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관록'으로 만든 류현진 973일 만의 승리
입력: 2017.05.01 14:52 / 수정: 2017.05.01 14:53
류현진 973일 만의 승리! 류현진이 1일 필라델피아와 경기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승을 올렸다. /게티이미지
류현진 973일 만의 승리! 류현진이 1일 필라델피아와 경기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승을 올렸다. /게티이미지

류현진 973일 만의 승리, 필라델피아전 5.1이닝 9K 1실점

[더팩트 | 심재희 기자] '관록의 류현진, 류현진 973일 만의 승리 따냈다!'

관록(貫祿). '어떤 일에 대한 상당한 경력으로 생긴 위엄이나 권위'라는 뜻을 지닌 단어다. 스포츠에서 경험 많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일 때 '관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LA 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이 '관록'으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며 시즌 첫승 달성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 시각) 미국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7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4전5기'라는 말이 나온다. 부상을 털고 돌아와 이전까지 올 시즌 네 번 마운드에 올랐으나 모두 패전투수가 되는 불운을 맛본 뒤 다섯 번째 등판에서 거둔 값진 시즌 첫승이기 때문이다.

류현진 973일 만의 승리의 출발은 매우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초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노리고 나온 필라델피아 타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1회초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3루타-안타-볼넷을 내주면서 선제점을 허용하고 무사 1,2루 상황에 몰렸다.

추가 실점 위기에서 류현진의 '관록'이 빛났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 상의 후 공 배합을 바꿨다. 공략 당한 체인지업 대신 커브를 적절히 활용했다.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맞춘 필라델피아 타자들의 방망이를 느린 커브로 헛돌게 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2회부터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필라델피아 타자들을 요리했다. 직구 구속이 최고 91마일(시속 약 146km)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찌를 정도로 제구가 잘 됐고, 타자들의 예상과 다르게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주면서 탈삼진 행진을 벌였다.

5회 다시 맞이한 위기에서 류현진은 다저스 동료들과 함께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선두 타자에게 2루타를 맞고 무사 2루에 몰렸지만, 절묘한 수비 작전으로 누상의 주자를 잡아냈다. 타석에 선 닉 피베타에게 높은 공을 던져 번트 실패를 유도했고, 포수 그랜달이 정확한 2루 송구로 주자를 아웃시켰다. 류현진-그랜달-키케 에르난데스로 이어지는 '환상 수비'가 류현진 시즌 첫승에 징검다리 구실을 했다.

5.1이닝 1실점. 안타 3개를 맞고 볼넷 3개를 내줬지만 빼어난 경기운영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위기 상황에서 영리하게 공 배합을 바꿔 효과를 봤고, 직구 구위 자체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적절한 타이밍에서 변화구와 혼용하면서 위력을 끌어올렸다. 수비에서도 야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였고, 타석에서는 2타석 1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면서 '베이브 류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류현진이 특유의 '관록'을 발휘하며 편안한 경기를 펼쳐 973일 만에 정규리그 승리를 따냈다.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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