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 눈] 연달아 터진 야구계 논란, 흥행보다 기본을 생각할 때
입력: 2015.10.23 14:20 / 수정: 2015.10.23 12:21
팬들이 미래다! 최근 야구계에서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사건이 연달아 터졌다. 두산 팬들이 22일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응원을 펼치고 있다. / 최용민 기자
'팬들이 미래다!' 최근 야구계에서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사건이 연달아 터졌다. 두산 팬들이 22일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응원을 펼치고 있다. / 최용민 기자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연이어 야구계가 논란에 휩싸였다. 선수 개인의 사생활 문제들부터 구단의 스폰서십 계약까지 연달아 야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포스트시즌 흥행 실패는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는 정규시즌에 736만 52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부터 경기 수가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난 이유가 가장 컸지만 메르스 사태를 딛고 기록한 의미 있는 수치였다. 내년엔 800만 관중 돌파를 노려볼 만한 흥행 성적이었다.

하지만 가을에 전해진 악담한 소식들은 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장성우가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 8일부터 야구 팬들 사이에서 장성우와 전 여자 친구가 나눈 메시지가 퍼졌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메시지에 언급된 박기량은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구 팬들을 무시하는 발언은 정도가 지나쳤다. 팬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장성우의 사과문 발표만 있었을 뿐 공식적인 구단의 발표는 아직 없었다. kt 측은 "법률적 문제가 모두 마무리된 다음 공식 입장과 해당 선수에 대한 처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또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주축 투수 3명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 15일 'TV조선'의 보도로 알려졌다. 아직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진 않았다. 하지만 삼성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들이 구설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이었다. 결국 삼성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 3명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3일, 넥센이 일본 금융회사 J트러스트와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 체결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J트러스트는 과거 대부업을 한 일본계 회사다. 일본계라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에게 반감이 생길 수 있는데 더군다나 대부업을 한 좋지 않은 경력까지 있다. 금액적으로 J트러스트는 히어로즈에 좋은 파트너일 수 있지만 팬들에게 환영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넥센 개인팬의 반발. 일부 넥센 팬들은 준플레이오프에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 이현용 기자
'넥센 개인팬의 반발.' 일부 넥센 팬들은 준플레이오프에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 이현용 기자

22일까지 치러진 포스트시즌 8경기 가운데 매진은 단 2경기에 그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선 매진이 나오지 않았다. 개인팬 차별 논란을 빚은 넥센은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었고 두산도 생각만큼 티켓 파워를 발휘하지 못했다. 9년 동안 이어온 가을 야구 20만 관중 행진도 멈출 위기에 놓였다.

연이은 악재는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등 돌리는 팬들도 늘어가고 있다. 선수와 구단의 행동이 팬들의 야구장 나들이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논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흥행 실패가 두려워 쉬쉬하려는 장면이 나와선 안 된다. 팬들의 정보력은 야구에 대한 관심만큼 높아졌다. 기본을 생각할 때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을 위해 존재한다. 선수와 구단은 팬들을 돈벌이가 아닌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 팬들이 프로야구에 바라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와 재미있는 경기다. 어렵지 않은 요구 조건이다. 하지만 최근 기본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팬들이 분노했다. 관중이 없는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경기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다.

sporgo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