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오른쪽)이 9일 키움과 2019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2 승리를 지켜낸 뒤 포효하고 있다./잠실=뉴시스 |
9일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세이브...1,2차전 아픔 씻어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드디어 성공했다. 두 차례나 마운드에서 쓰라림을 맛봤지만 세 번째는 포효했다.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21)이 '가을 야구' 세 번째 등판에서 마침내 반격의 1승을 지켜냈다.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기에 열매는 더 달콤했다.
LG 트윈스 소방수 고우석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19 신한은행 MYCAR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2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무사 1,2루의 실점 위기를 자력으로 넘기며 세이브에 성공했다. 고척돔 원정에서 2연패를 당할 당시의 아픔도 깨끗이 씻어냈다.
고우석은 지난 6일 1차전에서 0-0의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9회 말 공 1개를 던진 것이 박병호의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돼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7일 2차전에서는 9회 말 서건창에게 동점타를 허용하며 이틀 연속 수모를 당했다. 이어 이정후에게 안타, 제리 샌즈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류중일 감독은 박병호 타석에서 송은범으로 교체했다.
2차전 후 류중일 감독은 4-1의 리드를 지키지 못 하고 4-5로 역전패한 뒤 "고우석을 두 번 죽일 수 없었다. 1차전에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았는데, 다시 2사 만루에서 박병호를 상대하는 건 힘들 것 같아서 내렸다. 그러나 내리지 않고 대결하면서 극복하는 게 더 나았을 뻔했다"면서 "고우석은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 마무리 투수로 성장해야 한다. 3차전에서 리드하는 상황이라면 또 고우석을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고우석은 4-2로 앞선 9회 초 등판에서 긴장을 풀지 못 하고 초반 난조를 보여 LG팬들을 긴장시켰다. 선두 타자 김하성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고, 대타 송성문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다시 한 번 위기를 불러들였다. 무사 1,2루에서 이지영을 희생번트 타구를 잡아 충분히 3루 승부를 걸 만한 상황에서도 포수 지시와 반대로 1루로 던져 1사 2, 3루 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고우석은 주무기인 강속구 대신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면서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대타 박동원을 상대로 연속 슬라이더를 던져 2스트라이크를 선점하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갔다. 마지막도 슬라이더를 던져 중견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냈다. 운도 따랐다. 잘 맞은 타구였으나 전진 수비를 펼친 중견수 이천웅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한숨을 돌린 고우석은 안타 하나면 동점을 허용할 수 있는 2사 2,3루에서 김혜성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기쁨의 포효를 터뜨렸다. 포수 유강남도 마운드의 고우석에게 달려가 힘차게 끌어안으며 격려했다. 이날 LG는 2연패 후 1패만 더 당하면 탈락의 위기 속에서 2점을 먼저 내줘 벼랑 끝에 몰렸으나 정주현의 멀티히트 활약과 채은성, 카를로스 페게로의 홈런포가 터지면서 4-2로 이기며 준플레이오프 1승 2패를 기록, 한글날 만원 사례를 내건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케이시 켈리의 6이닝 2실점 호투에 진해수~정우영~고우석의 릴레이 무실점 계투가 역전승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4차전은 10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에서 펼쳐진다. 키움은 최원태를, LG는 임찬규를 각각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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