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우승! 두산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홈 경기에서9-2로 승리하며 남은 일정과 관계없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 더팩트 DB |
선발 14승 4명·외인 삼총사·김재환의 재발견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두산 베어스가 지난 1995년 이후 21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내내 독보적 전력을 앞세워 선두를 놓치지 않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상 처음으로 15승 이상을 거둔 4명의 선발진, 지난해 흉작을 잊게한 외국인 선수들의 맹활약 그리고 잠재력을 폭발하며 만년 기대주 꼬리표를 떼어낸 김재환이 만들어낸 수확이다.
두산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 홈 경기에서 9-2로 승리했다. 시즌 90승(1무 46패) 고지를 점령한 두산은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 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안방에서 홈 팬들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두산은 이제 KBO리그 새 역사에 도전한다. 잔여 7경기에서 2승을 더 추가한다면 지난 2000년 현대 유니콘스(현 넥센 히어로즈)가 가지고 있는 페넌트레이스 최다승(91승)을 넘어서게 된다.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가을 야구를 시작해 통산 4번째 한국 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두산은 올해엔 페넌트레이스부터 치고 나갔다. 4월 중순부터 1위에 올라 8월 NC 다이노스에 두 차례 선두 자리를 빌려준 것을 제외하곤 줄곧 순위표 가장 높은 곳을 지켜냈다.
막강 선발진! 니퍼트,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은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15승 이상씩을 수확했다. |
'천상전하 유아독존 선두 레이스'를 펼친 두산.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라는 말을 제대로 증명했다.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4명의 선발진이 모두 15승 이상을 챙기며 '막강 마운드'를 구축했다. 23일 현재 21승(3패)으로 다승 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비롯해 마이클 보우덴이 17승, 유희관과 장원준이 각각 15승을 기록했다. '판타스틱 4'가 합작한 승수는 무려 68승에 달한다. 10개 구단 4선발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다.
외국인 선수 역시 두산 정규시즌 우승에 크게 한몫했다. '니느님' 니퍼트가 완벽히 부활했다. 지난해 고질적인 등 부상으로 20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부진했으나 올 시즌엔 26경기에 출전해 21승 3패 평균자책점 2.92로 마운드를 평정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8할7푼5리), 피안타율(2할4푼2리) 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마클 보우덴 역시 17승 7패 평균자책점 3.87의 호성적을 작성하고 있다. 탈삼진(150개)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1.21) 1위, 다승, 피안타율(2할4푼3리) 2위를 달리며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3할 20홈런이요! 외국인 타자 에반스가 시즌 초반 부진을 떨쳐내고 타율 3할 2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
시즌 초반 주춤했던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는 5월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팀 중심 타선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리 23홈런 8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와 윌린 로사리오(한화 이글스)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지만, 지난 2002년 타이론 우즈 이후 14년 만에 팀 외국인 타자 20홈런을 돌파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니퍼트(6승 5패 평균자책점 5.10), 유네스키 마야(2승 5패 평균자책점 8.17), 앤서니 스와잭(5승 7패 평균자책점 5.26), 잭 루츠(타율 1할1푼1리 1홈런 3타점), 데이빈슨 로메로(타율 2할5푼3리 12홈런 50타점) 등 5명 선수들의 성적을 생각하면 두산 용병 농사는 말그대로 '풍작'이다.
잠재력 폭발! 김재환이 올해 프로 데뷔 9년 만에 잠재력을 폭발하며 팀 4번 타자 구실을 제대로 했다. |
잠재력을 폭발한 김재환 역시 김태형 감독의 어깨를 든든히 했다. 1군 무대에 정착하며 126경기 타율 3할3푼7리 36홈런 119타점 104득점을 기록하며 팀 4번 타자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다. 팀 역대 처음으로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 100득점 타자 등극에 근접해 있다. 과거 팀 중심 타선에 배치됐던 '두목곰' 김동주(은퇴), '흑곰' 우즈(은퇴), '타격 기계'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도 달성하지 못한 대업이다.
김재환은 지난 2008년 두산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건장한 체격(183cm, 90kg)을 앞세워 청룡기에서 홈런왕을 받았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입단 첫해 14경기 출전에 그친 김재환은 곧바로 상무에 입단해 군 복무를 해결했다. 하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폭발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주로 백업 멤버로 활약하며 통산 13홈런에 그치며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나며 두산 우승에 이바지했다.
sungro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