 태우는 두산 김태형 감독은 1차전 패배 후에도 페르난데스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차전이 중요한데 아쉽다. 2차전을 잘 준비하겠다. 페르난데스는 타이밍, 스윙은 좋다. 병살타는 쳤지만 큰 문제는 없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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