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승환 돌직구! 오승환이 지난달 31일 밀워키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 게티이미지 |
오승환, 끝내기 위기 딛고 시즌 4승 수확!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파이널 보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끝내기 위기를 탈출하며 시즌 4승째를 신고했다. 2사 2, 3루 절체절명 위기에서 특유의 '묵직한 돌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팀 역전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오승환은 지난달 31일(한국 시각) 미국 위스콘신주의 밀러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4일 신시내티 레즈전(1이닝 1피안타 무실점)부터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동시에 팀이 역전에 성공하며 시즌 4승(2패 14홀드 14세이브)째를 챙겼다.
8회까지 1-1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9회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득점에 실패하자 승부수를 띄운다.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려 무실점으로 9회를 마치고 연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오승환은 매시니 감독의 믿음 아래 이틀 연속 등판했다. 전날 6-5, 한 점 차 리드 상황에서 세 타자를 상대로 공 12개를 던져 탈삼진 2개, 범타 1개로 페퍽트 피칭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특히, 1사 이후 내셔널리그 MVP 출신 라이언 브론과 상대 4번 타자 헤르난 페레스를 연달아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것은 단연 압권이었다.
그리고 하루 뒤. 동점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 발판을 밟았다. 오승환은 첫 타자 조나단 빌라르를 초구 만에 우익수 플라이 처리했다. 산뜻한 출발이었으나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나온 점은 불안했다. 이어 전날 1루 땅볼 처리한 스쿠터 제넷을 상대로 4구째 시속 86.3마일(약 139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시름 놨다.
단 5구 만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오승환.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후속 브론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한 뒤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전날에 이어 바로 직전 타자인 제넷까지 날카롭기만 했던 슬라이더가 갑자기 말을 듣지 않은 것이다.
오승환은 후속 헤르난 페레스를 상대고 3구 연속 직구를 던져 1볼-2스트라이크를 잡았다. 4구째 결정구는 슬라이더였다. 구속은 시속 87.1마일(약 140km)까지 나왔으나 한가운데로 몰렸다. 결국, 좌중간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맞으며 2사 1, 3루에 몰렸다. 이어 무관심 도루까지 허용해 2사 2, 3루, 끝내기 위기를 맞이했다.
안타 한 방이면 곧바로 패배를 맞이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오승환은 크리스 카터에게 3구 연속 직구를 던져 2스트라이크를 챙겼다. 이후 슬라이더를 연달아 세 개를 뿌렸으나 2개는 볼, 1개는 파울 타구가 나왔다. 제구가 되지 않았다. 4구째엔 야디어 몰리나 포수의 눈부신 블로킹으로 폭투를 면할 정도였다.
3볼-2스트라이크 풀카운트. 매시니 감독과 몰리나는 마운드를 찾아 오승환과 짧은 이야기를 나눴고, 오승환은 미련 없이 슬라이더를 버리고 '돌직구'를 선택했다. 몸쪽으로 향한 시속 93.3마일(약 150km)짜리 '돌직구'는 30홈런 타자 카터의 방망이는 허공에 궤적을 그리며 9회는 종료됐다.
초속 못지않은 종속으로 구속 이상의 '묵직한 직구'로 한국과 일본 무대를 평정했던 오승환, 커터와 맞먹을 정도의 '고속 슬라이더'까지 장착하며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최근 매섭게 휘어가는 슬라이더로 재미를 봤지만 뭐니뭐니해도 오승환은 '돌직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