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오재원 훈계 이유는? '빅보이' 이대호가 23일 두산과 경기 직후 오재원을 불러 불편한 심기를 전하고 있다. /KBSN SPORTS 중계화면 |
이대호, 오재원에게 왜 화났을까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빅보이' 이대호가 후배 오재원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장면이 고스란히 중계 화면을 탔다.
이대호와 오재원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이날 두산은 롯데에 9-1 대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양팀 선수단은 그라운드 위로 나와 도열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문제는 이 순간 불거졌다. TV 중계화면이 이대호를 잡았고, 이대호는 두산 벤치 쪽을 바라보며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었다. 잠시 후 오재원이 이대호 앞으로 걸어왔다. 통상 경기 끝나면 선수들은 각자 팬들을 향해 인사한 뒤 라커룸으로 돌아가 짐을 싼다. 상대팀 선수를 불러 그라운드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분위기는 좋지 않아 보였다. 이대호의 표정은 일그러졌고 선배인 이대호가 훈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오재원은 이대호의 말을 경청했고, 오재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자세를 보인 뒤 두산 선수단으로 돌아와 팬들에게 인사했다.
이대호가 오재원을 불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유는 뭘까.
8회초 2사 상황을 다시 보면, 이대호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후속 대타 이우민이 평범한 2루 땅볼을 쳤고, 2루수 오재원은 손쉽게 잡았다. 오재원은 자신의 앞을 지나던 이대호에게 다가가 직접 태그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때 오재원도 뭔가 느낌이 이상한 듯 이대호 쪽을 몇 초간 바라보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고, 2루를 밟은 이대호는 공수교대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2루에 서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 종합하면 오재원의 태그가 이대호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 입장에서는 오재원이 충분이 1루나 2루로 송구해 아웃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태그 아웃을 하는 저의가 의심될 수 있다. 더구나 팀이 1-9로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과 팀의 중심타자이자 고참 선수로 느끼는 책임감이 더해져 오재원의 행동이 눈에 더 거슬렸을 수 있다.
오재원의 행동은 야구 규정상 문제될 것은 없다. 송구보다 확실한 태그 아웃을 택한 것이 잘못된 플레이는 아니다.
경기 후 이대호의 행동을 두고 지나쳤다는 의견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팀 bd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