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창식이 은퇴했다. 그는 "멋진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는 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구단은 관중 입장이 허용될 경우 은퇴식 행사를 열 예정이다. /더팩트 DB |
마운드에서 내려온 '투혼의 상징'
[더팩트 | 유지훈 기자] 한화 이글스 송창식이 은퇴했다. 버거씨병(폐쇄성 혈전 혈관염)을 이겨내 '투혼의 상징'으로 불렸던 우완투수는 이제 정든 유니폼을 벗게 됐다.
프로야구 한화 구단은 지난 15일 "지난 시즌 종료 후 송창식 선수를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 그리고 스프링캠프에 참가시키는 등 기량 회복을 기대했지만 선수 자신이 그라운드 복귀에 한계를 느껴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송창식이 보여준 헌신을 고려해 관중 입장이 허용될 경우 은퇴식 행사를 열 예정이다.
송창식은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일이지만 멋진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많은 기회를 주셨지만 거기에 부응하지 못해 팀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어 "그동안 가족과 떨어져서 생활했는데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향후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창식은 세광중 세광고를 졸업 후 200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 한화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교 시절 혹사 후유증과 입단 첫해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한 탓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재활 끝에 2006년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었지만 2007년 시즌을 마친 뒤 손가락 끝 감각이 무뎌지는 버거씨병이라는 희소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모교인 세광고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며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고 개인 훈련도 병행했다. 그 덕에 손가락 감각이 다시 살아나며 구위를 회복했다. 2010년 5월 복귀를 선언해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대는 한화의 암흑기였지만 송창식은 마운드를 꿋꿋이 지켰다. 2015부터 2017시즌까지 매 시즌 60경기 이상을 소화해 '투혼의 상징'으로 불렸다.
하지만 그 투혼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2018시즌 3분의 1이닝, 2019시즌 3분의 1이닝만 소화했고 지난 시즌에는 1군 무대에서 단 한 경기만 출전한 데 그쳤다. 지난해까지 총 13시즌 동안 431경기 43승 41패 5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5.31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이날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