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황재균 SF행, 메이저리그가 보는 KBO리그 타자의 수준은?
입력: 2017.01.25 05:00 / 수정: 2017.01.25 05:00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황재균의 계약이 알려진 24일 지난해 시애틀에서 뛰었던 이대호의 롯데 복귀도 발표됐다. 미국프로야구에서 활동하는 한국 타자의 숫자에는 변함이 없다.

메이저리그가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을 일본에 뒤지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투수의 경우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최근 한국 타자들의 미국 진출이 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한 내셔널리그 스카우트는 "타격에서도 한국프로야구가 일본보다 앞선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 야구가 일본보다 메이저리그와 비슷한 면이 있다. 일본은 스몰볼의 경향이 강하지만 그에 비해 한국은 파워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수를 상대하는 방식에서 한국 타자들이 좀 더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쉽다는 뜻이다. 타자로서 KBO리그에서의 활동 경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KBO리그에서의 성적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의 기대 수준에 어느 정도 반영되느냐 하는 것이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확실한 주전이 없었던 샌프란시코 3루수의 타율은 0.258. 홈런은 17개로 내셔널리그 15개 팀 가운데 14위에 그쳤다. 황재균이 강정호(피츠버그)처럼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확실한 전력 보강이 된다.

그러나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선수에 따라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볼티모어에 입단한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23타수 무안타로 고전하며 초반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결국 0.302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대호도 플래툰 시스템이라는 제한 속에서도 14홈런을 쳐냈다. 둘은 안정된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미네소타의 박병호(0.191)는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성적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도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 리그에서 맹활약한 뒤 밀워키 유니폼을 입은 에릭 테임즈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기대를 눈여겨볼 만하다. 밀워키의 데이비드 스턴스 단장은 한 인터뷰에서 "KBO리그 기록으로 메이저리그에서의 성적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선수 평가의 중요한 기준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가 비율이 높은 한국에서 좋은 타격을 보였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팬그래프닷컴은 한국에서 3시즌 동안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한 테임즈가 올해 밀워키에서 타율 0.247, 26홈런, 79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이저리그의 득점 환경과 리그 수준 차이를 고려해 조정한 이 수치도 사실 불확실하다. 어쨌든 KBO리그 성적을 트리플A 성적처럼 의미 있는 수치로 보고 있는 것이다.

같은 리그에서 뛰었다고 하더라도 황재균의 가능성은 테임즈보다 더 불투명하다. 그 결과가 스플릿 계약이다. 저평가된 타자에 대한 기대감과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공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1루수 또는 지명타자라는 포지션, 만만찮았던 팀내 주전 경쟁 환경 속에서 분투했던 이대호와 비교할 때 황재균에게 기대를 걸어볼 근거는 충분하다. 그리고 황재균의 적응 여부는 차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KBO리그 타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게 된다.
malish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