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올스타 투표, 오타니와 LG
입력: 2017.06.28 04:00 / 수정: 2017.06.28 09:24
오타니 쇼헤이.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오타니 쇼헤이.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일본야구기구(NPB)가 26일 2017년 올스타전의 팬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부상 때문에 지난 4월 8일 이후 26일까지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니혼햄의 오타니 쇼헤이가 퍼시픽리그 지명타자 부문 1위를 기록한 점이다. 오타니는 외야수(2013년), 투수(2014~2016년)에 이어 지명타자까지 3개 부문에서 팬투표로 뽑히는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규정 상 팬투표 종료 때까지 투수는 5경기 이상 등판 또는 투구수 10개 이상, 야수는 10경기 이상 출장 또는 20타석 이상이면 올스타로 선발될 수 있다. 오타니는 8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32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올스타전 팬투표를 반드시 성적순으로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오타니가 니혼햄뿐 아니라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라고 하더라도 올스타전에는 그 시즌에 포지션별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선수가 나서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지 않다면 실력과 관계없는 인기투표일 뿐이다. 상식적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결과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거의 없고 올스타전에 흥미를 더해주는 화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올스타 투표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오는 일이 없지 않다. 2년 전 아메리칸리그 팬투표 중간집계에서 캔자스시티 선수가 9포지션 가운데 8자리를 차지한 적이 있다. 이에 반발하는 투표가 이어지면서 결국 캔자스시티 선수는 4명만이 올스타 투표 1위를 할 수 있었다. 실력이나 성적이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질 경우에만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에게 투표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처럼 때때로 몰표를 볼 수 있다.

KBO도 26일 올스타전 팬투표 3차 중간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KIA의 강세였다. 투표 대상 포지션은 선발과 중간, 마무리로 구분된 투수를 포함해 모두 12자리다. KIA는 나눔 올스타의 12포지션 가운데 8자리(외야수 부문 2명 포함)에서 '당선권'에 들어 있다. KIA 선수들이 많은 표를 얻고 있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 원래 인기 팀 가운데 하나인데다 올해는 초반부터 선두를 달리는 등 성적도 매우 좋다.

반대의 의미에서 주목할 만한 팀이 LG다. 10개 팀 가운데 포지션별 1위(외야수의 경우 3위)에 올라 있는 선수가 한 명도 없는 팀이 딱 하나 있다. KIA, 롯데와 함께 전통적인 인기 구단인 LG다.

LG 선수들은 포지션별 1위와 차이가 너무 커서 최종집계 결과도 달라질 가능성이 별로 없다. 현재 LG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선수는 선발투수 부문의 임찬규(18만9709표)인데 1위인 KIA 양현종(96만3559표), 2위인 한화 배영수(35만3154표)에 크게 뒤진다. 임찬규 외에는 3위에 올라 있는 선수도 없다. 즉, LG 팬의 '묻지마' 몰표가 거의 없는 것이다.

2013년 웨스트 올스타 11명 전원을 배출했던 LG가 신생팀에다 최하위로 떨어져 있는 kt에 비해서도 득표가 크게 뒤지는 이유는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하다. LG는 27일 현재 5위에 올라 있어 가을야구의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올스타 투표가 시작되기 전 20여일 동안 LG의 성적이다.

지난달 12일 한화와 3연전을 시작한 이후 올스타 투표가 시작되기 전날인 이달 4일까지 LG는 21경기에서 6승15패로 부진했다. 1점차로 패한 것이 다섯 차례나 됐고 무엇보다 빈타에 시달리며 답답한 경기를 했다. 계속되는 실망감에 지칠 때쯤 올스타 투표가 시작된 것이다. 투표 자체에 무관심해지거나 지극히 냉정하게 표를 던진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경기에 제대로 나오지 못한 선수에게 표를 던지는가 하면, 팀에 대한 실망감이 선수에 대한 투표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것이 야구팬의 마음이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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