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6이닝 1실점. 류현진이 25일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더팩트 DB |
류현진, 구속·경기운영능력 '회복'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올 시즌 앞선 세 차례 등판보다 훨씬 더 편안하게 잘 던졌다. 구속도 최고 93마일(시속 약 150km)까지 올라왔고, 변화구 콘트롤도 좋아 비율을 높였다. '홈런 악몽'을 지우며 6이닝을 책임졌다. LA 다저스의 류현진(30)이 류현진다운 좋은 경기 운영능력을 발휘하며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치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5개의 안타를 맞고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탈삼진 3개를 마크하며 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달성했다. 류현진이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것은 932일 만이다. 2014년 10월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6.2이닝 2실점) 이후 첫 퀄리티 스타트다. 정규리그로 따지면 2014년 9월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6이닝 1실점) 이후 961일 만의 'QS 기록'이다.
구위와 경기 운영능력이 모두 좋았다. 우선 구속이 살아나며 자신감 있게 공을 뿌렸다. 류현진은 경기 초반 90마일(약 145km) 이상의 직구를 계속 던졌다. 앞선 3경기에서 기록했던 직구 평균 구속 89.3마일(약 144km)을 훌쩍 넘어 93마일까지 속도를 끌어올렸다. 직구 제구도 대체적으로 좋았다.
속도와 위력이 올라갔지만 직구를 고집하지 않은 것이 더 눈에 띈다. 이전 3경기에서 6개 피홈런이 모두 직구에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해 변화구 구사를 늘렸다. 류현진은 96개 공 가운데 30개 직구를 선택했다. 직구 비율이 31.25%밖에 되지 않았다. 변화구가 66개로 68.75%로 매우 높았다. 변화구 중에 체인지업이 40개로 가장 많았고, 커브는 17개, 슬라이더가 9개였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오는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체인지업 등 변화구로 잇따라 헷갈리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부상 회복 후 가장 좋은 피칭을 보였다. 몸에 이상을 느끼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아졌고, 특유의 배짱 있는 투구로 상대 타선과 당당히 맞섰다. 3경기 연속 피홈런 시계를 멈추게 하며 평균 자책점을 5,87에서 4.64로 크게 끌어내렸다. 다저스가 물방망이로 1-2로 지면서 '시즌 4패'를 떠안았으나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새길 수 있는 이유. 바로 '류현진다운 호투'가 빛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