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가을 사나이' 박정권(오른쪽)이 4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1사 2루서 재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린 뒤 '공포의 2번 홈런타자' 한동민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잠실=이효균 기자 |
[더팩트 | 최영규 기자]'공포의 2번 홈런타자' 한동민이 선제 투런 홈런으로 기선을 잡고, '가을 사나이'박정권의 역전 2점홈런을 앞세운 SK 와이번스가 실전 감각을 찾지 못한 두산 베어스에 정신 없이 '원투 펀치'를 날리며 귀중한 시리즈 첫승을 올렸다.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SK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8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0여일 동안 실전감각을 익히지 못한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1회초부터 최대 강점인 '홈런 공장'을 가동하며 7-3 승리를 거뒀다. SK는 지난해까지 열린 총 35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 71.4%에 달하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1, 2차전을 모두 다 잡을 경우 우승 확률은 88.9%까지 올라간다.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한 두 팀의 맞대결로 막을 올린 2018한국시리즈 1차전은 한동민의 기선을 제압하는 홈런으로 다소 싱겁게 끝났다. 두산은 공수에서 오랜 실전 공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절대 우위'란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케 했다. 두산은 잃어버린 실전 감각을 얼마나 빨리 되찾느냐에 따라 'V6'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의 경기가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가운데 SK 치어리더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잠실=이효균 기자 |
한동민의 방망이는 1회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지난 2일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치며 SK를 한국시리즈로 끌어올린 주역 한동민은 두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로 몸쪽 컷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끌어당겨 우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초구 볼을 지켜본 후 2구째 들어오는 커터를 받아쳐 플레이오프 연장 10회말 '백투백홈런' 이후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포스트 시즌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한동민은 플레이오프 1~3차전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4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이보근에게 투런 홈런을 치며 감각을 찾은 뒤 5차전에선 10-10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상대 투수 신재영으로부터 끝내기 중월 솔로 홈런을 치며 '기적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기세를 탄 한동민은 결국 중요한 한국시리즈 1차전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분위기를 살렸다.
두산 1선발 린드블럼은 선두타자 김감민에게 9구까지 던지며 4구를 내준 뒤 한동민에게 의외의 일격을 당하는 등 6.1이닝 동안 6안타를 내주고 5실점 했다. 한동민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이후 정신을 차린 린드블럼은 타선의 도움을 받아 5회까지 3-2로 역전한 경기장 분위기를 타고 승리투수까지 노렸으나 6회 결국 박정권에게 또 다시 역전 2점홈런을 내주며 강판됐다.
박정권은 2-3으로 역전당한 6회초 1사 2루에서 1회 피홈런 이후 호투하던 린드블럼의 2구째 빠른 공을 기다렸다는 듯 받아쳐 직선으로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4-3의 리드를 잡는 역전 2점홈런으로 '가을 사나이의 전설'을 다시 알렸다. 올 시즌은 14경기 출전에 1할7푼2리의 저조한 타율에 머물렀으나 '가을 시즌'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 정규시즌 홈런 또한 2개에 그쳤으나 포스트시즌에서 결정적 순간, 벌써 2개의 홈런 아치를 그렸다.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의 경기가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가운데 SK 한동민이 1회초 투런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잠실=이효균 기자 |
넥센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9회말 천금의 끝내기 투런홈런을 날려 '가을 사나이'가 돌아왔음을 알린 뒤 이날 다시 재역전 2점홈런으로 시리즈 기선을 잡는 데 기여했다. 박정권은 포스트시즌에서만 11개의 홈런(한국시리즈 4개, 플레이오프 7개)을 기록했다
두산은 7회말 무사 만루의 역전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상대 좌완 김태훈을 상대로 오재일이 헛스윙 삼진아웃을 당한 뒤 김재호의 잘 때린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가 4-6-3 병상 플레이로 연결돼 추격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두산 타선은 상대 마운드가 볼넷 9개를 남발하는 부진을 보였지만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집중력 부족으로 홈구장에서 첫승을 거저 내주다시피 했다.
2015년부터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미야자키 전지훈련까지 실시하며 한국시리즈에 대비했으나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도 전에 홈런을 맞으며 제 페이스를 찾지 못 했다.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두산은 지난해 KIA에 막히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야구 원년(1982년)에 이어 1995년, 2001년, 2015~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2년 만의 왕좌 탈환에 도전하며 'V6'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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