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7이닝 무실점!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했던 커쇼가 2016년엔 10일 동안 4경기에 등판해 2승 1세이브로 맹활약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10일 동안 4경기 등판해 19.1이닝 투구 수 302개 2승 1세이브 ERA 3.72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가을만 되면 맥을 못 췄던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8)가 왕의 귀환을 알렸다. 마무리와 선발을 오가며 최근 두 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커쇼는 17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1-0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1차전에서 4-8로 뒤지며 불안한 출발을 했던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에이스의 호투로 원정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방으로 향하게 됐다.

전날 그랜드 슬램 등 2홈런 9안타로 무장한 컵스 타선을 제대로 봉쇄했다. 커쇼는 4.2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지 않으며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5회 2사 이후 하비에르 바에즈와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것이 유일한 '옥에 티'였다. 이마저도 후속 제이슨 헤이워드를 2구 만에 3루수 팝플라이로 처리하며 스스로 불을 껐다. 책임진 7이닝 가운데 5이닝을 삼자 범퇴로 처리했고, 투구 수는 84개에 불과했다.

유난히 가을 야구와 궁합이 맞지 않았던 커쇼였다. 지난 2008년 데뷔 시즌에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커쇼는 지난해까지 모두 13경기에서 64.2이닝을 던지며 1승 6패 평균자책점 5.01로 부진했다. 페넌트레이스 통산 126승 60패 평균자책점 2.37(2008년~2016년)과 크게 비교되는 성적이다.

2008년 첫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에 출전해 2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고, 이듬해엔 3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6.08의 성적표를 떠안았다. 2013년엔 4경기에 나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13(23이닝 11실점)으로 선방했으나 2014년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7.82(12.2이닝 11실점)로 크게 부진했다. 지난해엔 2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13.2이닝을 투구해 4실점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으나 1패만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엔 달랐다. 꼬리표처럼 따라온 가을 징크스를 탈출하고 있다. 커쇼는 이번 경기까지 모두 4경기에 등판해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 있다. 정규시즌 성적(12승 4패 평균자책점 1.69)보단 밀리지만 팀이 필요할 때 호투를 펼치고 있다.

커쇼는 지난 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6번째 포스트시즌을 시작했다.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었으나 팀 4-3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12일엔 3일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6.2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탈삼진을 11개나 잡아내며 긴 이닝을 소화했다. 이 경기에서 다저스는 6-5로 역전승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틀 뒤 14일, 커쇼는 워싱턴과 마지막 5차전에선 9회 마무리로 등판해 0.2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4-3 승리를 지켜냈다. 이후 커쇼는 다시 2일 휴식 뒤 컵스를 만나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커쇼는 10일 동안 무려 4차례 마운드에 올라 19.1이닝을 책임지면서 302개의 공을 뿌렸다. 페넌트레이스 도중 허리를 다치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커쇼에겐 분명히 가혹한 일정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긋하게 따라다녔던 '가을 새가슴'을 떨쳐내고 '가을 전어'로 돌아온 커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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