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애틀랜타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7회초 2사 후 삼진을 잡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LA=AP.뉴시스 |
류현진, NLDS 1차전 7이닝 무실점 '승리'
[더팩트 | 심재희 기자] '혹시나' 하는 시각은 기우였다. 후반기 맹활약이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이 LA 다저스의 가을야구 1선발로서 승리를 따냈다. 마운드 위에서 멋지게 공을 뿌리며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타석에서는 안타를 작렬하며 홈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공수 맹활약. 자신의 이름 앞에 붙어 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놓았다.
류현진이 5일(한국 시간) 미국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18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다저스의 6-0 승리에 큰 힘을 보태며 휘파람을 불었다.
4년 만의 가을야구 등판. 부상을 털고 돌아와 정규 시즌 막바지 호투 행진을 벌였지만 오랜만에 나서는 포스트시즌 경기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클레이튼 커쇼를 제치고 1선발로 출전하는 류현진을 두고 '다저스의 위험한 도박'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런 비판적인 시각을 '호투'로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류현진이 커쇼를 능가하는 빼어난 경기력으로 다저스에 올 시즌 가을야구 첫 승을 안겼다.
기록부터 흠잡을 데가 없다. 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04개의 공을 뿌렸다. 71개가 스트라이크로 잡힐 정도로 제구력이 안정됐다. 최고 구속 94마일(시속 약 151km)을 찍었고, 커터,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잘 섞어 던졌다.
내용을 살펴 보면 더 완벽했다. 4개의 피안타가 모두 단타였다. 장타 허용 제로. 공 배합이 절묘해 정타를 거의 맞지 않았다. 4개의 피안타 방향이 모두 중견수 쪽이었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찌르는 코너워크가 빛났다. 또한, 공 끝에 힘이 제대로 실려 있어 애틀랜타 타자들의 방망이에 전혀 눌리지 않았다.
공격적인 투구와 위기 관리 능력도 빼어났다. 류현진은 4개의 안타를 모두 2사 후에 맞았다. 이닝 초반부터 집중력을 잘 살리며 편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여러 구종을 던져 애틀랜타 타자들을 시종일관 헷갈리게 했고, 낮게 깔리는 92~94마일 직구를 자유자재로 뿌렸다. 5회 2사 후에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스스로 불을 껐고, 6회 선두 타자가 실책으로 살아나갔지만 삼진+도루 실패의 '더블 아웃'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이 4회말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LA=AP.뉴시스 |
타석에서도 '베이브 류스'의 면모를 뽐냈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깨끗한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두 개의 볼을 골라낸 뒤 두 개의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맞이한 2-2 상황에서 5구째를 밀어쳐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만들었다. 94.4마일(시속 약 152km)의 직구를 통타했다. 흔히 말하는 몸 중심을 뒤로 딱 잘 받쳐놓고 제대로 밀어서 '히트'에 성공했다.
잘 던지고 잘 치고. 류현진이 가을야구 첫 판을 완벽하게 지배하면서 '괴물 본색'을 제대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